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PBA 팀리그 파이널에서 우승 직후 남편 무라트 나지 초클루와 포즈를 취한 에멜 초클루.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프로당구 PBA 팀리그 파이널에서 우승 직후 남편 무라트 나지 초클루와 포즈를 취한 에멜 초클루.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가 프로당구 PBA 이적 후 최고의 날을 맞았다. 바로 얼마 전 막을 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파이널에서 초클루의 소속팀인 하나카드가 우승을 차지한 것.

특히 파이널 7차전 5세트에서 초클루는 SK렌터카의 강동궁을 11:5로 꺾고 팀 승리를 확정했다.

초클루는 PBA 팀리그 4라운드까지 좀처럼 팀리그에 적응을 못 하는 모습이었지만, 5라운드부터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하며 포스트시즌에서는 그가 왜 초클루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초클루의 부활 뒤에는 부인의 내조를 빼놓을 수 없다. 초클루가 PBA로 이적한 배경에 부인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고, 한국 생활 적응에 부인이 함께해 큰 도움이 됐기 때문.

초클루의 부인 에멜 초클루(40)는 유럽의 당구전문지 코줌에서 오랫동안 당구 기자로 활동하며 당구계 전반의 분위기와 상황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다음은 지난 6개월 동안 PBA에서 활동하는 남편을 지켜본 에멜 초클루와의 인터뷰다.

무라트 나지 초클루와 그의 부인 에멜 초클루.
무라트 나지 초클루와 그의 부인 에멜 초클루.

이번 시즌 처음으로 프로당구 PBA 투어에 합류한 남편 무라트 나지 초클루를 옆에서 지켜본 소감이 어떤가?

흥미롭고 재밌다. 이전에 코줌에서 당구 기자로 일해서 굉장히 오랜 기간 당구 팬으로서 한국의 당구를 지켜봤다. PBA의 방송 환경과 대회장 분위기가 이전 UMB 때와 달라서 놀랐다.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남편의 경기를 지켜보는 게 가장 흥미로웠다.

남편 초클루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을 항상 바로 뒤에서 지켜보던데, 어땠나?

심장이 너무 아팠다. 남편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앞서고 있더라고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다. 그걸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지만 한 명의 당구 팬으로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또 남편이 0:11로 지고 있다가 역전했을 때는 속으로 역전이 불가능하고 회생하기 힘들겠다 생각했지만, 역전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희열을 느꼈다.

초클루가 PBA로 이적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뒤늦게나마 PBA 이적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내가 남편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조언했다. 사실 PBA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PBA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 PBA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모으고 지난 4년간의 투어를 지켜보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자.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런 게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어디든 우리가 함께 있는 곳이 우리 집이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 않았다.

PBA 팀리그에서 하나카드 경기를 중 남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에멜 초클루
PBA 팀리그에서 하나카드 경기를 중 남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에멜 초클루

PBA 이적 후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정착해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덕분에 살도 좀 찐 것 같다. 사실 이스탄불보다 한국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스탄불에 살 때보다 더 좋다. 

당구선수의 아내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항상 침착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렵다. 내가 불안해하거나 긴장하면 남편도 그걸 느끼기 때문에, 특히 경기 전에 그런 느낌을 주면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남편보다 더 침착해야 하고 떠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PBA와 UMB의 대회 환경이 많이 다르다. 전직 당구 기자의 눈으로 직접 본 PBA는 어땠나?

UMB와 다르게 PBA는 굉장히 관객 친화적인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리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고 있어도 관객석에서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PBA는 자유롭게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당구 스포츠팬으로서 관객을 위한 PBA가 굉장히 재미있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에멜 초클루.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에멜 초클루.

반면,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나?

현재로서도 좋지만, 조금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TV로 볼 때 어떤 경기는 관객이 많이 없어서 아쉽다. PBA 객석이 더 채워져 있는 모습을 본다면 TV 시청자들도 더 익사이팅하고 흥미진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그런 부분이 조금 더 보완되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PBA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긴 시간 한국에 체류할 텐데,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나?

일단 한국어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특별한 계획이 없지만 한국어에 숙달하고 나면 그 이후에 계획을 짜보려고 한다. (인터뷰 후 에멜은 자신의 이름을 직접 한글로 적어줬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당신은 할 수 있어. 계속 힘내줘.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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