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로 다가온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초대회장 선거에 참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당구계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당구 비리척결’이 진행되고 있었고 곧 마지막 비리 혐의자 징계만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대한당구연맹 집행부 임원 등 연맹을 비리단체로 만들어 단체에 큰 손해를 입힌 장본인들이 일찌감치 사퇴하고 자숙하기는커녕 선거판에 뛰어들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비리혐의로 징계를 받은 대한당구연맹 임직원들까지 선거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기를 썼다. 

그동안 조직사유화와 횡령, 배임 등 그들이 당구연맹에 끼친 피해가 막심한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단체에 발을 들이기 위해 막후에서 자신들이 밀고 있는 후보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과연 출마한 후보들은 자신을 영입하고 또는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핵심 인물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들과 손을 잡은 것일까.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된다면 비리혐의자들이 대한당구연맹을 장악하거나, 아니면 장영철 전 집행부의 인사들이 대한당구연맹에 재입성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빌리어즈>가 지난 1년 당구계 비리척결을 위해 진행했던 일은 선거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잠시 중단되었으나, 후보자들이 비리 혐의자들과 손을 잡는 정황이 드러나게 되면서 다시 재개했다.

어떤 후보자가 당선이 되던지, 그가 아는 사람이 많던지 돈이 많던지 아니면 힘이 있던지 우리가 진행했던 비리척결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통합 전 양 단체의 집행부에서 비리가 적발되어 중징계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았던 모든 임직원들은 새로운 집행부에 발디딜 자리가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당구계의 가장 역사적이고 중대한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서 8월 1일 선거인단의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당구 종목은 지금부터 4년 안에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전국체전이 위태롭다.

비리단체로 전락한 당구 종목이 전국체전마저 잃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금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선거를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표를 얻는데 급급해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것이 선거지만, 선거판에 뛰어든 당구인들이 선거 후에 당선자에게까지 누를 끼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후보자는 물론, 당구를 생각하면 더욱 해서는 안 될 전략이었다.

당구연맹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후보자의 비전과 공약으로 연맹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여 선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몇몇 후보자들이 비리 혐의자들과도 손을 잡고 계파의 표를 얻겠다는 비교적 손쉬운 선거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후보자와 그를 추천한 참모 역할을 하는 이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선거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도 알지 못하고 이런 전략으로 후보자까지 오히려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당구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과 당구계는 이제 새롭게 변화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선거인들은 비리 혐의자들과의 사슬을 끊고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당구를 살리는 선거다.

각 후보 진영의 각성과 선거인들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한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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