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本色] 상생협약의 실체적 진실 ① 'UMB 배신설'과 2건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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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本色] 상생협약의 실체적 진실 ① 'UMB 배신설'과 2건의 보고서
  • 김주석 기자
  • 승인 2020.04.21 0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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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F 박태호 부회장, 보고서 2건 공개하며 강력 주장 "UMB가 KBF 뒤통수 치려 해"

박 부회장 "이 사안 주도한 사람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목적이 뭐냐"… 대의원들 질타

며칠 후 UMB 바르키 회장 반박 주장… "이미 KBF에 모든 문서 공유해. PBA 협상에도 항상 KBF 포함"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월 13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 KBF) 임시대의원총회에서 KBF 집행부 실권자인 박태호 수석부회장은 대의원들에게 “UMB가 KBF의 뒤통수를 치려고 했기 때문에 KBF 집행부는 어쩔 수 없었다”라는 내용으로 보고를 했다. 박 부회장은 세계캐롬연맹(회장 파룩 바르키, UMB)이 분쟁 중인 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 PBA)와 KBF도 모르게 올해 2월 2일부터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UMB가 한국 시장에서 한국 사람끼리 싸움을 붙여놓고 뒤에서 자기 살겠다고 분쟁 상대인 PBA에게 비밀리에 협상을 제안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그렇기 때문에 KBF 입장에서는 더 비밀스럽게 PBA와 상생협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박 부회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초 KBF, 코줌과 힘을 합쳐서 PBA와 대립하던 중에 UMB가 KBF와 코줌의 뒤통수를 치고 PBA와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UMB는 국제경기단체로서의 위신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발언이 사석도 아닌 임시총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박 부회장의 주장은 신뢰를 받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박 부회장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장문의 보고서 2건을 자신 있게 공개한 터라 그의 주장에는 더욱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얼마 후 돌아온 UMB의 답변은 달랐다. UMB 바르키 회장은 “UMB는 PBA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이미 KBF에 모두 공유했고, PBA와의 협상에서 항상 KBF를 포함시켰다”라고 말하며 박 부회장의 UMB 배신설을 정면 반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UMB는 PBA와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던 3월 팀챔피언십 기간에 KBF 남삼현 회장이 회의에 참석하도록 요청한 사실을 제시했다. 또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바르키 회장과 박태호 부회장의 주장은 이처럼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졌고, 결국 KBF 선수위원회(강자인 위원장)가 나서서 UMB와 KBF 양쪽에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면서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선수위원회의 요청에 대해 UMB 바르키 회장은 곧바로 공식적인 답변을 메일로 보내왔다. 반면에 KBF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집행부를 믿어달라는 이야기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KBF 집행부는 어떤 근거로 ‘UMB 배신설’을 주장하게 된 것인지, 문제가 된 당시 임시총회에서 박태호 수석부회장의 의사발언과 공개된 2건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 ‘UMB 배신설’ 주장한 박태호 수석부회장

이 사건은 KBF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지난 3월 13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의장인 남삼현 회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6분가량 KBF 집행부가 상생협약에 나선 배경에 대해 대의원들에게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박 부회장은 이 의사발언에서 상당히 격앙된 목소리로 KBF가 처한 현실에 대해 성토를 이어가다가 마지막에 UMB가 KBF의 뒤통수를 치려고 했다는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UMB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UMB가 우리하고 분쟁으로 싸우고 있는데 걔네 뒷구멍으로 협약을 해서 우리 KBF까지 보따리에 넣어서 돈 받아먹으려고…”

박 부회장은 이런 의사발언을 하며 ‘UMB 배신설’을 주장했다. 앞서 남삼현 회장도 임시총회 초반에 언론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UMB-PBA 사이에 일어난 협상 재개 과정을 짧게 설명했지만, 박 부회장은 아예 “언론에 공개되든 안 되든 관계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구구절절 다 설명을 못 하겠다. 이 문서를 배포하겠다. 보고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 달라”라며 2건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박 부회장은 UMB가 KBF 몰래 PBA와 협상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대의원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박 부회장의 발언에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상당히 위험한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도 있었다. 박 부회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오히려 대의원들의 과거를 질타하거나 법적 싸움을 하자는 등 부적절한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박 부회장의 의사발언을 그대로 정리해 보았다.

