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 34년 전통 '3쿠션 재팬컵' 준우승 차지…우승 우메다
조재호 강동궁 등 우승한 대회서 당구 역사상 최초로 女선수 결승 진출
준결승서 김형곤 상대로 하이런 13점 치며 승리
[빌리어즈=성지안 기자] 남자 3쿠션 국제시합에 여자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는 당구 역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한국의 김하은(남양주)이 일본에서 열린 34년 전통의 당구대회 '3쿠션 재팬컵'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은은 지난 16일 도쿄에서 일본프로당구연맹(JPBF)의 주최로 열린 '제34회 3쿠션 재팬컵' 결승에 진출, 일본의 전 3쿠션 세계챔피언 우메다 류지와 우승을 다퉜다.
재팬컵은 일본(JPBF) 3쿠션 랭킹에 반영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일본의 실력자들이 대부분 출전해 한국을 비롯한 초청 외국 선수들과 시합을 치른다.
이 대회에서는 과거 조재호(NH농협카드)와 강동궁(SK렌터카), 김재근(크라운해태), 서창훈(시흥체육회), 김형곤(서울) 등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고,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서창훈이 강자인(충남체육회)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했고, 2023년에는 정예성(서울)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여자 선수인 김하은이 정상급 남자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가 일본 최고 실력자와 우승을 다투는 당구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김하은이 여자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했고, 김형곤, 김도현(상동고부설방통고), 박정우, 한정희(서울), 김봉수(고양), 이현우, 남도열 등 8명이 출전했다.
김하은은 경기마다 애버리지 1점대를 넘나들며 한국과 일본의 남자 선수들을 압도하며 승승장구했다.
첫 경기에서 다나카 기요시(일본)에게 30이닝 만에 30:28로 승리한 김하은은 한국의 이현우를 30:17(34이닝)로 제압한 뒤 16강에서 간바라 마사타카(일본)에게 28이닝 만에 30:18로 승리했다.
8강 상대로 만난 선수는 일본을 대표하는 노장 챔피언 아라이 다츠오. 김하은은 아라이와 치열한 승부 끝에 35이닝 만에 30:29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 재팬컵 우승자 출신 김형곤과 결승 진출을 다퉜다.
준결승에서 김하은은 하이런 13점을 치며 19이닝 만에 30:20으로 김형곤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사상 최초로 여자 선수의 남자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대기록을 수립했다.
김하은은 결승에서 우메다에게 14이닝에 8:14로 밀리다가 20이닝에는 17:17 동점을 만들며 다시 한번 돌풍을 이어갔다.
그리고 21이닝에 2점을 득점해 19:17로 역전한 김하은은 1점을 더 득점해 20:17로 전반전을 앞선 채 마쳐 우승까지 기대됐다.
휴식 시간에 자리에 앉아서 심호흡을 하며 대기한 김하은은 후반 첫 타석에서 우메다가 4점을 치면서 20:21로 역전을 당했고, 곧바로 1점을 만회해 21:21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김하은은 25이닝에 다시 3점을 득점해 24:21로 리드했는데, 우메다가 곧바로 4점 반격 후 29이닝에 하이런 5점타를 터트려 24:31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리고 30이닝에 2점, 31이닝에 3점을 우메다가 치면서 24:36으로 12점 차까지 달아나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김하은이 31이닝에 2점을 따라가 26:36에서 우메다가 34이닝에 2점을 보태며 27:38이 됐고, 후공에서 김하은이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35이닝에 남은 2점을 모두 득점한 우메다에게 28:40으로 아쉽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한편, 4강에 오른 김형곤은 16강전에서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스즈키 쓰요시(일본)에게 28이닝 만에 30:28로 승리한 뒤 8강에서 김봉수를 19이닝 만에 30:26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7세 유망주' 김도현은 32강에서 다카하시 토모타카(일본)에게 23:30(31이닝)으로 져 탈락했고, 한정희는 16강에서 구와하라 아키히코(일본)에게 24:30(32이닝), 남도열은 우승자인 우메다에게 17:30(27이닝)으로 패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JPBF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