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


[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이 취임 2년 만에 사퇴 위기에 몰렸다.

최근 당구연맹의 몇몇 대의원이 남삼현 회장의 권고사퇴를 주장하고 있어서 또 한 번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한 당구연맹 관계자는 "시도연맹 회장(대의원) 한 사람이 남삼현 회장을 권고사퇴시키기 위해 대의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는 10일 대전에서 대의원들이 밀회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 대의원은 시기와 방법까지 특정해 LG유플러스컵 이후 대의원들의 권고에 의해 남삼현 회장이 사퇴하도록 종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의 권고사퇴 명분은 "UMB와의 갈등으로 당구계에 손실을 입히고, 지난 2016년 회장 선거 당시에 약속했던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삼현 회장은 지난 2016년 8월 1일 열린 회장선거에서 동양물산 김희용 회장과 한국관광공사 이참 전 사장, 대한당구원로회 이흥식 회장 등을 제치고 제10대 회장에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남 회장은 당선 당시부터 횡령과 금전비리 등을 저지른 당구연맹 전현직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당선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었고, 비리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현재까지 그대로 두면서 당구연맹 지원금을 당선 이후 1년 동안이나 받지 못해 억대의 재정적 손실을 입혔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2년 전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약속했던 후원금 유치, 대회 개최 등을 달성하지 못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말부터 세계당구대회의 국내 개최권과 방송중계권 등을 두고 UMB 세계캐롬연맹과 분쟁까지 벌이게 되면서 몇몇 대의원과 영향력 있는 용품업자들에 의해 탄핵을 당할 것이라는 '탄핵설'이 나도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지난 7월 15일 남 회장은 UMB 파룩 바르키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하고, 합의문에 서명해 발표하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합의 이후에도 합의 과정에서 남 회장이 대의원총회와 이사회 등 결정권을 갖고 있는 당구연맹의 정식 기구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부 임원 한두 사람과 사무국 직원 등의 조언에 의존해 UMB와 갑작스럽게 합의한 것을 두고 비판이 크게 일어났다.

게다가 분쟁 당시 당구연맹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성원과 허정한을 LG유플러스컵에 출전을 제한하는 보복성 불이익을 준 것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점점 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 회장이 더 이상 당구연맹을 책임질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대의원 몇 사람이 의견을 모아 LG유플러스컵이 끝나면 남삼현 회장을 권고사퇴시키기로 하고 전체 대의원의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의원 사이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대의원은 "남삼현 회장이 2년 동안이나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큰 문제다. 또한, 남 회장이 어떤 행정을 할 때 이사회에 의견을 묻고 이사회의 의결을 따라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이사회를 결과 보고용으로 말이 나오면 한 번 씩 개최한다. 그리고 연맹의 운영을 이사회가 아닌 모 임원 한 사람과 모 사무국 직원 한 명 등과 '삼인회'로 사조직처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남 회장의 사퇴에 찬성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른 대의원은 "지금 남삼현 회장의 권고사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남 회장의 선거를 도왔던 사람들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말하며, "그런 사람들이 어려울 때일수록 남 회장을 도와야지 의리도 없이 남 회장의 등에 칼을 꽂는 모사를 꾸미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당구계 관계자는 "당구연맹의 문제는 남삼현 회장이 아니라, 집행부와 사무국이 문제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이사회와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행사하려는 사무국을 개편해야 당구연맹이 정상화된다"라고 말하며, "남 회장을 내쫓는 게 능사가 아니다. 새로운 회장이 들어와도 누군가의 말을 지금처럼 듣지 않으면 그때도 다시 회장을 내쫓으려 할 게 분명하다"라고 문제를 꼬집어 말했다.

또한, "현재 당구연맹 회장을 지낸 인물 중에서 임기를 제대로 마친 회장은 장영철 전 회장밖에 없다. 남 회장에 대한 사퇴 권고는 당구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는 꼴이다"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당구선수 한 사람은 "선수로써 이런 이야기가 들리면 참 부끄럽다. 시도연맹 회장들이 전부 당구용품업자들인게 제일 문제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이 대의원이랍시고 자기들 세력이 이권을 독점하기 위해 자꾸만 당구연맹 회장을 '바지 회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성토했다.

이어서 "그 이권 싸움이 끊이지 않으면서 계속 선수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UMB와 분쟁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당구연맹과 UMB, 코줌 등 이권 다툼의 주인공들은 아무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만 당했다"라고 크게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선수도 "지금 대한당구연맹은 중앙회부터 시도연맹까지 전부 정상적인 체육단체가 아니다. 체육단체가 통합한 이후 용품업자 출신의 대의원들과 그 사람들 측근 이사들이 당구연맹을 장악하면서 이렇게 엉망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선수 생활을 제대로 할 수가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남 회장의 권고사퇴를 주장하는 대의원들에 의해 남 회장의 후임으로 얼마 전 당구의 프로화 사업을 위해 당구계에 입문한 한 업체의 관계자를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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