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보이콧 하면 약 2억5천만원 사업비 삭감은 기정사실, 자칫하면 종목 퇴출
[빌리어즈=김탁 기자]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회장 박종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당구 종목의 운명이 판가름난다.
이번 총회에서 전국당구연합회 16개 시도 32명의 대의원들 중 과반수인 17명 이상이 참석하지 않게 되면 최악의 경우 '당구 종목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만약 이번 사태로 당구 종목이 체육계에서 퇴출당할 경우 당구계는 시장, 산업에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체전 정식종목, 실업팀, 대기업 후원 등은 모두 깨지게 되는 것은 물론 당구는 사실상 회생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구는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국내에서도 ‘대한스포츠당구협회’가 창설되고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구는 2014년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에서 탈락했고,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와 월드게임 등의 인지도가 낮은 국제대회에서만 정식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당구의 상황으로 볼 때, 만약 종목이 퇴출당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는 한 체육계 재입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영구 퇴출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박종화 회장의 '비리 척결’ 결정 이후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내부 갈등이 원인이다.
16년간 전국당구연합회를 장악했던 전 사무처장 방모 씨가 지난해 10월 16일 횡령 혐의로 파면당하자 방 씨 측근의 대의원들은 박종화 회장의 탄핵을 추진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정기총회 보이콧 사태까지 벌였다.
매년 2월까지 개최하여 3월 이전에 상급단체에 보고해야 하는 정기대의원총회는 전년도 사업 결산과 올해 사업 예산을 승인하는 중요한 절차다.
정관에 따라 상급단체에서는 정기총회 보고가 올라오지 않으면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
그런데 전국당구연합회는 지난 2월 26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 대의원 19명이 무더기로 참석을 하지 않으면서 예산 2억5천만원 가량이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박종화 회장 반대 측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방해하여 제4차, 제5차 이사회까지 무산시키면서 통합 법정기한을 보름 남기도록 통합추진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했다.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회장 강영중)에서는 전국당구연합회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리며 “18일까지 정기총회 결과를 보고하지 않으면 사고단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박종화 회장은 “17일에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27일 이전에 통합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인 '종목 퇴출'을 막기 위해 서둘러 통합 작업에 나서 지난 14일 통합 관련 의결을 마쳤다.
이에 따라 통합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당구연합회의 정기총회가 무산될 경우 매년 1억5천만원 가량 지원되는 생활체육지도자 수당과 실버스포츠사업비 1억원 등 총 2억5천만원의 예산이 삭감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