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당시에 독일계 한국 국적의 연기자로 알려진 이참(62) 씨의 한국관광공사 사장 취임은 큰 이슈가 되었다.
 
이참 씨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누군인지 국민들은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 오른 사람들 중에 이참 전 사장만큼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는 이참 전 사장의 임명 자체만으로도 전 국민을 상대로 한국관광공사를 알리는 톡톡한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
 
언론이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이참 씨의 행보를 언론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드라마, 영화 등 안방극장과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전 국민에게 알려진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이미지가 단지 TV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고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좋은 이미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뿐만 아니라 대한스키협회 부회장, 스키점프위원장에 선임될 당시에도 언론은 앞다퉈 보도했다. 
 
얼마 전 이참 씨가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초대회장 선거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국 당구 132년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이다.
 
게다가 이참 씨는 추대가 아닌 선거를 치르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더라도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나오겠다고 했다.
 
당구인들도 직접 만나 소통하겠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니 어느 날 갑자기 필자를 비롯한 당구선수와 당구인들을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 그가 가진 당구에 대한 생각과 출마 이유를 말해주었다.
 
이참 씨는 자신이 지금까지 쌓은 모든 인프라를 당구 종목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되는 것에 전부 사용하겠다는 감명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금까지 당구계에 몸담고 30년이 지난 세월 동안 만난 대부분의 회장이 말했던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처럼 가능하리라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이미 이참 전 사장은 한두 달 전에 출마 의사를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국내외 자료를 찾아보며 당구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당구에 대해 우리도 몰랐던 각종 데이터와 자료를 소개하며 한국 당구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확고한 방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참 씨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당구가 입성하기 위해서 각국의 IOC와 OCA(아시아 올림픽 평의회) 위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것이 가능하리라 느껴진 이유는 한국관광공사 사장 시절 한국을 방문하는 국가수반들과 여러 인사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여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세계 당구계에는 IOC든 OCA든 이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참 많았지만, 도대체 만날 수조차 없는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참 씨는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김운용 씨가 전 세계에 태권도를 알려 올림픽 정식종목을 만들어 냈던 것처럼 유창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당구라는 스포츠를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필자를 비롯한 당구인들은 한국 당구의 중심축인 대한당구연맹 회장에 정치인, 기업인 등 유력한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무던히 애써 왔다.
 
기업인도 있었고, 정치인도 있었다. 물론 당구인들 중에 정말 생각이 바르고 헌신했던 당구인들은 한국 당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으로 출발선에 서 있는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비리로 얼룩져 바닥으로 추락한 당구의 이미지를 체육계에서 다시 제자리를 찾고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에 업그레이드된 당구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회장감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참 고무적이다.
 
후원금과 기업 한두 군데로 당구대회나 몇 번 더 열어주는 그런 회장이 아닌,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까지 당구의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을 갖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132년 만의 둘도 없는 기회가 왔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