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퍼스를 상대로 명승부를 벌인 최성원 <사진 = 빌리어즈>

[빌리어즈=안소영 기자] '죽음의 조'에서 피 말리는 명승부가 벌어졌다. 

6일 오후 6시 시작된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D조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의 최성원(40∙부산시체육회)과 허정한(40∙경남당구연맹)은 세계 랭킹 2∙3위 딕 야스퍼스(51∙네덜란드)와 마르코 자네티(55∙이탈리아)를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벌였다.

벼랑 끝에 선 한국 당구의 자존심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최성원과 허정한은 전날 벌어진 1라운드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초반 최성원은 본선행을 확정하기 위해 처음부터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 야스퍼스를 적절하게 선방했다. 

최성원은 경기 초반 리드를 내주었으나, 5이닝에서 연속 6득점하며 14:16으로 따라붙었다. 

14이닝에서 겨우 24:24 동점을 만든 최성원은 25이닝에서 1득점을 시작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최성원과의 경기에서 겨우 동점을 만들면서 1승 1무로 조 2위를 고수한 야스퍼스 <사진 = 빌리어즈>

이후 최성원은 1이닝도 쉬지 않고 계속 득점을 보탰다. 한 큐 한 큐 신중하게 플레이하며 근소하게 리드를 지켰다.

최성원이 20이닝에서 연속 5득점하면서 38:31로 앞서면서 야스퍼스에게 신승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야스퍼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야스퍼스도 20이닝에서 이번 경기 하이런(High Run) 연속 7득점을 터트려 경기 막판 동점을 만들었다. (38:38)

최성원은 야스퍼스가 기회를 넘겨주자 곧바로 21이닝에서 남은 2점을 마무리했다. 

후구를 잡은 야스퍼스는 신중하게 초구를 득점했다. 그리고 교과서대로 뒤돌려치기 포지셔닝을 만들어낸 야스퍼스는 마지막 득점을 성공하며 40:40, 무승부를 만들었다. 

허정한은 후구에서 남은 4점을 모두 성공하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사진 = 빌리어즈>

허정한도 전날 애버리지 4.000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에 있던 자네티를 상대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경기 초반 자네티가 5이닝까지 4번의 공타를 기록하며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그 사이 허정한은 16점을 올리며 16:4로 앞섰다. 

자네티는 6이닝부터 전날과 같은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다. 

6이닝에서 4점, 7이닝에서 7점을 올려 15:17까지 따라잡은 자네티는 8이닝에서 연속 10득점하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25:21)

자네티는 한 번 잡은 주도권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허정한은 사정권 안에서 따라가다가 14이닝에서 기회를 잡았다. 

14이닝에서 연속 6득점을 올린 허정한은 36:33으로 다시 역전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자네티는 16이닝에서 5득점하며 39:36으로 1점만 남겨 놓았다. 

17이닝에서 자네티가 1점을 마무리하고 40점 고지에 선착했다. 허정한에게는 후구가 남았다. 

경기가 끝난 뒤 허정한과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하는 자네티 <사진 = 빌리어즈>

후구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4점은 많지도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점수였다. 허정한은 침착하게 후구를 풀어갔다. 

결과는 40:40 무승부. D조는 2라운드 두 경기가 모두 극적인 무승부로 끝나면서 본선 진출자도, 탈락자도 결정되지 않았다.

허정한-최성원, 야스퍼스-자네티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종 승부가 갈리게 되었다. 이 경기의 승자는 본선 무대를 밟게 된다. 

만약 야스퍼스-자네티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 허정한-최성원 경기의 승자와 애버리지를 따져야 한다. 

본선 진출의 사활이 걸린 마지막 경기는 7일 오후 4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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