초중고등학교 학생 선수들이 당구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는 현실에도 그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당구장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 법에 의해 각종 규제를 받아왔다. 최근 시행된 '당구장 금연법'은 마지막 남은 법적 규제를 해제할 수 있는 열쇠였다. 중고등학교 정화구역 내에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는 현행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당구장 금연이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올해 2월 교육환경법 제정하며 초등학교 제한구역 해제
당구장규제철폐위 청원으로 교육부 입법 개정안 마련
중고등학교 당구장 설치 제한 조건은 '당구장 금연'
'중고등학교 제한 해제' 당구장 금연법 이후 가시화된 실익

당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사회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왔다.

매캐한 담배연기로 가득 차고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는 성인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된 부정적인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당구장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호쾌하게 웃어 재끼며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家長)'들을 위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장소다.

지난 93년 헌법재판관 9인이 만장일치로 "당구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당구를 치는 환경이 변화해야지 당구장에 청소년의 출입을 막는 것은 위헌이다"라는 요지의 판결을 내린 이후에도 당구를 치는 환경, 당구장에 청소년의 출입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였던 '담배'는 사라지지 않았다.

1000명 미만을 수용하는 소규모 체육시설은 금연구역에서 제외한다는 법 조항 때문에 당구장은 계속 흡연이 가능한 장소로 합법적인 운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3일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되면서 지난 반세기의 성역은 대대적인 변화를 필연적으로 맞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해 12월에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은 '1000명 미만 소규모 체육시설'과 관련한 조항을 삭제하고 모든 체육시설에 대해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1년 동안의 계도기간을 거쳐 개정된 법이 얼마 전 시행되면서 변화하는 당구 문화에 거는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개정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당구장 금연법'은 분명히 득과 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구가 단순한 오락게임이 아닌 스포츠로 당당하게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놓고 본다면, 당구의 이미지 변화에 따른 당구산업의 부가가치 상승은 여러 가지 긍정적이고 또 실익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익을 가져다줄 만한 변화 중 현재 가장 가시화되어 있는 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정화구역 제한 해제'다.

지금까지 당구장은 학교보건법에 의해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으로 설정되어 중고등학교 또는 학교설립예정지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에 설치할 수 없었다.

물론, 지난해까지 초등학교도 같은 법의 규제를 받았지만, 지난 2014년 <빌리어즈>에서 구성한 '초중고교 정화구역 내 당구장설치금지규제철폐대책위원회(위원장 김기제)'가 규제개혁위원회에 청원한 결과, 초등학교 앞 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는 규제가 완전히 풀리게 되었다.

교육부는 청원을 이유있다 보고 논의한 결과로 지난 2015년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 2016년에 학교보건법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의 당구장 설치를 규제하던 학교보건법 제6조를 모두 삭제하고,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을 신설하면서 체육시설 당구장 및 무도학원 등의 설치를 제한하는 규정 중 초등학교에 대해서는 교육환경 보호구역에서 제외했다.

올해 2월 이후부터 초등학교 내에 당구장 설치에 아무런 제한이 없게 된 것.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1항 참조)

그러나 아직 이와 관련된 내용을 해당 공무원들도 자세히 알지 못해 직접 관련 내용을 설명해주거나 교육부 담당자를 연결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초등학교 정화구역 해제를 논의할 당시 교육부와 국회 상임위 등 현안 부처에서는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이 당구장에서 담배를 피울 확률이 높다는 식으로 논의가 되었다.

결국, 초등학교는 정화구역에서 풀어주고 중고등학교의 경우 당구장 금연 시행 이후 재논의하겠다는 결론을 토대로 관련 입법 개정안이 진행되었다.

중고등학교 정화구역 해제는 선결 조건이 '당구장 금연'이었던 만큼 이번 금연법 시행 이후 중고등학교 200m 이내에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는 현행법을 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중고등학교 정화구역이 해제될 경우 당구장을 설치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일이다. 그로 인한 당구의 전반적인 인식 재평가와 부가가치 상승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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