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연맹 회장 선거, 체육계 선거의 새 이정표 세워

선거를 보통 '민주주의 꽃'이라 표현한다. 선거는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한 사회의 중심축을 만드는 첫 번째 과정이다. 

그만큼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라고 표현한다.  

자유의사를 마음대로 개진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책과 방향에 서로 다른 주장들이 충돌하면 투표라는 수단을 통해 다수의 의견을 채택하는 다수결의 원칙을 따라 그 사회의 바람을 가늠하고 채택하게 된다.

지금까지 체육계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에게만 선거권을 주고 회장을 선출해왔다.

그러다 보니 협회가 사유화되고 비리가 생기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부작용이 심해졌다. 

그래서 정부는 체육단체가 통합되면서 체육계도 체육인들 다수의 의결로 끌고 협회를 끌고 나가도록 방향을 전환했다. 

정부의 주도로 체육개혁의 칼날을 과감하게 들이댄 것이다.

정부가 IOC조차도 반대했던 선거인 투표를 강행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진행된 체육개혁을 중단할 수 없고 엘리트와 아마추어가 통합되면서 덩어리가 커진 협회가 사유화될 경우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오는 10월 5일에 열리기 때문에 종목단체들은 8월 12일까지 회장선거를 모두 마치고 체육회에 보고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협회가 회장 선거를 마쳤다. 그러나 대부분 입후보자가 많아야 두 명이었고, 대체로 한 명을 추대하는 협회가 많았다. 

대한당구연맹처럼 4명이 입후보한 협회는 없었다. 체육계에서도 "당구가 뭔데 저런 유력인사들이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지"라며 놀라는 눈치다. 

이렇게 많은 후보자가 생겼다는 것은 당구는 정부 방침에 따라 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합리적인 집행부를 구성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메시지를 보며 이렇게 좋은 후보자들이 당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이들도 있었고, 선거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당구라는 종목이 체육계나 외부에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리고 비리단체로 직원들 급여가 6개월이나 전액 삭감된 체육계에서조차 미운 오리 새끼 취급받았던 처지였지만, 유력인사들이 입후보하여 서로 당구를 살리겠다고 약속하는 통에 대외적으로 당구는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당구 종목은 체육계 선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것은 공통으로 인식하는 부분이다.  

대한당구연맹 초대회장 선거는 체육계 역사에 남을 만한 선거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그러하다. 

그러나 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다.

선거인 119명에 주어진 권리가 앞으로 당구 종목과 대한당구연맹의 앞날을 결정짓는다. 

앞으로 4년은 당구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선거인 119명은 당구의 미래를 결정지을 투표권 행사를 아는 사람들의 청탁에 의해 섣불리 행사해선 안 된다.

선거인 스스로 후보들의 면면을 세세히 검토해 보고 가장 적합할 것이라 생각하는 후보자에게 자의적 의사로 행사하기를 당부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당구계의 꽃은 선거인 119명의 선택이 피우게 될 것이다.

오늘 그 꽃이 당구계에도 피워지길 기대한다.

선거인 여러분 모두가 소중한 투표권을 신중하게 행사하길 부탁한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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