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클루, 0-2에서 4-2로 '역전 우승'…프로 통산 20번째 투어 챔피언
위기의 순간에 빛난 '관록'…하이런 12점 결정타로 응우옌꾸옥응우옌 압도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가 3일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가 3일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작은 거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가 프로당구(PBA) 데뷔 시즌 마지막을 역전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3일 저녁 8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9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초클루는 베트남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에게 세트스코어 4-2로 역전승을 거두며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초클루는 이번 2023-24시즌에 데뷔해 이번 대회 전까지 8차례 출전한 투어에서 128강 1회전 탈락만 5번이나 될 정도로 부진했다.  지난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딱 한 번 16강에 올라간 것이 시즌 최고 성적이었다. 

과거 아마추어 시절에 3쿠션 당구월드컵을 2회 우승하고 준우승을 세 차례 차지하며 오랜 시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프로 첫 시즌 성적이 초라했다.

그러나 이번 9차 투어에서는 초반에 만난 강적들을 차례로 꺾으며 16강 벽을 넘어섰고, 8강과 준결승, 결승까지 승리하며 시즌 마지막 우승상금 1억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초클루는 9차 투어에서 종전 시즌 최고 성적 16강을 넘어섰다.
초클루는 9차 투어에서 종전 시즌 최고 성적 16강을 넘어섰다.
이번 대회에서 첫 결승에 진출했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첫 결승에 진출했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초클루는 이번 대회 128강에서 만난 김임권(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 64강에서는 전 대회 준우승자 임성균(하이원리조트)을 승부치기에서 제압하며 32강에 진출했다.

32강에서 구민수에게 3-1로 승리한 초클루는 16강에서 김종원에게 3-1, 전날 8강에서는 같은 튀르키예 동료 선수이자 데뷔 동기인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와 하이런 13점, 12점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결승에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한국의 황형범을 상대로 초반 3세트까지 연승을 올려 3-0으로 앞섰는데, 결승행 마지막 문을 열지 못하고 3-3 동점을 허용해 최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7세트에서 관록이 살아난 초클루는 황형범을 11:4(8이닝)로 제압하며 4-3으로 승리를 거두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결승에서는 0-2의 위기를 극복하고 4-2로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마침내 PBA 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다.

초클루는 결승에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위기에 놓였지만, 3세트부터 6세트까지 4연승을 거두며 승리했다.
초클루는 결승에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위기에 놓였지만, 3세트부터 6세트까지 4연승을 거두며 승리했다.
결승전 뱅킹
결승전 뱅킹

'0-2 → 4-2' 역전 우승…5세트 '하이런 12점' 결정타로 역전 발판

초클루는 결승전 1세트에서는 9:13에서 12:13까지 쫓아갔지만, 9이닝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이 2점을 마무리해 12:15로 패했고, 2세트는 6:5에서 5이닝에 9점타를 맞고 7:15(6이닝)로 패했다.

먼저 두 세트를 빼앗기며 흐름을 내준 초클루는 3세트 초구에 6득점 후 2이닝 4득점으로 10점을 만들면서 다시 살아났다. 막판에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쫓아와 12:10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7이닝 공격에서 먼저 마무리를 하면서 15:10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상승세로 돌아선 초클루는 4세트 9이닝까지 12:7로 앞서다가 10이닝에 4점타를 허용하고 12:11까지 따라잡혀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다행히 10이닝 후공에서 남은 3점을 마무리하면서 15:11로 승리를 거두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초클루는 5세트에서도 1이닝에 응우옌꾸옥응우옌의 8점타를 맞아 쉽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데 곧바로 하이런 12점 결정타로 응수하면서 14:8로 역전한 뒤 4이닝 만에 15:11로 승리를 거두고 세트스코어 3-2로 역전했다.

6세트에서는 응우옌꾸옥응우옌이 8이닝에 14점에 도달하며 10:14로 패색이 짙었다. 마지막 7세트 승부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에서 초클루는 남아 있던 5점을 모두 득점하는 괴력을 보여주며 15:14로 6세트에서 승부를 마무리했다.

프로 첫 우승트로피를 9번째 대회에서 획득한 초클루.
프로 첫 우승트로피를 9번째 대회에서 획득한 초클루.
우승 후 아내와 손을 맞잡고 기뻐하는 초클루.
우승 후 아내와 손을 맞잡고 기뻐하는 초클루.

팀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과 MVP 선정…정규투어 챔피언 등극

초클루는 지난해 말에 열린 PBA 팀리그 4라운드부터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초 5라운드에서는 소속 팀 하나카드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포스트챔피언까지 등극하며 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얼마 후 열린 8차 투어는 '최고령 프로 선수' 아드난 윅셀(튀르키예)에게 1-3으로 져 128강에서 탈락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는데, 이번 9차 투어를 우승하면서 팀리그 MVP와 정규투어 우승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종전까지 68위에 그쳐 월드챔피언십 출전이 어려웠던 초클루는 이번 9차 투어 우승으로 랭킹 8위까지 올라오게 되면서 출전이 가능해졌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초클루는 "8번의 투어를 치르면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마지막 투어에서 드디어 우승을 했다"며 "응원해 준 하나카드 동료들 고맙고, 멋진 대회를 열어준 크라운해태에 감사하다"며 소감을 말했다. 또한, "나의 스폰서 JBS 박석준 대표와 나의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우승 초클루와 준우승 응우옌꾸옥응우옌,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가장 오른쪽), PBA 장상진 부총재(가장 왼쪽).
우승 초클루와 준우승 응우옌꾸옥응우옌,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가장 오른쪽), PBA 장상진 부총재(가장 왼쪽).
우승 인터뷰를 하는 초클루.
우승 인터뷰를 하는 초클루.

각종 기록 쏟아진 9차 투어…초클루는 '20번째 투어 챔피언'

초클루의 우승으로 PBA 정규투어는 한국 선수의 4회 연속 우승이 막을 내렸고, 이번 시즌 외인들은 9차례 투어에서 5번을 우승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번 마지막 대회에서는 각종 기록이 쏟아지기도 했다. 8차 투어에서는 역대 최저 인원 1명이 32강을 통과하며 부진했던 외인은 이번 9차 투어에서는 8강 중 역대 가장 많은 7자리를 차지하며 다시 살아났다.

특히, 그동안 상위라운드에 단골로 올라오던 스페인이 사상 처음 64강전을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는 이변이 연출됐고, 그 빈자리에 베트남과 튀르키예가 올라왔다.

베트남은 8강에 사상 처음 3명이 진출해 '베트남 광풍'을 일으켰고, 한국은 '돌아온 탕자' 황형범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준우승자 응우옌꾸옥응우옌도 프로 데뷔 후 처음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노렸으나, 관록의 초클루에게 막혀 다음으로 기회를 미뤘다. 우승을 차지한 초클루는 PBA 투어 20번째 우승자로 기록됐다.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한 초클루와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한 초클루와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
준우승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
준우승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
웰뱅톱랭킹상을 받은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웰뱅톱랭킹상을 받은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앞서 열린 여자부에서는 김민아(NH농협카드)가 결승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꺾고 역대 최단시간인 97분 만에 우승트로피를 차지해 시즌 2승과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웰뱅톱랭킹상은 128강전에서 애버리지 3.000을 기록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게 돌아갔다.

이번 2023-24시즌 9차례 정규투어를 모두 마친 프로당구는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총상금 5억5000만원이 걸린 '2023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월드챔피언십에는 PBA 1부 투어와 LPBA 투어 시즌 상금랭킹 32위까지 출전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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