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 주니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한국의 오명규(강원)가 진출하며 15회 연속 4강 진출 대기록을 이었다. 오명규는 17일 자정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2023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곤살로 산투스(포르투갈)에게 36이닝 만에 35:29로 승리했다.
같은 시각 8강전에 출격했던 정예성(서울)은 다니엘 사인스 파르도(스페인)에게 22이닝 만에 20:35로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두 명 모두 준결승에 올라가는 그림을 예상했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 2007년에 우승한 김행직(전남)을 시작으로 오태준(크라운해태), 김준태(경북체육회), 정해창,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 김태관(크라운해태), 신정주(하나카드), 한지승, 이범열, 장대현, 고준서, 조화우, 고준상 등 총 14명이 주니어 세계선수권 4강에 올라가 16년 동안 기록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양쪽 당구대에서 나란히 경기한 오명규와 정예성 모두 끌려가면서 이 기록이 끝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정예성이 먼저 패하면서 남은 오명규의 경기 결과가 관건이었는데, 이때까지 오명규도 25:28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기록이 멈추기 직전 갈림길에 서 있었다.
다행히 오명규가 막판에 적시타를 터트려 30:28로 역전한 뒤 마무리까지 해내면서 연속 15회 입상을 달성했다. 오명규는 8강전 초반에 4:10까지 끌려가다가 서서히 폼을 찾고 19이닝에는 17:18로 동점과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전을 24이닝 만에 22:20으로 마친 오명규는 후반 초반에 5연타석 무득점에 그치면서 접전 승부를 이어갔다.
한두 점씩 앞서가는 산투스를 계속 추격했던 오명규는 25:28로 지고 있던 33이닝에서 천금 같은 5점타를 성공시켜 30:28로 역전했다. 35이닝 타석에서는 다시 3점을 뽑아 34:28까지 점수를 벌렸고, 다음 36이닝에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며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2004년생으로 올해 19살인 오명규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했다.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고 나온 첫 무대에서 오명규는 조별리그 2승과 16강, 8강 등 4전 전승을 거두고 준결승까지 올라오며 돌풍을 일으켰다.
애버리지 1점까지 딱 한 큐가 모자라 0.972로 마감한 8강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는 모두 1점대 이상의 기량을 보였다.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는 전 대회 준우승자인 디미트리오스 셀레벤타스(그리스)를 15이닝 만에 25:13으로 꺾으며 애버리지 1.666을 기록하기도 했다. 4경기 합산 애버리지는 1.200.
준결승에서 만나는 파르도보다는 앞서는 기록이다. 파르도는 8강에서 정예성을 꺾기는 했지만, 애버리지에서는 1.043으로 오명규에게 뒤진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는 한국의 고준상에게 19이닝 만에 25:17로 패하기도 했다. 이번 승부에서 오명규가 파르도를 이기면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부라크 하샤쉬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오명규가 세계선수권 결승까지 올라가 지난해 하샤쉬에게 빼앗긴 타이틀을 다시 찾아올지 주목된다. 준결승전은 대회 마지막 날인 17일 저녁 7시에 시작되며, 이에 앞서 5시에 열리는 준결승전 승자와 최종 우승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 경기는 아프리카TV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