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1, 2라운드를 통과한 한국의 유윤현.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예선 1, 2라운드를 통과한 한국의 유윤현.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두 선수 모두 1승씩 거둬 다음 라운드 진출이 걸린 제2경기.

이기는 선수가 무조건 3라운드로 올라가는 머리가 걸린 이 싸움에서 유윤현(세종)은 전반에만 2:21로 크게 지고 있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저녁 베트남에서 열린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 예선 2라운드에서 유윤현은 알리 구르바이(튀르키예)와 P조에서 3라운드 진출권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였다. 

첫 경기에서 유윤현은 알랭 세이즈(벨기에)에게 29이닝 만에 30:10으로 승리했고, 이어서 구르바이도 세이즈를 31이닝 만에 30:22로 꺾었다.

1승씩 챙긴 두 선수가 만난 결승에서 구르바이의 초반 연타석 득점에 유윤현은 크게 흔들렸다.

전날 1라운드에서 두 경기를 모두 20이닝, 13이닝에 끝내 애버리지 1.818로 종합순위 1위로 2라운드에 올라온 유윤현은 이날도 1경기를 가볍게 승리하고 3라운드 진출이 기대됐다.

그러나 중요한 승부처에서 상대방의 초반 맹공에 무너져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9이닝까지 단 2득점에 그친 것.

구르바이는 첫 타석부터 9점 하이런을 친 뒤 2이닝 1득점과 4이닝 1득점, 5이닝 4득점으로 15:1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어서 8이닝에 다시 4점, 10이닝에 2점을 친 구르바이는 순식간에 21점에 도달했다. 

다음 타석에서 1점씩 주고받아 3:22,. 30점 치기 경기에서 단 8점이 남은 선수와 27점이 남은 선수의 거리는 극복하기 어려운 점수 차다.

과연 유윤현은 완전히 코너에 몰리게 된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났을까.

다행히 전반에 반짝였던 구르바이 큐가 점차 무뎌졌고, 유윤현은 그사이에 조금씩 거리를 좁히다가 막판 네 타석 동안 연속득점을 퍼부어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19이닝까지 9:25로 유윤현의 갈 길은 여전히 멀었지만, 20이닝 공격에서 6점을 득점하면서 실타래를 풀었다.

22이닝까지 16:27. 3점만 남긴 구르바이와 11점 차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유윤현은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서 있었다.

그러다가 23이닝부터 빗장이 풀린 유윤현의 큐가 시원하게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했고, 4-3 연속타로 24이닝까지 23:27로 쫓아갈 수 있었다.

25이닝에서 구르바이가 2점을 득점하고 마무리를 못 하면서 유윤현에게 승운이 깃들었다.

25이닝에 1점을 보태 24:29, 승부는 여전히 살얼음판이었지만, 유윤현의 끝내기타가 다음 26이닝 공격에서 마침내 터졌다.

26이닝에 남아 있던 6점을 쓸어 담은 유윤현은 30:29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2승(애버리지 1.090)으로 P조 1위에 올라 예선 3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호찌민 당구월드컵 예선 1, 2라운드를 통과한 유윤현은 24일 계속되는 3라운드에서 안지훈(대전), 오노데라 타케히로(일본)와 최종예선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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