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산체스의 황금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산체스의 부활은 ‘3쿠션 4대 천왕’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에 혜성처럼 등장한 산체스는 딕 야스퍼스, 토브욘 블롬달, 프레데릭 쿠드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들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렸다. 그리고 이상천, 레이몽 클루망 등 3쿠션의 전설들과 함께 황금기를 풍미했다.  

이렇게 산체스에 의해 시작된 4대 천왕의 신화는 어느 순간부터 차츰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산체스를 비롯한 야스퍼스, 블롬달 등이 잠시 주춤하며 세월의 무게를 피해 가지 못하고 신예들의 도전을 버거워 했다. 어느덧 노장이 된 4대 천왕들은 점점 더 힘을 잃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산체스가 2015년에 열린 구리 3쿠션 월드컵에서 무려 2.739의 애버리지(월드컵 최고 애버리지 타이 기록)로 우승을 차지하며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4대 천왕의 활약을 그리워 하던 당구팬들은 산체스의 월드컵 우승이 무척 반가웠다. 
 
산체스는 그해 월드컵 1년 통산 챔피언을 차지하며 4대 천왕의 제2황금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여 ‘2016년 3쿠션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연말에 열린 2016 로잔 빌리어즈 마스터스의 왕좌에 앉은 산체스는 현재 3쿠션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산체스를 비롯한 4대 천왕이 세계 랭킹 1위부터 4위까지를 모두 휩쓸고 있다. 산체스의 부활과 함께 4대 천왕의 신화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1974년생인 산체스는 올해 43세로 다른 4대 천왕들(야스퍼스 52세, 블롬달 55세, 쿠드롱 49세)에 비해 가장 젊은 나이다.
 
그는 94년에 열린 카이로 3쿠션 월드컵과 동겐 3쿠션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95년 아테네 3쿠션 월드컵에서 생애 첫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같은 해 열린 포르토 3쿠션 월드컵에서 한 번 더 우승을 차지한 산체스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4대 천왕의 대열에 합류하여 이상천, 레이몽 클루망 등의 전설들과 함께 3쿠션의 황금기를 풍미했다. 
 
산체스는 96년에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불과 22세의 나이에 준우승을 차지했고, 98년, 2005년, 2010년, 그리고 2016년 3쿠션 세계 챔피언에 오르며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는 3쿠션 선수로 활동한 30년 동안 총 22번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하여 11번을 우승했고, 세계 챔피언도 4번이나 차지했다. 국제종합경기대회인 월드게임에서도 2001년과 2005년에 3쿠션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90년대 산체스의 등장으로 시작된 3쿠션 4대 천왕의 신화가 이번에는 산체스의 부활로 제2의 황금기를 만들고 있다.
 
다시 살아난 산체스의 큐가 3쿠션의 중흥을 이끌어낼 것인지, 4대 천왕의 화려한 플레이와 그들간의 치열한 경쟁, 4대 천왕에 도전하는 도전자들의 투혼, 그들을 보고 꿈을 꾸는 신예들의 성장 등 3쿠션 경기를 지켜보는 당구팬들은 마냥 즐겁다. 그래서 2017년의 3쿠션은 시작부터 기대된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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