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F, 동맹인 UMB-코줌이 터키에서 월드컵 치르는 사이에 단독으로 PBA와 상생협약

내부정보까지 유출 논란 '국제적 망신' 사… 이제 과연 누가 한국을 믿을 수 있을까

동맹 등 돌리고 허위 보고하며 국제적 물의 일으킨 관련자들 엄중 책임 물어야

KBF는 UMB가 터키 안탈리아에서 3쿠션 당구월드컵을 개최하는 기간에 PBA와 상생협상을 완성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KBF는 동맹인 UMB와 코줌 측이 터키 안탈리아에서 3쿠션 당구월드컵을 개최하는 기간에 PBA와 나홀로 상생협상을 완성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 터키 월드컵 기간에 PBA와 협상 절차 완료한 KBF

이처럼 상생협약에 이르는 시일이 매우 짧았고, 주말까지 끼어 있었기 때문에 당구계에서는 전혀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또한, 이 시기는 2월 17일부터 23일까지 터키 안탈리아에서 UMB 3쿠션 당구월드컵이 열리고 있었던 시기였다. 따라서 UMB 바르키 회장이나 코줌 오성규 대표처럼 이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은 모두 터키에 체류 중이었다. 오 대표는 당초 25일에 귀국할 예정이었다고 전해졌으나, 24일에 상생협약과 관련된 긴급이사회가 소집되었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급하게 비행기 표를 구해 이날 밤에 귀국했다. 물론, 24일 오후에 KBF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상생협약 안건을 다수결로 통과시켰다. 16쪽 보고서에는 12명의 이사 중 11명이 동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귀국하자마자 오 대표는 KBF 남 회장과 박 부회장 등을 만나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F를 도와 달라는 부탁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는 후문이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KBF는 UMB와 PBA가 협상을 재개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내용에 KBF-PBA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KBF의 기조는 UMB-PBA 재협상 논의 기간에도 마케팅 및 방송권 등 사업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KBF 집행부는 2월 5일에 오성규 대표를 불러 “올해도 3억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 등 마케팅권 및 방송권에 대한 협상을 종전대로 진행했다. KBF는 1월 24일에 PBA 측에서 먼저 메시지를 받았고, UMB가 2월 2일에 PBA로 먼저 협상 재개 이메일을 보냈지만, 그 과정을 알면서도 이때까지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보고서에서 KBF는 2월 5일 미팅 이후 오성규 대표에게 며칠 동안 연락이 없자 2월 10일에 오 대표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다고 기술했다. 이 자리에서 KBF와 오 대표가 어떤 얘기를 주고받은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부회장이 공개한 16쪽짜리 보고서에는 오 대표에게 3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코줌의 방송권을 내려놓게 했다고 적혀 있었다. KBF는 지난해 방송 송출을 하지 못한 대회로 인해 곤란한 상황도 겪고 있었고, 코줌 측에서 확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송출을 할 수 있는 방송사를 따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시기에 UMB는 PBA와 2월 초부터 나눈 이메일을 KBF에 공유한 상태였다. 그리고 KBF의 정기총회 하루 전인 2월 13일에는 아시아캐롬연맹 회장인 남삼현 회장을 비롯한 각 대륙연맹 회장에게 직접 PBA와의 협상 재개 사실을 알려 독일 회의에 참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런데 2월 14일에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이런 중요한 문제가 대의원들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KBF가 ‘UMB 배신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만큼 당시에는 UMB-PBA 재협상 문제를 정기총회 때까지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을 역설한다. 만약 박 부회장의 주장처럼 UMB가 뒤통수를 친다는 판단을 했었다면, 정기총회에서 UMB-PBA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당연히 대의원들과 상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KBF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UMB가 2월 2일부터 13일까지 PBA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정말 '긴박하고 위험한 국제정세'라고 판단했다면, 정기총회가 열리는 기회에 PBA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먼저 대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을 것이다. 

16쪽짜리 보고서에서도 이희진 대표에게 정기총회 다음 날인 15일에 연락이 온 것으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전까지 KBF는 UMB와 PBA가 협상을 재개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원수처럼 지내던 PBA와 직접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고 KBF의 어떤 인식이나 기류에 변화가 생길 만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KBF 집행부는 협상 관련자들이 모두 터키에서 월드컵을 치러 자리를 비우고, 또 그 짧은 기간 안에 한국 당구의 국제적인 위상과 대외 신뢰관계, 그리고 단체의 존립 등 국내외에 영향을 미치고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의 문제를 몇 사람의 판단으로 비밀리에 진행해 협약까지 끝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과연 누가 누구를 어떻게 배신한 것일까

당구계는 과거부터 사건이 터지면 항상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임시총회에서 ‘UMB 배신설’을 퍼트린 것도 이런 현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면서 천차만별인 내용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임시총회에서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공개한 2건의 보고서는 흩어져 있던 정보의 진위를 판별해주거나 조각을 모아서 상황을 완성하고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 보고서를 통해 협상 시작 시기나 기간, 당사자의 의도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었다. 여러 정황을 짚어보면, KBF와 PBA가 상생을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나눈 것은 무척 짧은 기간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식사 한번 하자”라는 이희진 대표의 연락이 2월 15일인 토요일에 와서 남 회장에게 보고를 하고 약속을 잡아 만나는 시간으로 가장 이른 날짜는 터키 월드컵이 시작된 2월 17일 월요일이다. 그때부터라고 해도 상생협약 관련 문서가 KBF에 도착한 2월 21일 금요일까지 불과 5일 안에 모든 결론이 내려져서 27억 5000만원의 ‘빅딜’이 오가고 선수 교차출전이라는 큰 문제가 걸린 이 중대한 협약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된다. 

