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시즌 마지막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라트 나지 초클루.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데뷔 시즌 마지막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라트 나지 초클루.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작은 거인'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 하나카드)가 데뷔 시즌 마지막 투어에서 마침내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와 함께 프로당구 PBA로 이적한 '튀르키예 빅3' 중 가장 힘든 데뷔 시즌을 보낸 초클루가 시즌 막바지에 가장 크게 웃었다.

초클루가 속한 하나카드 팀은 팀리그 마지막 5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우승을 차지했으며, 혁혁한 공을 세운 초클루는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우승자 초클루.
우승자 초클루.

이뿐 아니라 자신감을 회복한 초클루는 오늘(3일) 열린 프로당구 PBA 마지막 9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하나카드 팀 동료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을 역전승으로 꺾고 우승까지 차지해 자력으로 1부 투어 잔류와 월드챔피언십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초클루는 "사실 그동안 PBA 투어에 적응이 어려웠는데, 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MVP에 선정되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내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고 이번 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팀리그 파이널 직후 응우옌꾸옥응우옌과 다음 대회 결승전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늘 준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라고."라며 응우옌꾸옥응우옌과 함께 결승에서 대결한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초클루의 우승 기자회견 전문이다.

우승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초클루.
우승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초클루.

PBA 첫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소감이 어떤가?

우선 우승할 수 있어서 매우 매우 기쁘다. 이번 대회 시작 전에 최소한 준결승전에 올라가야지만 월드챔피언십에 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 준결승 진출이 확정됐을 때 매우 기뻤고, 오늘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데뷔 후 128강에서 탈락하는 경기가 더 많았다. 갑자기 우승까지 차지한 데는 얼마전 팀리그 우승도 영향이 있었나?

물론이다. 당연히 팀리그 우승이 이번 대회에 영향을 미쳤다. 팀리그에서 우승하고 MVP까지 받으면서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사실 포스트시즌 전까지만 해도 PBA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팀리그 5라운드와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PBA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나 자신을 더 믿게 되면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응우옌꾸옥응우옌과는 같은 팀 동료인데, 결승전 시작 전에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사실 팀리그 후 응우옌꾸옥응우옌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있다. 그전까지는 내가 월드챔피언십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다음 대회 때 꼭 결승전에서 보자고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오늘 내 준결승전이 끝나고 응우옌 선수도 준결승전이 끝나고 우리가 파이널에서 만나게 됐을 때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초클루는 "팀 동료 응우옌꾸옥응우옌과 결승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고 기뻐했다. 준우승자 응우옌꾸옥응우옌과 우승자 초클루.
초클루는 "팀 동료 응우옌꾸옥응우옌과 결승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고 기뻐했다. 준우승자 응우옌꾸옥응우옌과 우승자 초클루.

이전 UMB에서도 월드컵 우승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던 세계 톱 랭커였는데, 뒤늦게 PBA에 뛰어든 이유가 뭔가?

사실 최근 몇 년간 UMB 단체에 대해 실망을 했고, 아마추어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는 도중 PBA의 경기를 보면서 좋은 단체고, 좋은 환경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PBA로 오게 됐다. 또 부수적인 이유지만 큰 상금과 수익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또 친한 한국 친구 두 명이 PBA에 오면 즐겁고 재미있게 당구를 칠 수 있고, 나와도 잘 맞을 것 같다고 설득해서 오게 됐다.

기대했던 만큼 성적을 못 내서 조급하거나 괜히 왔다는 후회를 하지는 않았나?

지난 8개 투어를 치르면서 나 자신한테 매우 실망했고,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다니엘 산체스와 PBA 시스템이라든가, 새로 바뀐 테이블, 공에 관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또 다른 프로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조재호는 "너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PBA에 적응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이적 초반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세미 사이그너 같은 선수도 있지만 많은 선수들이 최소 1년의 적응기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1년 안에 트로피를 한 번 들었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우승에 큰 동기부여가 된 하나카드 팀원들과 구단 관계자. 
이번 우승에 큰 동기부여가 된 하나카드 팀원들과 구단 관계자. 

이번 우승에 큰 힘이 된 사람이 있나?

하나카드 동료들이다. 오늘처럼 이렇게 항상 응원 와주고, 개인적으로 연습할 때도 조언해 줘서 큰 도움이 됐다. 또 그들이 월드챔피언십에 꼭 같이 가자라고 말을 해줘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 시즌이 끝나면 같이 휴가를 가기로 했는데, 이런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에 대한 생각 역시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팀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당구는 개인 스포츠인데, 팀리그에 참여해야 했을 때 어땠나?

15년 동안 유럽에서도 팀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팀 시스템에 익숙하다. 물론 유럽에서의 팀과 한국에서의 팀 생활이 다른 점은 있지만, 그래도 팀 스포츠로서 오래 해왔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당구가 개인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팀 스포츠로서도 좋은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전은 쉽게 경기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팀 스포츠일 때는 포기할 수가 없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하나카드 팀원들은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많은 도움을 줬고, 내가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을 때도 웃어주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최고의 팬이자 서포터인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초클루와 그의 아내 에멜 초클루. 
"최고의 팬이자 서포터인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초클루와 그의 아내 에멜 초클루. 

우승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예전에도 우승 세리머니를 크게 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게 내 캐릭터이고, 나만의 스타일인 것 같다. 지난번 팀리그 우승 때는 너무 기뻐서 울었는데, 오늘은 눈물은 나지 않았다. 다만, 아내가 우는 걸 보기 전까지는.

대신 울어준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아내는 나의 최고의 팬이자 최고의 서포터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를 응원해 주고, 내가 잘할 때도, 못 할 때도 항상 나를 응원해 주는 최고의 팬이다. 정말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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