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 세계캐롬연맹은 지난 15일 파룩 엘 바르키 회장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UMB-KBF 협력 보도문'에 서명하며 "오랫동안 지속된 분쟁을 해결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사진=UMB 세계캐롬연맹


[빌리어즈=김탁 기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당구대회 주최권을 두고 지난 7개월 동안 심각한 분쟁을 벌여온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과 UMB 세계캐롬연맹(회장 파룩 엘 바르키)이 극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15일 폐막한 '제1회 3쿠션 챌린지 월드 마스터스' 폐회식에서 UMB 바르키 회장은 "오늘 한 가지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UMB와 대한당구연맹은 그동안의 갈등을 접고 미래의 당구 발전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고, 남삼현 회장이 오늘 그 문서에 서명했다"라고 말하며 그간의 분쟁이 모두 해결되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울러 UMB는 공식 홈페이지에 'UMB-KBF 협력 보도문'을 공개하며 이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번 합의는 UMB와 KBF가 '동등한 원칙과 공동의 이익 위에 당구 스포츠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동의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크게 다음 세 가지 안에 양측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KBF는 UMB의 규정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에 동의하고, 나아가 KBF는 UMB 회원으로서 한 부분이 된다.

두 번째, UMB는 규정을 KBF의 재정과 스포츠적 관심을 고려해 적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UMB는 KBF가 손해를 보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

세 번째, UMB와 KBF 양측은 앞으로 갈등에 대해서 선의의 원칙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에 동의한다. 

지난 15일 오후 위 세 가지 조항에 UMB와 KBF가 합의하고 양측 대표자가 만나 공식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서 오랜 기간 지속된 분쟁이 종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UMB는 이번 합의를 종합적으로 "UMB와 대한당구연맹이 불행한 분쟁을 종식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오랫동안 협력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대한당구연맹에서 산하 시도연맹에 내려보낸 'UMB 주최 대회 한국 선수 출전 금지 및 징계 조치'는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UMB와 KBF는 지난해 12월 변경된 규정에 따라 UMB의 새로운 초청대회의 한국 개최를 두고 주최권과 방송권 등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 중대한 사안을 앞에 두고 두 단체의 분쟁으로 인한 종목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고, 국내에서는 이번 '3쿠션 챌린지 월드 마스터스'에 출전한 한국 선수 4명에 대한 징계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논란이 거세졌다.

게다가 대한당구연맹에서 얼마 전 포르토 당구월드컵 이후 UMB 주최 모든 대회에 한국 당구선수의 출전을 보이콧하면서 이번 분쟁 사태에 대한 국내 여론까지 크게 나빠졌다.

결국, 양 단체가 대화 채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자세를 낮추고 서로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UMB-KBF 협력 보도문

당구계 관계자들은 이번 합의로 인해 UMB에서 1년간 취소했던 LG유플러스컵 초청대회와 청주 3쿠션 당구월드컵 등의 대회가 다시 열릴 수 있게 되었으며, 각종 세계당구대회 유치를 비롯한 각종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동안 분쟁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중계권 문제는 세부적인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BF는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당구대회 중계권에 대해 독자적 행사권을 보장받지 못하면 '실질적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

UMB 역시 한국에서 열리는 중계권을 코줌인터내셔널을 통해 행사하며 상당 부분 재정적인 조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UMB가 중계권 규정을 어느 수준으로 보완할 것인지에 따라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효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3쿠션 챌린지 월드 마스터스 개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UMB와 코줌인터내셔널이 다음 대회 준비하는 과정에서 메인 스폰서를 유치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계권 등 주요 권한의 일부를 대한당구연맹에 양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당구연맹이 UMB-코줌 대회에 메인 스폰서 유치를 돕는 조건으로 중계권을 일정 부분에서 보장받으면 양측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당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한당구연맹이 한국 선수들의 제재 결정을 철회하고 UMB와 합의를 한 것은 매우 올바른 선택이다. 두 단체 모두 대승적인 차원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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