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 "현 단계 KBF-PBA 상생협약 문제 없다"
상태바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 "현 단계 KBF-PBA 상생협약 문제 없다"
  • 김주석 기자
  • 승인 2020.04.14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목육성부 "상생합의문은 법적효력 희박해 단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

"그러나 향후 KBF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 포함될 경우 총회 의결할 수 있어"

체육회 관계자 "법인단체는 임의단체와 달라... 총회와 이사회는 법적 책임 고려해 의사결정 해야"
KBF는 지난 2월 25일 프로당구단체인 PBA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총회에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아 논란이 일어났다. 당시 대의원들은 뉴스를 통해 상생협약 체결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체육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KBF는 지난 2월 25일 프로당구단체인 PBA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총회에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아 논란이 일어났다. 당시 대의원들은 뉴스를 통해 상생협약 체결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체육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산하 종목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대의원협의회(의장 배동천)의 정관 유권해석 요청에 대해 답을 내놓았다.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부장 이옥규)는 지난 13일 오후 대의원협의회에 서면으로 유권해석을 보내 KBF 총회와 이사회의 권한을 두고 벌어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종목육성부는 "KBF-PBA 상생합의문은 법적 구속력이 희박한 것으로 보이고, 현 단계에서는 단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며, "KBF 회장이 서명한 PBA와의 상생합의문은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중계권과 마케팅 계약 체결도 "연맹의 계약에 관해 총회 의결 없이 이사회 및 회장이 추진할 수 있다고 사료되며, 계약까지 총회 의결을 거치는 것으로 해석하면 굳이 이사회를 둘 이유도 없고 신속한 행정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해 남삼현 회장 측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각 질문 마지막에 "PBA와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계약이 총회 기능에 명시된 내용이거나 KBF의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는 총회의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할 수 있다"라는 해석을 여러 차례 달아 총회 권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또한, 집행부와 총회 의견이 충돌할 때 최종 결정권에 대해서도 "총회가 민법 및 정관상 최고의결기구이기는 하나, 정관은 법규 해석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면서 "물론, 총회에서 이사회에 위임한 권한을 축소하고 총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한 후 총회가 법인 사무에 관해 직접 의결하는 것은 가능하다"라고 애매하게 해석을 내렸다.

서면회신 마지막에는 "본 회신은 제공 받은 자료에 따른 것으로서 자료의 누락이나 사실관계의 상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겨 추후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 말 바뀐 종목육성부… '기타 중요사항' 달라진 해석

종목육성부는 이번 유권해석을 위해 "사단법인인 KBF의 사무는 총회 결의가 원칙이지만 이사회에 사무 처리를 위임할 수 있고, KBF 정관상 총회 기능으로 명시된 사항 이외에는 이사회에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전제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서 가장 논란이 있었던 정관에 명시된 '기타 중요사항'이라는 문구에 대해서 "정관 해석상 총회가 의결해야 하는 것은 '연맹 해산 및 정관 변경, 회원 가입 및 제명, 임원 선출 및 해임'과 이에 준하는 기타 중요사항"이라고 해석했다.

'기타 중요사항'에 대한 이러한 종목육성부의 해석은 '상생협약은 총회가 관여할 일이 아닌 이사회의 권한'이라는 남삼현 회장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인천 김태석 대의원은 "정관에 명시된 '기타 중요사항'이라는 문구는 앞선 1~4항 이외의 기타 중요사항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종목육성부에서는 1~4항에 준한 기타 중요사항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본지 취재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와 대한체육회 여러 부서는 '기타 중요사항'에 대해 이번 유권해석과 정반대의 의견을 낸 바 있다.

대부분의 담당자는 "기타 중요사항은 정관에 모든 사항을 일일이 명문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사회나 총회가 연맹에 관한 일을 모두 다룰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명시한 것"이라는 공통된 답변을 했다.

심지어 유권해석 전에는 종목육성부에서조차 "총회 권한 안에서의 기타 중요사항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라거나, "총회와 이사회 권한은 나누어져 있지 않다. 이사회 의결에 대해 총회가 최종 의결한다. 타 단체와 협약을 체결하는 이번 사태의 경우 총회 소집을 요구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상급단체인 문체부는 "이사회에 위임된 권한이더라도 당연히 총회가 최종 의결해야 한다"라고 답하면서 굳이 '기타 중요사항'이라는 문구까지 따져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법률적인 정관해석에서도 다수의 변호사는 "단체장이 문서에 서명하는 계약의 완결 행위는 이사회 권한으로 명시된 '사업계획'이 포괄하기에 부족하고, 총회 권한으로 명시된 '사업결과'에 더 가깝다"라고 해석하며, "기타 중요사항 이전의 항목에 명시된 총회 권한으로 볼 수 있고, 위임된 권한이더라도 총회 고유의 권한이므로 결국 총회의 책임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 총회 권한 확인, '회원종목단체 규정' 준한 정관까지 개정해야 하나

이번 서면 유권해석 마지막에 "총회에서 이사회에 위임한 권한(기능)을 축소하고, 총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한 후, 총회가 그러한 법인 사무에 관해 직접 의결하는 것은 가능하다"라고 답변한 부분에서는 체육회와 연맹 등 여러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단법인 형태의 체육단체를 비롯한 법률에 근거한 모든 법인체는 총회와 이사회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도록 정관이 작성되어 있다.

보통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는 이러한 법률적 체계를 만들기 위해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기준으로 정관을 작성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은 모든 종목단체가 동일하다.

각 종목의 사정에 따라 사소한 부분은 약간의 수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총회나 이사회의 권한처럼 단체의 기반을 이루는 정관이 종목단체마다 다를 수 없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말이다.

다른 종목단체 관계자는 "이미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행정 집행에 무리가 없도록 제정해서 산하 종목단체에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굳이 정관에 세세한 항목까지 넣어서 총회와 이사회 권한을 따질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또한, 이사회가 총회의 법률적 책임까지 짊어질 필요가 없는데, 책임 부담이 큰 프로단체와의 협약을 오히려 '이사회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법인단체는 임의단체와 달라서 총회와 이사회에 소속된 대의원과 임원은 어떤 결정을 내리면 이에 대해 법적 책임까지 연결된다. 과연 KBF 임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KBF 남삼현 회장은 지난해 12월에 PBA 선수 297명에게 무려 약 15억원의 대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이 민사소송은 PBA 출범 당시 KBF가 규정을 바꿔서 무더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내린 것이 발단이 되었다.

당시 등록취소를 당한 선수 350여 명 중 297명이 남삼현 회장에게 1인당 500만원씩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남 회장을 비롯한 당시 규정 변경에 찬성한 이사회 임원은 공동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주어질 수도 있다.

이 사실에 대해 한 연맹 관계자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사회가 본인들의 권한 행사로 발생한 민사적인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비밀리에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형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