더군다나 UMB가 터키 월드컵에 나가 있던 기간에 KBF가 PBA와 먼저 협상을 준비하고 있던 아군 UMB를 배제한 채 단독으로 PBA와 협상을 한 부분에서는 UMB가 뒤통수를 친 게 아니라 오히려 KBF가 UMB를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KBF는 그 과정에서 위험한 내부정보를 유출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한국 당구는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된다. 그런데 박 부회장이 공개한 16쪽짜리 보고서에서는 UMB-KBF-코줌의 삼각연대는 UMB가 아니라 KBF가 UMB를 오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균열이 생겼다고 기술하고 있고, 마지막에 “KBF가 코너에 몰리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다”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보고서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UMB가 아니라 KBF가 UMB-코줌을 배신했다”라는 주장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에서 KBF는 “작년 6월과 올해 2월 2일 이후 이메일 내용을 취합해 보면 UMB 바르키 회장이 스폰서를 찾는 것으로 보여 오성규 대표에게 정보를 주었지만, 오 대표는 KBF가 UMB를 오해하고 있다고 오히려 박 부회장을 설득했다”라고 기술하면서 UMB-PBA 재협상에 대해 “PBA가 유럽 법정에 UMB를 제소한 소송과 관련해 근거 자료를 만들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KBF가 UMB를 오해하면서 이상하게 상황이 흘러가는 점을 인지한 오성규 대표는 동맹 간의 균열을 막기 위해 봉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오 대표는 민감한 내부정보를 아군인 KBF에 전달해 UMB를 오해하는 KBF를 진정시키려 한 것으로 예상된다. 균열이 생기는 상황에서 오 대표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런데 보고서에서 KBF는 “오성규 대표는 UMB가 PBA에 보낸 이메일은 전략적 이메일이라고 한다”라고 기술하면서 “코줌은 UMB 사업 권리를 가진 계약자다. 여러 가지 상황적으로 바르키는 오성규 대표와 협의 아래 브라보앤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되었고, 그들이 선수 쳐서 KBF가 코너에 몰리는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라는 결론을 마지막에 내렸다.

KBF는 오 대표의 ‘전략적 이메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는 엉뚱하게 UMB에 이어 코줌까지 의심을 하게 되었고, KBF가 코너에 몰리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즉 어떤 액션을 취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부분이 UMB-PBA 재협상이 KBF-PBA 상생협약으로 방향이 선회된 이유를 가장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KBF가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입수한 ‘전략적 이메일’이라는 정보는 어디까지나 UMB-KBF-코줌 삼각연대의 내부정보였다. 내용이 민감하기 때문에 UMB나 코줌 입장에서는 PBA로 절대 흘러들어가면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 반대로 PBA 입장에서는 UMB의 협상 진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정보였다. PBA는 2월 2일에 갑작스럽게 재협상을 하자는 UMB의 이메일이 오면서부터 ‘UMB의 협상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당연히 많은 정보를 수집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략적 이메일’이라는 이 단어를 PBA가 수집하면 협상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을 정도의 큰 파장이 생기기 마련이다.

통상 수집된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이해당사자의 문서화된 보고는 1순위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사태의 경우에 PBA 입장에서는 KBF가 오 대표에게 직접 들은 UMB에 관한 정보를 문서로 받는다면 가장 신뢰도가 높은 우선순위 정보로 판단해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만약 KBF가 ‘방치할 수 없다’라고 내린 결론이 ‘전략적 메일’에 대한 사실을 PBA로 전달하는 액션으로 이어져 KBF-PBA 상생협약이 단시간에 완성되었다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정황은 보고서에 다시 나온다. ‘전략적 이메일’과 연결되는 KBF의 주장을 계속해서 살펴보면 “PBA는 오성규 대표가 2월 11일 터키로 가기 전 이미 소송을 취하했다. 이 사실은 바르키 회장이 알고 있을 것으로 유추하는데 터키 현장에 있었던 오 대표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이처럼 KBF는 어디선가 ‘PBA의 소송 취하’ 정보를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보고서에 기술했다. 그런데 PBA-UMB의 소송 취하 정보 역시 UMB와 PBA의 민감한 내부정보다.

