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몇몇 사람들로부터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빌리어즈> 지면에 우리 업체가 나오면 현재 당구계의 비선실세에게 미운털이 박힌다”는 말이었다. 

결국 광고를 빼는 업체가 있었고, 심지어 취재를 거부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 이후 비리와 관련된 한 인물이 꾸준히 ‘당구계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당구연맹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당구계는 있어서는 안 될 일로 계속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예상했던 일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단체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장악하고 사유화하면서 맛을 본 권력의 달콤함이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달콤함이 비리 문제로 한순간에 날아갈 위기에 놓였다가 당구연맹 회장 선거를 기점으로 기사회생했으니, 필자를 비롯한 비리 척결을 주도한 관련자들에게 뻔한 보복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리 축소와 은폐에 동의하지 않았던 모 업체는 사상 초유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한 비선실세의 비리 혐의 파면’에 관여되었던 사람들에게 당구연맹 새 회장이 임명한 인사위원들은 직권을 남용하여 ‘체육계 영구퇴출’에 준한 규정 밖의 무시무시한 징계까지 내렸다.

그런데 핵심인 <빌리어즈>에 대한 보복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십수 년 동안의 그들의 행적을 볼 때, 광고 영업 방해나 취재 방해, 왜곡 언론으로 몰아세워 고립시키는 것과 같은 수법 등으로 그동안 비리 척결의 날을 세운 <빌리어즈>와 필자를 매장하려고 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예상했던 일이 지난 1년 동안 조용히 벌어지다가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여러 관계자들이 우려스러워하는 전화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비리 혐의자 주변 인물들이) 심각한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빌리어즈>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줄을 잘못 서면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어서 업자들의 동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하며, 과거 2007년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난 2007년에 <빌리어즈>는 당구연맹의 조직 사유화에 대한 문제를 기사화했다가 당시 실세였던 인물들이 주요 당구 업체에 공문을 보내서 “왜곡 언론에 광고를 주지 말라”고 업무를 방해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도 당구연맹 관계자들의 입에 "<빌리어즈>를 계속 발행하게 놔두어서 되겠느냐"라는 말이 서슴없이 오르내린다며, 그는 "체육단체에 봉사하겠다고 이들이 임원을 맡은 사람들이 뭐하는 짓인가"라며 성토했다.

이런 전화를 받고 며칠 후 한 업체에서는 ‘한쪽 줄’을 언급하며 광고를 중단했다. 

다시 얼마 후 다른 업체 한 곳에서도 광고를 중단했고, 어떤 업체에서는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그러나 <빌리어즈>는 광고가 빠져나가고 경영이 어려워져도 계속 발행된다. 지금까지 당구계 최초, 유일한 당구 전문 언론으로 31년 동안 휴간 한 번 없이 발행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1987년 창간되어 지난 31년 동안 당구 종목을 스포츠로 격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 <빌리어즈>는 이번에도 언론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구연맹 비리는 10여 년 지속되면서 이미 수억 원대로 불어나 가만히 놔두면 언젠가는 더 크게 폭발할 시한폭탄이었다. 

따라서 금전 비리가 발생하는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고, 결국 피해자는 당구인들이 될 것이 뻔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당구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당구연맹의 임직원에게 권한이 생기면 당구산업에 영향을 미쳐 제2, 제3의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당구연맹의 실세가 된 상당수 임직원들은 당구산업의 이권에 항상 개입하려고 했다.

이 실세들은 대부분 '을'의 위치에 있는 당구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뒷돈을 받거나,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는 방식으로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항상 대두되었다. 

이렇게 줄을 세우고 반대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업체나 사람들에게는 너무 자연스럽게 불이익을 주었다.

당구연맹의 실권자라는 이유로, 수십 년 동안 당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당구인들을 장사꾼으로 매도하여 하루아침에 발아래 두려고 해왔다.

당구연맹의 권한은 바로 그 '당구인'들이 잠시 빌려준 것에 불과한데, 그것을 내것처럼 사유화하여 정작 그 권한의 주인인 당구인들에게 칼을 들이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것은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부조리다. 

그런 그들에게 <빌리어즈>는 항상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당구연맹의 권한을 사유화하는 문제에 대해 기사를 내보내면 <빌리어즈>에게도 칼을 휘둘렀다. 

조금이라도 불리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광고 방해와 취재 방해가 뒤따랐다.

몇 년 전에는 <빌리어즈> 기사에 불만을 품은 한 실세 임원이 대회장에 ‘취재 거부’ 대자보를 붙였다가 당구연맹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빌리어즈>에 사과하는 일까지도 있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문체부 산하의 체육단체가 정책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특정 언론만 취재를 거부할 수는 없다. 헌법 위반이다.

언론은 권력에 대한 감시기제 역할을 하는 가장 중요한 고유의 임무를 갖고 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언론이 의무를 다하고 제 역할을 했다면, 지난 한국 사회에서 독재 권력의 칼에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빌리어즈>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계속해서 발행된다. 그리고 당구계가 적폐를 청산하고 쇄신할 수 있도록 언론의 양심과 의무를 끝까지 지킬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현 당구연맹 집행부가 비선실세와의 연결고리를 청산하고, 민주적인 이사회를 구성하여 당구연맹을 정상화할 때까지 계속해서 언론의 역할을 다하겠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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