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 통과 가장 부담스러워... 2차 대회 목표는 '1회전 통과'
결승전 2-0으로 앞선 3세트에서 우승 욕심때문에 멘탈 무너져
마지막 5세트 "즐기는 것보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에서 임정숙이 투어 출범 이후 첫 2연패를 달성했다. 임정숙은 일본의 하야시 나미코와의 결승에서 마지막 5세트까지 가는 풀 세트 접전 끝에 어렵게 우승을 손에 넣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에 오른 임정숙이었지만, 3세트를 지키지 못해 결국 2-2로 쫓기며 5세트에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했다. 위기의 순간 어떤 승부수를 띄었는지 우승자 임정숙에게 결승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우승 축하한다. 우승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너무 얼떨떨하다. 다른 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고, 2차 대회 우승한 것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서 힘들었다.

1회전 통과를 목표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 1회 대회 우승자 김갑선 선수가 "1회전 통과가 가장 부담이었다"라고 해서 그걸 목표로 준비했다.

여기까지 올라와서 너무 기쁘다. PBA 관계자분에게 이런 대회를 열어 주고, 두 번 연속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서 정말 감사드린다. 
 

- 최초로 프로당구 투어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되었는데, 기분이 어떤가.

2차 대회 우승 후에는 부담감이 너무 컸는데, 3차 대회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
 

- 2차 대회에 이어 3차 대회까지 연달아 결승에 진출했다. 두 결승전이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결승에서는 두 세트를 먼저 이겨서 5세트까지 갈 줄 몰랐다. 3세트에서 하야시의 기세를 보고 5세트를 준비했다.

2차 대회 때는 서한솔 선수가 너무 안 풀려서 나에게 기회가 많았고, 비교적 쉽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가 좀 더 어려웠지만, 어렵게 얻은 우승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쉽게 끝날 줄 알았던 경기가 풀 세트 접전까지 갔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

3세트에서 멘탈이 무너졌다. 우승에 대한 욕심일 수도 있고, 다른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다.  
 

- 세트스코어 2-2의 상황에서 마지막 5세트에 임할 때 어떤 생각을 했나.

'여기까지 왔는데, 기왕이면 우승컵 들고 가자'라는 마음이었다. 그동안 즐기면서 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나 5세트에서는 그런 마음이 안 들었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김보미 선수와의 4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세트를 너무 못 쳐서 허무하게 내주고, 2세트도 김보미 선수가 치고 나가면서 8-1까지 벌어져서 포기를 해야 하나 그런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마음 다잡고 경기에 임했다. 그 경기 뒤집는 게 가장 힘들었다.


- 미디어데이 때 서한솔 선수가 유력한 결승 진출자 2명을 뽑으라고 했을 때, 임정숙 선수를 뽑았다. 한번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더 유리할 거라고 했는데, 2차 대회 때의 우승했던 기억이나 감각이 이번 대회에도 도움이 되었나.

마지막 뱅크샷을 칠 때는 2차 대회 마지막 공이 생각이 났다. 같은 원뱅크 샷이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다. 


-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누구인가.

그 순간 아들 목소리가 들렸다. 아들하고 남편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 늦은 시간까지 어린 아들이 경기장에서 엄마를 응원했다. 아들의 응원이 힘이 되었나.

아들이 옆에 있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 경기 중에 안 보여서 두리번거리면서 찾기도 했다.

- 이번 대회 중에 하야시와 고바야시 등 일본 선수들과 많이 만났다. 한국 선수와 일본 선수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일본 선수들은 엄청나게 꼼꼼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인터벌까지는 아니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다 활용하면서 꼼꼼하게 친다.

한국 선수 중에도 꼼꼼한 선수들이 있지만, 일본 선수들은 대부분이 꼼꼼하게 공을 친다.
 

- LPBA 투어 경기방식인 서바이벌과 세트제는 어땠나.

서바이벌은 LPBA에 오기 전까지 자신이 없었다. 연습은 했지만, 자신이 없는 게임 방식 중 하나였다. LPBA에서 직접 경험해 보면서 서바이벌과 세트제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서바이벌 때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에 크게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세트제 경기에서는 멘탈을 안 놓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남자 선수들 경기에서도 2-0에서 2-2로 넘어가면 대부분 앞서가는 선수들이 지더라.

나도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똑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앞 시간에 경기를 했던 최원준 선수가 그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거라는 힘을 얻었다.
 

- 이제 4차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을 하게 되는데 가장 염두에 두고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멘탈적인 측면이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게 좀 오래 유지가 돼서 계속 득점이 안 나오는 상황이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멘탈 훈련을 더 해서 집중력을 높여야 할 것 같다. 


- 4차 대회까지 불과 일주일 정도밖에 여유가 없는데, 그 일주일을 어떻게 쓸 생각인가.

우선 아들 검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병원도 가야 하고, 공도 치면서 감각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주말에 엄마가 오면 엄마와도 대화를 오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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