KBF가 어디서 이런 정보를 받고 굳게 믿어서 문서화된 신뢰도 1순위 보고서에 기술하고 총회에 공개했냐는 것이 의문이다. 심지어 KBF가 취득한 ‘PBA의 소송 취하’ 사실은 잘못된 정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 바르키 회장은 “소송이 취하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실제 소송이 끝나지 않았다”라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런 식으로 사실과 허위정보를 섞어서 흘리고 큰돈이 오고가는 계약당사자가 달라지고, 그 과정에서 당구계가 또 한 번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 뒤엉킨 실타래를 푸는 유일한 방법 

아이러니하게도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공개한 2건의 보고서에는 UMB가 PB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분명히 KBF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PBA와 KBF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려고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고서상에 기록된 과정만 놓고 봐도 협상의 시작은 UMB-PBA가 먼저였고, 따라서 KBF는 상급단체이면서 아군인 UMB가 PBA와 재협상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대의원과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 의논하는 것이 도리였다.

더군다나 KBF는 무려 16억원의 초대형 디비전 사업을 곧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올해는 이 사업에 집중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실업연맹과 UMB 대회 국내 개최 사업 등을 완성하면 3쿠션 당구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지는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 그런데 ‘코너에 몰린다’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려 UMB와 국제 분쟁을 일으키고, KBF 존립 자체의 문제가 걸린 상생협약을 단 며칠 만에 처리해 버렸다는 사실은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분란의 화살을 피하고자 ‘UMB 배신설’과 같은 허위 주장을 펼치며, 총회에는 “6억 4000만원이 없어서 KBF는 문 닫아야 된다”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는 현 상황을 이해해주기도 어렵다. 또한, 대의원들과 얼굴을 붉히면서 법적 싸움을 운운하며 집안싸움을 벌이는 꼴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국민의 세금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지원받는 KBF가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다. KBF는 종목 상급단체인 UMB와 국제적인 마찰을 벌이고 세계무대에서 한국 당구계가 수십 년 동안 어렵게 쌓아 올린 위상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일 이유가 없다. KBF가 정부의 허가를 받은 단체의 기준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그 단체의 목적에 맞게 운영을 해서 스스로 존립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단체의 권한을 놓고 따져봐도 KBF는 PBA와 완벽한 상생의 파트너는 아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PBA는 전 세계 당구선수가 참가하는 글로벌 투어이기 때문에 엄연히 국제사업이고, 따라서 완벽한 상생협약 파트너는 KBF가 아닌 UMB다. KBF는 어디까지나 국내사업에 대한 권한이 있는 한국의 당구단체다. 따라서 한국 선수에 대한 권리만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PBA와 상생협약을 한다고 해도 UMB가 제재를 내릴 경우에는 KBF 선수가 PBA 투어에 출전하기조차 어렵다.

지금처럼 KBF-PBA 상생협약에서 글로벌 투어를 완성하려면 자본의 논리로 UMB가 완전히 무너져야 가능한 일이다. 한쪽이 문을 닫아야만 완성되는 이런 식의 협약은 오랜 시간 당구계 전체가 분란과 고통을 겪게 만들 게 뻔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당구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만약 UMB가 한국을 회원국에서 제명이라도 하게 되면 지난 세월 고 이상천, 김경률 같은 한국 당구의 전설들이 오랜 시간 세계무대에서 쌓아 올린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KBF는 엉뚱하게 아군이었던 UMB와 코줌을 의심하고 대립하던 PBA에 액션을 취해 둘만의 상생협약을 완성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UMB 배신설’과 같은 거짓 정보를 공식 보고서로 퍼트려 진실을 왜곡시키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그 결과로, 국내에는 큰 분란이 일어났고 세계 당구무대에서 한국 당구의 위상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UMB-KBF-코줌의 삼각연대에서 뛰쳐나온 것은 UMB도, 코줌도 아닌 KBF다. UMB와 코줌은 KBF의 이런 돌발행동으로 인해 자칫하면 존립을 위협받을 만큼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피 터지게 싸우던 PBA와는 ‘상생’을 하려는 KBF가 정작 한배를 탔던 UMB-코줌과는 ‘상극’의 길로 가고 있는 점은 지나치게 이율배반적인 태도다. 

지금 한국 당구는 또 여러 사람이 갈라서고 안 봐도 되는 피를 보는 중이다. 이번 사태는 KBF가 본분과 중심을 지키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임시총회에서 했던 남삼현 회장의 말처럼 ‘마케팅 및 중계권 계약’과 ‘상생협약’의 객체가 달라서 따로 진행할 수 있다면, 27억 5000만원의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UMB와 PBA에 협상의 길을 열어주고 진짜 상생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이제 임기가 8개월 남은 남삼현 회장 집행부가 차기 집행부에 이런 심각한 분란과 국제적인 문제를 만들어 놓고 가는 것만큼 민폐도 없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KBF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벌어진 분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바란다. 이들은 선수들과 당구인, 총회에 보고한 허위사실과 한국 당구의 국제적인 위상 추락만으로도 이미 큰 과오를 범했다. 앞으로 변명하기 위해 얼마나 더 큰 거짓말을 하고 분란을 만들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KBF의 잘못된 판단으로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관련 인물들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 UMB-KBF-PBA가 상생할 수 있도록 협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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