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원의 당구칼럼] 심판과 선수의 매너에 대한 생각
상태바
[류지원의 당구칼럼] 심판과 선수의 매너에 대한 생각
  • 류지원(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
  • 승인 2018.03.19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 어떤 스포츠 종목도 변하지 않는 룰이란 없다. 급변하는 정세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포츠 경기에서의 시대적 요구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다룰 칼럼 내용 중에 변하지 않는 규칙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지금 적용되고 있는 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과 주관적인 견해가 다소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필자 주>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구 심판은 선수보다 더 매너에 대한 부분을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구는 멘탈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무너진 멘탈은 회복이 불가하고,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선수가 생긴다면 그 심판은 이미 존재의 의미를 잃은 심판이다.

이처럼 심판은 자신의 순간의 실수가 너무 큰 책임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더더욱 그에 대한 연구를 심도있게 해야 한다.

종종 자신의 위치가 선수보다 우위에 있다고 착각하는 심판을 볼 때가 있는데, 절대적으로 모든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다.

심판은 그 선수가 훌륭한 경기를 끝까지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조력자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두 선수에게 최대한 공평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선수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 아니다.

환경을 통제하는 과정에서는 분명 '지시하는' 언어가 들어갈 수는 있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지시가 아니라 "Would you please?"의 정중한 의미로 전달 돼야 하는 지시적 언어이다.

심판의 권위를 세우고 싶다면 실수하지 않는 심판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실수는 오심은 물론 선수에 대한 예의도 포함된다.

 

선수의 매너

모든 스포츠에서 '스포츠맨십'이라는 조항이 적용된다는 것은 스포츠와 선수의 매너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컬링 경기가 그 좋은 예다. 당구는 특히 '신사의 스포츠'라고 할 정도로 매너를 중시하는 종목이다.

간혹 심판을 보면서 자신의 화를 누르지 못하고 정중하지 못한 방법으로 심판에게 어필하는 선수들을 만나게 되기도 하는데, 순간의 억울함이 화가 되어 정중하지 못할 수는 있으나 정당할 수는 있다. 

필자는 "정당한 어필은 실력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심판에게 어필하지 않고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어필하지 않은 선수 자신의 잘못도 있다는 말이다. 

심판에게 정당한 어필은 약간 정중하지 못했다 해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선수도 사람인데 어찌 매 순간 정중할 수 있겠는가.

정중하지 못한 어필도 '정도'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정도'를 지나치게 되어 심판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순간 그 경기는 잘못된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오랫동안 많이 이야기되어 왔었고,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굳이 여기에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

 

심판의 매너

때로는 심판의 입장에서 피해 의식이 강한 선수를 만나게 되면 큰 문제가 아닌데도 격하게 항의하고 어필하는 선수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심판은 넓은 아량으로 포용력 있게 선수를 다독이고 진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매뉴얼 대로 대처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동료와 그 스트레스를 나누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필자가 심판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면서 느낀 그 무게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무거웠고 심리적으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 무척 컸다.

심판에 대한 회의감에 싸였던 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어려움을 이겨냈을 때 그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당구심판으로 오랜 시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다.

대한민국 모든 당구 심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매너 있는 심판으로, 훌륭한 친구로, 조력자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그래서 한국 당구선수들이 대한민국을 세계 당구 최강국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주길 부탁한다.


 

필자 류지원

현 대한당구연맹 공인심판
현 대한당구연맹 여자 3쿠션 당구선수
경기지도자 2급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 류지원 공인심판에게 당구 규칙에 대해 물어보세요.

평소 당구 규칙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칼럼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 등을 <빌리어즈> 페이스북 페이지로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이메일(thebilliards@daum.net)로 보내주시면 류지원 심판이 직접 답변해 드립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