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지난 5일 '당구 여제' 김가영(36)의 선수등록을 말소 처리했다. 사진은 LPBA 투어에 출전한 김가영의 경기 모습. 사진=김주석 기자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이 '당구 여제' 김가영(36)의 선수등록을 말소 처리해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당구연맹은 지난 5일 김가영이 소속된 인천체육회 산하 인천당구연맹관리위원회에 "김가영이 LPBA 투어 파나소닉 오픈에 출전했기에 2019년도 (선수)등록을 말소 처리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가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 2004년과 2006년 세계포켓9볼선수권대회, 2012년 세계포켓10볼선수권대회 등 세 차례나 세계챔피언에 오른 모름지기 한국 당구를 대표하는 선수다.

당구 종목 최초로 체육연금을 수령한 김가영은 현재까지 당구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82만5000원의 연금을 받는 등 한국의 스포츠 당구 발전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

그런데 PBA 프로당구협회(총재 김영수)와 선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당구연맹이 김가영의 LPBA 투어 출전을 문제 삼아 선수등록을 말소 처리하면서 선수 신분을 잃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김가영은 당구연맹의 선수등록 말소로 인해 당분간 국내외 포켓볼 대회에 선수로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당구연맹은 지난 3월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경기인등록규정 제21조 2항을 손봐 유사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선수에 대해 3년간 재등록을 금지하도록 했다.

당구연맹은 이 조항을 근거로 LPBA 투어에 출전한 김가영의 선수등록을 말소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가영 측은 당구연맹의 이번 결정에 대해 "PBA에 등록한 것도 아니고 초청을 받아 출전한 것인데, 선수등록까지 말소하는 것은 지나치다"라는 입장이다.

인천체육회도 전국체전을 앞두고 간판선수인 김가영이 선수 자격을 잃게 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당구연맹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에 따라 프로 및 유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선수를 규정대로 처리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에 당구연맹에서 등록을 말소처리한 선수는 김가영 뿐만이 아니다.

3쿠션 남자 선수 314명과 여자 선수 43명 등 총 357명이 당구연맹으로부터 선수등록을 말소당했다.

이들은 모두 PBA와 LPBA 투어 개막전 및 프로선발전에 출전한 선수들이다.

그중에는 한국 최초 아시안게임 당구 금메달리스트 황득희와 3쿠션 당구월드컵 챔피언 강동궁, 세계팀3쿠션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재근, 여자 세계3쿠션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이미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당구연맹의 이번 등록 말소처리에 따라 김가영을 비롯한 국가대표급 선수들 10여 명은 당장 올해 열리는 국내외 대회 출전 자격을 전부 박탈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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