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이 남삼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의 결정으로 또 한 번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다.
당구연맹 대의원들이 지난 10일 대전 모처에서 간담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남삼현 회장 및 집행부의 전원 자진사퇴 권고' 방침을 세우면서 남삼현 회장은 취임 2년 만에 당구연맹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만약 남 회장과 집행부가 대의원들이 통보하는 자진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까지 밟게 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남삼현 회장의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의원 3분의 2 남 회장 등 사퇴 동의
남 회장 뜻 관계없이 사실상 퇴진할 것으로 예상
간담회에는 대의원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남 회장 집행부 자진사퇴 권고 안에 찬성했다.
재적대의원 17명 중 12명이 남 회장 및 집행부의 퇴진을 찬성하게 되면서 정관상 임원의 불신임 정족수에 해당하는 대의원 3분의 2가 모이게 된 것.
당구연맹 정관 제11조 임원의 불신임 제1항에 따라 대의원총회는 임원에 대하여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해임을 의결할 수 있고, 제3항에 따라 해임안은 재적대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발의 및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대의원들의 뜻이 남 회장 집행부의 퇴진으로 굳어지게 되면 남삼현 회장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의원도 "남 회장과 집행부가 자진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탄핵이 가능한 숫자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남 회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부터 몇몇 관계자들에 의해 남삼현 회장의 탄핵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탄핵에 필요한 대의원 수(2/3)에는 크게 모자라 남 회장을 탄핵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5일 남 회장이 대의원들의 동의없이 UMB 세계캐롬연맹과 '깜짝 합의'를 한 것이 자충수가 되어 종전에 남 회장을 지지하던 대의원들까지 돌아서게 되었고, 일차적으로 자진사퇴 권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한 날짜는 오는 20일. 이날 대의원들은 남 회장을 직접 만나 자진사퇴 권고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비밀리에 UMB와 '깜짝 합의' 자충수
대의원, "남 회장 누구 말 듣고 이런 부실 합의했나" 성토
당구연맹은 지난 수개월 동안 남삼현 회장을 필두로 UMB의 중계권 및 세계당구대회 주최권 등을 다룬 규정 변경의 원상 복귀를 주장하며 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남 회장이 지난 7월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UMB 파룩 엘 바르키 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합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 대의원은 "남 회장이 UMB와 합의하게 된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의원들과 대응책을 논의했다"라고 불만을 나타내며, "UMB와 분쟁을 벌이면서 필요할 때는 대의원들에게 도와달라고 해놓고, 어느 날 갑자기 대의원들을 무시하고 UMB와 독단적으로 합의했다. 게다가 합의조차 엉망으로 했다"라고 성토했다.
당시 남삼현 회장이 UMB 바르키 회장과 만나 합의하는 것에 대해서 남 회장과 집행부 임원 한두 사람, 사무국 직원 등이 함구하면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합의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이렇게 비밀리에 체결한 합의가 "당구연맹은 3개월의 기간 동안 한정적으로 송출만 할 수 있는 중계권, 즉 재판매할 수 없는 중계권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UMB와 코줌인터내셔널이 소위 돈 되는 알짜 권한을 다 갖고 있다"라는 지적을 받으며 부실 합의로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몇몇 대의원들은 "남삼현 회장이 대의원들과 의논도 하지 않고 누구 말을 듣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성토하고 남삼현 회장과 현 집행부의 무능함에 대해 비판했다.
결국, 대의원들은 지난 2년 동안 남삼현 회장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문제와 LG 유플러스컵에 최성원과 허정한을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등 독단적으로 연맹을 운영하는 것까지 문제 삼아 남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로써 남삼현 회장과 집행부가 취임 2년 만에 불명예 퇴진할 처지에 놓이면서 당구계에 또 한 번 파문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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