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을 외면하는 유럽연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침묵의 시위가 그리스 축구 경기에서 있었다.

그리스 프로축구 리그 경기에서 킥오프 이후 22명의 선수들이 모두 바닥에 앉아서 2분 동안이나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월 29일 그리스 프로축구 2부 리그 AEL 라리사와 아카르나이코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는 "유럽연합과 터키의 무관심으로 인해 에게해에서 매일 죽어가는 수백 명의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코치와 선수들이 2분 정도 침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탈출하다가 목숨을 잃은 난민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식이었다고 보도했다.

에게해에서 벌어지는 참극을 외면하는 유럽연합의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그리스 당국에 항의하기 위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1차 관문 역할을 하는 그리스는 지난해에 수백만 명의 난민을 수용했지만, 유럽연합은 터키에 난민 유입을 막아주는 조건으로 30억 유로(약 3조 9,372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최근 그리스 내에서의 난민 유입으로 인한 불만도 크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겨울이 되면서 난민선이 침몰해 익사하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 시위가 벌어지고 난 다음 날인 1월 30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 인근 바다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39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스 축구선수들은 이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항의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2분의 침묵' 추모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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