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本色]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캐롬 당구 국제무대 위상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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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本色]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캐롬 당구 국제무대 위상 달라진다
  • 김주석 편집장
  • 승인 2017.08.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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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경기 방식과 경기에 사용되는 용구에 따라 캐롬(Carom), 포켓볼(Pool), 스누커(Snooker) 등 세 가지 세부 종목으로 나눈다.

그중 캐롬은 구멍이 없는 당구대에서 내 공(수구)으로 다른 공(목적구)을 맞혀 득점을 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하는 종목이다.  

한국에 널리 보급된 4구 경기와 3쿠션 등이 바로 캐롬 당구다. 당구는 지난 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일본의 영향으로 국내 실정에 가장 잘 맞는 캐롬 종목이 '구락부'와 '당구장'으로 상업화되면서 뿌리내려 수십 년 동안 한국 당구 문화는 캐롬 일색으로 굳어졌다.

국내에서는 이렇게 캐롬이 '당구'를 대변하는 주류 종목이지만, 밖으로 나가면 사정이 다르다.

포켓볼은 미국∙유럽 등 전 세계에 가장 대중화되어 있는 종목이고,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 인구 순위 1∙2위 국가인 중국∙인도, 그리고 서아시아의 부유한 산유국에 주로 보급된 스누커는 프로화 과정까지 거치면서 세계 무대에서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넓혀갔다.

반면, 유럽과 남미의 일부 국가와 한국∙베트남 등에만 제한적으로 보급된 캐롬은 포켓볼∙스누커에 비해 한참 규모가 작다.

그동안 캐롬은 관심을 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사용자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포켓볼∙스누커의 틈을 뚫지 못하고 캐롬만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사양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들렸다. 

98년부터 2010년까지 총 4번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되어 캐롬은 매번 변두리에 위치한 종목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비율은 스누커 5개(잉글리시빌리어드 포함), 포켓볼 4개, 캐롬 1개(2002년 빠띠리브레 포함 2개) 등이었고, 심지어 캐롬은 아시안게임 최소 시행 기준인 6개국 출전 규정도 맞추기 어려워 한때 퇴출 이야기까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제무대에서 캐롬 종목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캐롬 종목에 호재가 계속되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국내외 관계자와 당구 팬들은 이 기회에 캐롬 종목이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7 브로츠와프 월드게임'에서 경기장 한가운데에 배치된 캐롬 당구대 <사진 = 빌리어즈 자료사진>

캐롬 부흥 열쇠 쥔 중국이 움직인다
CBSA 관계자, "내년에 중국에서 3쿠션 대회 열릴 것"

역대 최고 규모의 LG U+컵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늘려가며 해마다 성공적인 개최를 하고 있고, 국내에서 10년 넘게 3쿠션 월드컵을 연간 억대 규모로 치르고 있는 점과 최근 한국을 넘어 베트남까지 3쿠션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점 등 캐롬 종목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마침내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은 그동안 캐롬 종목 부흥에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문호를 열기 위해 캐롬 관계자들이 여러 루트로 노력해왔지만, 중국식 스누커(스누커 당구대에서 포켓 8볼 경기를 하는 종목)의 벽을 뚫는 것은 어려웠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중국당구협회(CBSA)는 아예 '차이니즈 8볼'이라는 새로운 종목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올림픽에 집어넣을 목적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들여 마스터스와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중국에서 캐롬 보급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CBSA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동아시아 지역의 당구 발전을 위해 스누커와 포켓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성장한 캐롬 종목 육성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 차이니즈 8볼과 함께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에서 3쿠션 대회가 열릴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기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형태로 스누커를 육성한 중국이 캐롬도 같은 방식의 투자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구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움직이면 세계 당구계의 지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와 맞물려 국제 당구계에서 캐롬의 위치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번 '2017 브로츠와프 월드게임'에 캐롬 3쿠션 종목 공식당구대로 참가하여 폴란드를 방문했던 민테이블 민상준 대표는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월드게임, 인도어게임 등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캐롬 종목은 항상 변두리에 위치했었다. 그런데 이번 브로츠와프 대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캐롬 당구대를 경기장 한가운데에 배정했다. 경기장 한가운데에서 3쿠션 경기를 하니까 캐롬이 폴란드에서 생소한 종목이었음에도 집중도가 뛰어나서 관중들의 호응이 좋았다. 국제 당구계에서 캐롬 위상이 달리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집행부를 새로 구성한 세계스포츠당구연맹(WCBS, 회장 이안 앤더슨)에서 캐롬 종목 임원들이 실질적인 중책을 맡은 것도 캐롬 위상 변화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8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WCBS 총회 및 집행위원회에서 세계캐롬당구연맹(UMB) 파룩 엘 바르키(70) 회장은 WCBS 부회장에 재선임되었고, 얼마 전 유럽당구연맹(CEB) 회장에 선출된 디안 와일드(57) 회장은 WCBS의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 겸 회계책임자를 맡았다. 

LG와 같은 대기업이 실질적인 투자를 하고 중국과 베트남, WCBS 등 캐롬 종목의 호재가 겹치면서 '새로운 부흥의 기회를 맞은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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