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남삼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의 결정으로 또 한 번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다.

당구연맹 대의원들이 지난 10일 대전 모처에서 간담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남삼현 회장 및 집행부의 전원 자진사퇴 권고' 방침을 세우면서 남삼현 회장은 취임 2년 만에 당구연맹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만약 남 회장과 집행부가 대의원들이 통보하는 자진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까지 밟게 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남삼현 회장의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대의원 12명이 지난 10일 대전에서 간담회에 참석해 '남삼현 회장 및 집행부' 임원에 대한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의원들은 오는 8월 20일 남삼현 회장에게 직접 자진사퇴 권고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사진은 남삼현 회장. 빌리어즈 자료사진


대의원 3분의 2 남 회장 등 사퇴 동의
남 회장 뜻 관계없이 사실상 퇴진할 것으로 예상


간담회에는 대의원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남 회장 집행부 자진사퇴 권고 안에 찬성했다.

재적대의원 17명 중 12명이 남 회장 및 집행부의 퇴진을 찬성하게 되면서 정관상 임원의 불신임 정족수에 해당하는 대의원 3분의 2가 모이게 된 것.

당구연맹 정관 제11조 임원의 불신임 제1항에 따라 대의원총회는 임원에 대하여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해임을 의결할 수 있고, 제3항에 따라 해임안은 재적대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발의 및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대의원들의 뜻이 남 회장 집행부의 퇴진으로 굳어지게 되면 남삼현 회장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의원도 "남 회장과 집행부가 자진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탄핵이 가능한 숫자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남 회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부터 몇몇 관계자들에 의해 남삼현 회장의 탄핵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탄핵에 필요한 대의원 수(2/3)에는 크게 모자라 남 회장을 탄핵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5일 남 회장이 대의원들의 동의없이 UMB 세계캐롬연맹과 '깜짝 합의'를 한 것이 자충수가 되어 종전에 남 회장을 지지하던 대의원들까지 돌아서게 되었고, 일차적으로 자진사퇴 권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한 날짜는 오는 20일. 이날 대의원들은 남 회장을 직접 만나 자진사퇴 권고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남삼현 회장은 UMB 세계캐롬연맹과 분쟁을 벌이던 지난 4월에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분쟁이 벌어진 배경과 과정에 대해 상세히 보고하고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강경대응'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15일 UMB 파룩 바르키 회장과 비밀리에 회동한 자리에서 '깜짝 합의'를 하며 대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4월 열린 임시대의원총회. 빌리어즈 자료사진


비밀리에 UMB와 '깜짝 합의' 자충수
대의원, "남 회장 누구 말 듣고 이런 부실 합의했나" 성토


당구연맹은 지난 수개월 동안 남삼현 회장을 필두로 UMB의 중계권 및 세계당구대회 주최권 등을 다룬 규정 변경의 원상 복귀를 주장하며 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남 회장이 지난 7월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합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 대의원은 "남 회장이 UMB와 합의하게 된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의원들과 대응책을 논의했다"라고 불만을 나타내며, "UMB와 분쟁을 벌이면서 필요할 때는 대의원들에게 도와달라고 해놓고, 어느 날 갑자기 대의원들을 무시하고 UMB와 독단적으로 합의했다. 게다가 합의조차 엉망으로 했다"라고 성토했다.

당시 남삼현 회장이 UMB 바르키 회장과 만나 합의하는 것에 대해서 남 회장과 집행부 임원 한두 사람, 사무국 직원 등이 함구하면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합의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이렇게 비밀리에 체결한 합의가 "당구연맹은 3개월의 기간 동안 한정적으로 송출만 할 수 있는 중계권, 즉 재판매할 수 없는 중계권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UMB와 코줌인터내셔널이 소위 돈 되는 알짜 권한을 다 갖고 있다"라는 지적을 받으며 부실 합의로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몇몇 대의원들은 "남삼현 회장이 대의원들과 의논도 하지 않고 누구 말을 듣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성토하고 남삼현 회장과 현 집행부의 무능함에 대해 비판했다.

결국, 대의원들은 지난 2년 동안 남삼현 회장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문제와 LG 유플러스컵에 최성원과 허정한을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등 독단적으로 연맹을 운영하는 것까지 문제 삼아 남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로써 남삼현 회장과 집행부가 취임 2년 만에 불명예 퇴진할 처지에 놓이면서 당구계에 또 한 번 파문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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