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잉글랜드 셰필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8 벳프레드 월드 스누커 챔피언십’ 경기 중에 로니 오설리번(42∙잉글랜드)이 상대 선수 알리스터 카터(38∙잉글랜드)와 공격 교대 중 어깨를 부딪혀 고의성 논란이 일어났다.

16강전에서 대결한 두 선수는 경기 초반에 3-3으로 접전을 벌이다가 카터가 연속으로 다섯 프레임을 승리하며 8-3으로 앞서면서 균형이 깨졌다.

그러나 오설리번 발동이 걸리면서 8-9로 쫓아가 승부는 점점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이 경기 전까지 오설리번은 카터와 상대 전적에서 8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월드 스누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만 두 번을 모두 이겼고, 같은 장소인 크루시블 무대에서 세 번 승리했다.

그만큼 오설리번은 자신있는 경기였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 오설리번은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고 끌려갔다. 애써 9-8로 쫓아간 18프레임에서 25:82로 패해 동점 만들기에도 실패했다.

다음 19프레임에서 오설리번은 당구대 위에 컬러볼만 남아있는 상황까지 25:5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공격이 여유치 않아 디펜스를 하고 돌아오던 오설리번과 카터의 진로가 겹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두 선수가 만나는 순간 어깨를 피하지 않고 서로 부딪힌 것. 어깨를 부딪히고 타석에 선 카터는 관중석을 쳐다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고, 자리에 돌아간 오설리번은 무언가 불만에 찬 듯한 대화 몇 마디를 카터와 주고받았다.
 

자리로 돌아가는 로니 오설리번과 타석으로 나오던 알리 카터의 어깨가 부딪히는 장면.


리플레이 영상에서 두 선수가 부딪히는 순간에 오설리번이 피하지 않고 오히려 팔을 카터 쪽으로 들어서 가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은 오설리번이 다소 흥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났다.

승부는 13-9로 카터가 사상 처음으로 오설리번에게 승리하며 끝이 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설리번은 “크루시블 극장은 경기장이 협소하다. 아마 3인치만 더 작았다면 이곳에서 월드챔피언십을 치렀을지 의문이 든다. 스포츠에서 선수끼리 경기 중에 부딪히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서 “나는 카터와 1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나쁜 감정이 없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카터는 “나는 물론, 모든 선수는 이기기 위해서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전혀 악의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크루시블 극장은 정말 좁고 우리가 그곳에서 경기를 했다는 것이 전부다”라고 오설리번의 말을 거들었다.

경기를 지켜본 한 선수는 “당구는 멘탈 스포츠다. 작은 것 하나에 멘탈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상대 선수를 존중하고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될 의무가 있다. 악의가 없다고 해도 선수끼리 일어난 충돌은 큰 실수이며 잘못된 것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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