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호벤 오픈부터 한국 선수 출전 금지 결정..."규정대로 징계할 것"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한국 당구선수들은 포르투갈 당구월드컵까지만 출전한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이 UMB 세계캐롬연맹(회장 파룩 엘 바르키)에서 주최하는 3쿠션 당구월드컵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국 당구선수들은 오는 7월 2일 시작되는 '2018 포르토 3쿠션 당구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UMB 주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당구연맹 관계자는 "지난 벨기에 대회부터 관련된 논의가 있었는데, 포르투갈 대회까지는 비행기, 호텔 등을 예약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버호벤 오픈부터 한국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당구연맹은 남삼현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해 "UMB가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 KBF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남 회장 집행부는 최근 그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하여 버호벤 오픈부터 한국 당구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구연맹 소속 선수가 승인 없이 UMB 주최 대회에 출전신청을 할 경우, 불가피하게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당구연맹은 산하 시도연맹에 "우리 연맹의 승인하지 않은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징계를 강력히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내 선수들의 이탈방지 단속에 나섰다.
과거 당구연맹 소속 선수가 승인하지 않은 대회에 출전한 것이 문제가 되어 '제명' 처분을 받았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높은 수준의 징계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서도 당구연맹 관계자는 "징계 수위는 민감한 부분이지만, 규정대로 적용할 방침이다"라고 함축적으로 답했다.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UMB 주최 토너먼트는 포르토 당구월드컵(7.2~8)과 미국에서 열리는 버호벤 오픈(7.23~29),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터키, 9.18~20),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터키, 10.21~23),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이집트, 10.2~6), 라볼 당구월드컵(프랑스, 10.22~28), 후르가다 당구월드컵(이집트, 12.2~8) 등이다.
그밖에 사상 최고 상금이 걸린 맥크리리 3쿠션 챔피언 오브 챔피언스(미국, 8.5~11)와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스위스, 11.23~25), 클루망 컨티넨탈컵(프랑스, 12.14~16), 그리고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3쿠션 챌린지 마스터스' 등이 7월과 9월, 11월에 세 차례 열릴 예정이다.
또한, 이러한 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LG유플러스컵과 구리시, 청주시 등에서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당구대회까지 모두 개최하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 당구계는 물론 세계 캐롬 당구계 전체에 미치는 손해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구연맹과 UMB의 분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 강경하게 대치하는 양상으로 흐르면서 한국 선수들이 세계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직접적인 손해를 보게 된 상황까지 가게 되자 잠잠했던 선수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소식을 접한 한국 톱랭커 선수 중 한 명은 "그동안 어려운 형편에도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기 위해서 자비로 당구월드컵에 출전해 왔는데, 당구연맹의 이번 조치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다. 씁쓸하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선수도 "한국 땅에서 열리는 당구대회에 한국 선수만 출전하지 못하는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실이 왔다"라고 말하며, "당구 단체들이 근본을 모르고 선수들의 경기 출전을 담보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반면에 "UMB와 코줌이 한국 땅에서 3쿠션 챌린지 마스터스를 강행하지 않았더라면, 당구연맹이 이런 극단적인 조치까지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구연맹이 마땅한 이유로 규정 수정을 요청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UMB가 막무가내로 나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라며 한국 당구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한편, 당구계 내부에서는 이번 보이콧 사태로 인해 UMB 탈퇴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남삼현 회장과 집행부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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