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데미르, 최근 통산 4승 문턱에서 아시아 선수에게 계속 고배
2015년 호찌민-구리 연속 결승행·2022년 동해 세계선수권 우승 등 '맹활약'
2019년 조재호·2023년 김행직 꺾고 당구월드컵 '통산 3승' 달성
지난해부터 한국·베트남 선수에게 결승·준결승전 등 승부처서 '연속 패배'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가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선수와 다시 악연을 이어갔다.  사진=SOOP 제공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가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선수와 다시 악연을 이어갔다.  사진=SOOP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과거 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권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좋았던 기억이 악연으로 바뀌었다.

올해 첫 세계대회였던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세계랭킹 8위)는 이번에도 아시아 선수에게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통산 4승이 좌절됐다.

타스데미르는 지난 3일(한국시간) 오전 8시에 콜롬비아에서 열린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베트남의 쩐타인룩(세계 4위)에게 36이닝 만에 47:50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최근 열린 5차례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타슈데미르는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함께 가장 많이 시상대에 올라간 선수다.

세계랭킹을 5개 대회로 축소하면 타슈데미르는 야스퍼스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둘 만큼 최근 컨디션이 좋다.

야스퍼스가 우승 2회와 공동 3위 1회 등 세 차례 입상했고, 타슈데미르는 준우승 2회와 공동 3위 1회 등을 기록했다.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2015년에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래 가장 활약이 좋았다.

그러나 타슈데미르는 이 과정에서 과거 아시아에 강했던 좋은 인연이 악연으로 뒤바뀌며 두 차례 우승 기회를 아깝게 날렸다.

타슈데미르는 최근 대회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아시아 선수와 승부에서 악연이 이어지며 여러 번 쓴잔을 들이켰다. 
타슈데미르는 최근 대회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아시아 선수와 승부에서 악연이 이어지며 여러 번 쓴잔을 들이켰다. 
이번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쩐타인룩과 악수하는 타슈데미르.
이번 보고타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쩐타인룩과 악수하는 타슈데미르.

타슈데미르, 한국에서 당구월드컵·세계선수권 등 3회 우승

2015년 당시 타슈데미르가 당구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타이틀을 획득한 대회가 바로 베트남 호찌민 대회였다.

타슈데미르는 이 대회 결승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40:34(17이닝)로 꺾고 통산 첫승을 거둔 바 있다.

결승에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한국의 조재호를 승부치기에서 5 대 4로 어렵게 꺾고 결승에 올라 아시아 국가에서 첫 우승의 깃발을 꽂았다.

타슈데미르와 아시아 대륙의 좋은 인연은 다음 대회까지 이어져 이번에는 경기도 구리시에서 개최된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며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열린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선수 생활 30년 만에 오래된 회한을 풀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9년 자국 안탈리아에서 열린 당구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다시 만난 조재호를 40:21(21이닝)로 제압하며 통산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첫 우승 당시에 타슈데미르는 본선에서 거둔 5승 중 3승을 한국 조재호와 신대권, 베트남 딘꾸앙하이 등 아시아 국가 선수에게 거뒀고, 두 번째 우승 때도 베트남의 응오딘나이와 마민껌 등을 포함해 3승 올렸다.

이어 지난 2022년에 무려 19년 만에 튀르키예에 3쿠션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안긴 타슈데미르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한국의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대회였다.

2023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개최된 '라스베이거스 당구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타슈데미르는 결승에서 한국의 김행직(전남-진도군청)을 34이닝 만에 50:39로 꺾고 통산 3승을 달성했다.

타슈데미르는 세계무대에서 우승한 4번 중 3번이 아시아 국가였고, 그중 2번은 결승에서 한국 선수를, 1번은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를 이긴 대회였다.

이처럼 선수 생활의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부터 타슈데미르의 성적은 아시아와 인연이 깊었다.

타슈데미르는 지난 2022년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렸던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타슈데미르는 지난 2022년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렸던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선연에서 악연으로'…3회 입상 중 亞 선수에게 '결승·준결승 2패'

그런데 최근에는 좋았던 인연이 악연으로 바뀌었다. 타슈데미르는 지난해 7월에 '포르투 당구월드컵' 준결승에서 한국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에게 17이닝 만에 28:50으로 져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고, 11월에 '서울 당구월드컵'에서는 준결승전에서 김준태(경북체육회)에게 39:48로 패배 직전에 몰리기도 했다.

이 경기는 타슈데미르가 50:48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라갔지만, 후유증이 컸던 탓에 결승에서 야스퍼스에게 36:50(20이닝)으로 맥없이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타슈데미르는 이 대회 외에도 지난 시즌 당구월드컵에서 여러 번 아시아의 벽을 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보고타 당구월드컵에서 타슈데미르는 32강 조별리그에서 대결한 쩐타인룩에게 40:40(17이닝)으로 비겨 2위로 밀려났고, H조 2위로 올라간 16강전에서는 쩐뀌엣찌엔(베트남)에게 49:50(30이닝)으로 패해 탈락했다.

다음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는 김행직과 40:40(22이닝) 무승부를 기록한 뒤 쩐득민에게 28:40(20이닝)으로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앙카라 당구월드컵에서는 김행직을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고도 38:40(16이닝)으로 졌다.

그리고 베트남 빈투언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 32강에서 타이홍찌엠(베트남)에게 38:50(26이닝)으로 패하며 탈락한 뒤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조명우에게 준결승전 패배, 서울 당구월드컵에서 김준태와 힘겨운 승부로 이어지며 과거 아시아에서 누렸던 영광이 퇴색했다.

타슈데미르는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 선수에게 패해 과거 아시아에서 좋았던 기억이 악연으로 변했다.
타슈데미르는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 선수에게 패해 과거 아시아에서 좋았던 기억이 악연으로 변했다.
이번 보고타 당구월드컵 입상자들. 왼쪽부터 준우승 타슈데미르, 우승 쩐타인룩, 공동 3위 야스퍼스·키라즈.
이번 보고타 당구월드컵 입상자들. 왼쪽부터 준우승 타슈데미르, 우승 쩐타인룩, 공동 3위 야스퍼스·키라즈.

타슈데미르는 이번 보고타 당구월드컵 조별리그와 16강에서 맞붙었던 김행직과의 승부를 두 번 모두 승리하며 다시 살아났다.

이후 8강에서 자국의 후배 선수인 베르카이 카라쿠르트를 29이닝 만에 50:42, 준결승전에서는 마찬가지로 튀르키예의 톨가한 키라즈를 50:46(33이닝)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쩐타인룩을 상대로 징크스 극복에 나섰다.

하지만, 타슈데미르는 이번에도 아시아발 악연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쩐타인룩의 공세에 맞서 마지막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던 타슈데미르는 결국, 47:50(36이닝)으로 3점차 분패를 당하며 통산 4승 달성에 실패했다.

타슈데미르가 올해 대회에서도 아시아와의 좋았던 기억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지난 시즌 악연을 이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UMB(세계캐롬연맹) 당구월드컵 다음 대회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오는 5월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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