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세계선수권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세 차례 열렸다가 2005년에 한 차례 열렸고, 2007년부터 1년제로 다시 열려 김행직이 한국 당구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세 차례 열렸다가 2005년에 한 차례 열렸고, 2007년부터 1년제로 다시 열려 김행직이 한국 당구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본지에 2001년 10월호에 보도된 제1회 주니어 세계선수권 사진. 왼쪽부터 한국의 신승수, 초대 챔피언 카시도코스타스, 박인수.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본지에 2001년 10월호에 보도된 제1회 주니어 세계선수권 사진. 왼쪽부터 한국의 신승수, 초대 챔피언 카시도코스타스, 박인수.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2001년에는 지금 PBA 에스와이에서 뛰고 있는 박인수가 나가 10위에 올랐고, 신승수가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에도 한국은 황형범과 오종성이 나가 각각 10위와 17위에 올랐다. 2003년에는 황형범이 출전해 9위, 200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는 한국의 홍진표와 이명규가 출전했다.

2007년부터 1년제로 열려 코로나 이전 2019년까지 매년 열려 총 13회가 개최됐다. 그리고 2022년에 1년제로는 14번째 대회가 열렸다. 2001년부터 합하면 202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18회 대회였다. 1년제로 2007년부터 13년 연속 개최된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의 뒤를 이어 새 역사를 쓴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의 김행직(전남)이다. 김행직은 200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불과 15세 5개월 만에 최연소 주니어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이 기록은 16년이 지나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이다. 김행직은 최연소에 이어 주니어 최다 우승(4회)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 첫 우승,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회 연속 우승하며 주니어 세계선수권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성인부로 넘어왔다. 당시 김행직과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휴온스)은 주니어 라이벌로 이후에도 흥미진진한 승부를 몇 년이나 이어갔다.

2007년에 김행직에게 결승에서 졌던 팔라존은 앞서 2005년에 첫 우승, 2008년과 2009년에 2년 연속 우승해 총 3회 우승했다. 김행직은 2008년에 공동 3위, 2009년에는 6위에 머물렀다. 요즘 PBA 팀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오태준(크라운해태)은 200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공동 3위에 올라갔다.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UMB가 BWA로부터 벗어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현재와 연결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UMB가 주니어 세계선수권 개최 횟수를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세 차례, 2005년과 2007년 등 5회를 제외시키고 2008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것. 2018년까지 회차를 적용하지 않던 UMB가 갑자기 2019년 대회부터 12회로 표기했다. 이 문제에 대해 UMB의 답변을 듣고자 했으나 답이 돌아오지 않았고, 코로나 이후 열린 지난해 2022년 대회 역시 13회로 축소한 회차를 적용했다.

2008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4회 대회와 전 대회 우승자 김행직을 기록하고 있는 공식 문서. 2001년부터 2002년 대회는 챌린지컵(전초대회)으로 열렸다면, 2003년과 2005년, 2007년까지 정식 3회 열린 대회이고 2008년이 4회 대회가 맞다.  사진=UMB 홈페이지
2008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4회 대회와 전 대회 우승자 김행직을 기록하고 있는 공식 문서. 2001년부터 2002년 대회는 챌린지컵(전초대회)으로 열렸다면, 2003년과 2005년, 2007년까지 정식 3회 열린 대회이고 2008년이 4회 대회가 맞다.  사진=UMB 홈페이지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4회로 규정하고 있는 UMB 공식문서.   사진=UMB 홈페이지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4회로 규정하고 있는 UMB 공식문서.   사진=UMB 홈페이지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 시상식 장면. 한국의 오명규(강원당구연맹)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아프리카TV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 시상식 장면. 한국의 오명규(강원당구연맹)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아프리카TV

그리고 얼마 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오명규(강원당구연맹)가 우승한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4회로 규정했다. 본지는 이에 대해 UMB 측에 다시 이유를 물었다. 단순한 행정상 오류라고 생각했는데, UMB로부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UMB 측은 "2008년 이전의 대회는 UMB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2008년부터 1년제 대회가 개최돼서 이전 대회는 정식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너무 엉뚱한 답을 듣고 잠깐 어리둥절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2008년이 아니라 2007년부터 1년제로 연속 개최됐다. 따라서 이번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된 대회는 14회가 아니라 15회다.

굳이 2008년부터 1년제라는 UMB의 주장에 대해 묻자 "논의 후 정식 발표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만약에 1년제부터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인정한다면, 2007년부터가 맞고 주니어 초대 세계챔피언은 카시도코스타스가 아니라 김행직이 된다. UMB의 주장대로 김행직과 카시도코스타스의 기록을 다 무시하고 2008년부터 주니어 세계선수권 정식대회로 인정한다면 초대 챔피언은 팔라존이다. 다만, 팔라존은 2005년 우승이 사라져서 총 2회 우승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문제는, 2008년을 주장하는 UMB가 그대로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4회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면 2007년 김행직의 최연소 타이틀과 4회 우승의 최다승 타이틀 두 개가 졸지에 사라진다. 또한, 카시도코스타스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2003년 대회가 인정되지 않으면 주니어 세계챔피언으로 살아온 지난 22년이 모두 부정당하게 된다.

2007년 김행직이 UMB로부터 받은 우승트로피와 출전 인증서.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2007년 김행직이 UMB로부터 받은 우승트로피와 출전 인증서.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그런데 2001년부터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 기록이 순위는 물론 경기 스코어까지 그대로 남아 있고, 김행직은 본지에 2007년 UMB 주니어 세계챔피언으로 대서특필된 바 있다. UMB의 인장이 그대로 박힌 우승트로피와 출전 인증서도 그대로 남아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몰라도 2007년부터 1년제로 총 15회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 개최 횟수를 2008년에 굳이 맞춘다면 이유가 궁금하다. 김행직은 당시 출전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 미성년자였던 김행직은 "KBF 직원이 인솔해서 갔다 왔다. 물론, UMB의 정식대회였고, 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우승했다"라고 밝혔다. 

본지 2007년 10월호에 나온 김행직의 주니어 세계선수권 기사.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본지 2007년 10월호에 나온 김행직의 주니어 세계선수권 기사.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UMB는 무려 1923년에 설립된 UIFAB의 역사를 이어받아 올해 성인부는 세계선수권은 75회라 표기하고 있고, 여자 세계선수권은 2004년부터 11회, 팀선수권은 1981년부터 35회로 표기하면서 유독 주니어 세계선수권만 2008년부터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과연 UMB가 어떤 결론을 내릴까.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1년제로 인정해서 정상적으로 2007년부터 회차를 15회로 다시 정정할 것인지, 2001년부터 카시도코스타스의 타이틀까지 살려서 총 19회로 만들 것인지, 초기 2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17회를 인정할지, 아니면 2008년부터 14회로 현행 회차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UMB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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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DB, UMB 홈페이지, 아프리카TV 제공)
 

김도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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