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구리 세계포켓9볼챔피언십' 입상자 <사진 = 빌리어즈>

[빌리어즈=김탁 기자]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포켓볼 세계대회가 막을 내렸다. 

총 상금 약 2억원을 걸고 전 세계 포켓볼 최강자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 '2017 구리 세계포켓9볼챔피언십'이 15일 오후 8시에 열린 시상식 및 폐회식을 끝으로 8일간의 레이스를 모두 마무리했다.

우승은 남자부 류정치에(22∙대만)와 여자부 루빌렌 아미트(36∙필리핀)가 차지해 우승상금 3000만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준우승은 남자부 요한 추아(25∙필리핀)와 여자부 웨이츄치엔(27∙대만)이 차지했다. 

15일 오후 4시부터 차례로 열린 남자부와 여자부 결승전에서 대만의 신인 류정치에는 11-10으로 '필리핀 신성' 추아에게 신승을 거두었고,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아미트가 웨이츄치엔을 9-2로 꺾고 이번 대회 피날레를 장식했다.

남자부 '류정치에-요한 추아' 결승전 뱅킹 <사진 = 빌리어즈>

2002년 이후 남녀 동반 단일대회 최고 성적을 올린 한국은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모두 4강에 오르는 큰 수확을 올렸다. 

남자부 권호준(24∙호남대)은 2002년 요미우리 오픈에서 우승한 정영화(서울시청)의 뒤를 이어 15년 만에 남자 포켓볼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했다.

준결승전에서 우승자인 류정치에에게 10-11로 아깝게 져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10년 가까이 부진했던 남자 포켓볼의 가능성을 보여준 권호준은 2008년 유승우(대전) 이후 세계 톱랭커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권호준은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세계 최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새로운 남자 포켓볼의 강자로 입지를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값진 결과를 올린 박은지, 권호준 <사진 = 빌리어즈>

여자부 박은지(29∙동양기계)도 한국 여자 포켓볼의 자존심을 지키며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은지는 준결승전에서 우승자 아미트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불운의 브레이크 파울'로 아쉽게 8-9로 패해 결승에 오르지는 못했다.

남자부 제프리 이그나시오(25∙필리핀)와 여자부 저우제위(31∙대만) 등은 공동 3위에 이름을 나란히 올렸다.
 

전남사대부중 3학년인 서서아는 16살의 나이로 세계 대회 32강에 진출했다 <사진 = 빌리어즈>

한국 포켓볼, 가능성 확인하는 값진 성과 올려
당구 팬 "구리시에 감사, 세계대회 계속되길 원해"

이번 대회에서 한국 포켓볼 유망주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 포켓볼은 고태영(25∙세종), 서서아(16∙전남사대부중), 이우진(18∙안양여상), 한소예(24∙경남), 양혜현(21∙국민대), 진혜주(21∙한체대), 박혜란(21∙송곡대), 권보미(23∙경기) 등의 '진주'를 발견했고, 박은지를 비롯한 이귀영(40∙전남), 최솔잎(28∙광주), 이준호(39∙강원), 하민욱(36∙부산시체육회) 등 기성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한국 포켓볼은 세계대회에 선수들이 자주 출전하지 못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구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경기대회에 정식종목에 채택될 경우 가장 메달이 많은 포켓볼 종목에서 한국은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대부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 10대와 20대 유망주들은 이번 대회 스테이지1에서 세계 톱랭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스테이지2 본선 무대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이러한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고등학생 이우진도 이번 대회 32강에 진출했다 <사진 = 빌리어즈>

대회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한국 포켓볼 유망주들이 세계 무대에서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깊은 대회였다. 변변치 않은 지원 속에서도 꾸준하게 발전해 온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소감을 말했다. 

한 포켓볼 중견 선수는 "한국 당구가 새로운 방향을 찾는 역사적인 대회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구리시에서 이렇게 좋은 대회를 개최해준 것에 대해 백경현 구리시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포켓볼 당구 팬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계속해서 한국에서 포켓볼 세계대회가 꾸준하게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폐회식에서 환송사를 하는 백경현 구리시장 <사진 = 빌리어즈>

백경현 구리시장 "구리와 당구가 항상 함께하길 기원"
앤더슨 회장 "공식용품 민테이블 우수성 놀라워"

백경현 구리시장은 폐회식에서 "지난 일주일간 대회를 위해 노력한 모든 선수 및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최근 당구 종목이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되기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당구가 성공적으로 올림픽에 입성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구리시와 당구가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민경자 구리시의회 의장도 환송사에서 "구리시에서 포켓볼 대회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고, 당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되어 이 자리에 있는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하게 실력을 뽐내기를 바란다"고 대회를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도 "한국 최초의 포켓볼 세계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쁘다. 함께 땀흘린 모든 선수들과 관계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WPA 세계포켓볼협회 이안 앤더슨 회장은 이번 대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며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사진 = 빌리어즈>

이번 대회를 끝까지 참관한 WPA 이안 앤더슨 회장은 "한국 최초 WPA 대회의 성공 개최를 축하한다. 한국이 캐롬 뿐만 아니라 포켓볼 종목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대회의 공식당구대 민테이블의 우수성도 놀라웠다"며 폐회식에서 소감을 말했다.

한국 포켓볼의 활성화와 포켓볼 종목의 세계적인 발전, 아울러 구리시를 국제인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국내 최초의 포켓볼 세계대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개최된 이번 '2017 구리 세계포켓9볼챔피언십'은 모두가 만족할 만한 큰 성과를 남기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7 구리 세계포켓9볼챔피언십' 관계자들과 입상자들 <사진 = 빌리어즈>

◆ 결승전 결과

<남자부>
류정치에(대만) 11-10 요한 추아(필리핀)

<여자부>
루빌렌 아미트(필리핀) 9-2 웨이츄치엔(대만)

 

◆ '2017 구리 세계포켓9볼챔피언십' 최종 순위

<남자부>
우승
류정치에(대만)
준우승 요한 추아(필리핀)
공동 3위 권호준(호남대) 제프리 이그나시오(필리핀)

<여자부>
우승
루빌렌 아미트(필리핀)
준우승 웨이츄치엔(대만)
공동 3위 박은지(동양기계) 저우제위(대만)

 

경기결과 제공=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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