“먼저 이런 사태가 있기까지 내가 중심에 있었던 인물 같은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KBF가 처한 상황이 누구의 장난인지 마케팅, 방송권이 없어지면서 7~8억원이 날아갔고, 금년에 현금 7~8억원 가지고 해야 할 사업들 파견, 인건비, 시도연맹 지원금 등 모든 사업을 다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를 방치할 경우 회장님이나 저희는 탄핵감입니다. 책임감도 없는 거고요. 그래서 그쪽에서 연락이 와서 일을 진행을 했는데, 구구절절 제가 말씀을 다 못 드리겠습니다. 이 자료를 여러분들이 보시고, 언론에 공개가 되든 안 되는 관계없습니다. 이 사안을 보시고 문제가 있으면 지적을 해주시고, 정말 이 일이 기분이 나쁜 거냐, 아니면 규정적으로 잘못된 거냐, 이를 다 떠나서 그대로 배포할 테니 보고 문제가 있으면 제기해주세요.

아까 말씀하신 부분 대한체육회 규정 제2조 1항 그 건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자문을 받고 규정해석을 했는데, 스포츠 전문 변호사한테 자문을 받은 결과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이 있다고 하면 우리 법적 싸움, 법적 논의하자고요. 아니 모든 게 견제세력으로 이사회권, 집행권, 대의원권이 있는데, 여러분의 대의원들 권한을 침범했다는 것을 질책을 하면 사과를 하고 달게 받겠어요.

일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우리 연맹의 미래를 위해서, 대한민국 당구 발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상대의 조건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사연 때문에 이렇게 집행을 했는데, 나는 오늘 이 사안을 주도한 분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를 거꾸로 묻고 싶어요. 남삼현 해임이냐 박태호 해임이냐. 내 얘기가 도마에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차라리 누구를 해임을 하세요. 그러면 해임 받겠습니다”
 

지난 13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임시총회에서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배포한 문서 2건.   빌리어즈 자료사진
지난 13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임시총회에서 박태호 수석부회장이 배포한 2건의 문서. 빌리어즈 자료사진

◆ 임시총회에서 배포된 문제의 보고서 2건

박 부회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개하는 2건의 보고서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문제의 보고서는 PBA와의 협상 동기와 과정이 담긴 16쪽짜리 프리젠테이션용 문서 1건과 UMB 바르키 회장과 PBA 측 이희진 대표가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모은 8쪽짜리 문서 등 총 2건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KBF-PBA 상생협약과 관련된 대내외적 상황이 모두 담겨 있었다.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의사발언을 이어가던 박 부회장은 공개하는 보고서 2건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직접 설명했다.

“이 부분은 브라보앤뉴와 PBA, UMB가 그동안 왔다 갔다 한 메일 내용입니다. 이걸 놓쳤을 경우 대한당구연맹의 존재는 없어집니다. 두 번째 이것은 조금 전에 얘기한 2조 1항에 관한 변호사 자문 건이고요, 대한체육회 질의 건입니다. 세 번째 방송권 관련 대한당구연맹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기술했습니다. 6억 4000만원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합니다. 대한당구연맹 문 닫아야 해요. 네 번째 브라보앤뉴 하고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2월 2일부터 지금까지 다 과정을 기술해 놓았으니까 보시고 여기에 거짓이 있다거나 보탬이 있으면은 제가 책임질게요.

다섯 번째 UMB가 했던 행위를 얘기하는 겁니다. UMB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UMB가 우리하고 분쟁으로 싸우고 있는데 걔네 뒷구멍으로 협약을 해서 우리 KBF까지 보따리 싸서 돈 받아먹으려고 했던 게 역시…. 현재 국제적, 국내적으로 긴박한 상황이 돌아가고 연맹이 존재성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상황인데, 여러분들 무시했다고 규정 위반했다고 달려들면, 무시한 거 없습니다. 무시했으면 사과하면 되고 규정 위반했으면 책임을 받을게요. 그렇게 정리하는 게 맞는 게 아닙니까”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던 중 박 부회장은 UMB 배신설에 대해 명확한 주장을 펼쳤다. 박 부회장이 공개한 18쪽 보고서에는 ‘방송과 관련 KBF가 처한 상황’, ‘브라보앤뉴 협업까지의 과정’, ‘KBF가 진단한 UMB의 행위들’, ‘대의원총회 요청사항들’, ‘대의원총회 총론’ 등 5단락으로 나누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KBF의 입장이 담겨 있었다. 두 번째 8쪽짜리 보고서에는 ‘UMB & 브라보앤뉴 협상 재개 메일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2월 2일부터 20일까지 UMB와 PBA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한글로 해석되어 있었다.

 

- 계속 -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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