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과 인천당구연맹(회장 김태석)이 추진하는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 사업 현장.   사진=인천당구연맹 제공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과 인천당구연맹(회장 김태석)이 추진하는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 사업 현장.   사진=인천당구연맹 제공

"당구로 학교 문화를 더 즐겁게 만들겠다"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이 전국 최초로 '당구'를 매개로 건강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이른바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는 교내에 당구 전용 교실을 설치해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과거 유기 종목에서 스포츠로 변화해 프로화까지 성공한 당구가 이제는 정식 학교스포츠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역사적인 변화를 기대할 만한 일이다.

과거 당구는 유기 종목으로 치부돼 한때 법률적인 제약이 따랐던 스포츠였다. 18세 미만 청소년의 당구장 출입이 금지됐고, 학교 근처에 당구클럽을 설치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87년에 사상 최초로 당구 전문지인 본지가 발행된 후 수년간 관련 자료를 만들고 취합해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했고, 93년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금지'와 관련된 법률의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당구의 스포츠화는 급물살을 탔다. 97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로 입성했고, 국내 당구계는 제도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동시에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한국 당구를 빛내며 활약을 이어가면서 당구는 지난 2019년에 프로스포츠로 출범할 수 있었다.

그사이 오랜 시간 남아 있던 여러 법률적 제재도 하나둘 해결돼 당구는 과거 '유기 종목'이라는 인식과 법률적인 제약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게 됐다.

다만, 교육계의 인식은 다소 보수적인 측면이 남아 있어서 학생과 당구를 연결시키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였다.

지난 9월 18일 열린 인천교육청과 인천당구연맹의 업무협약식에서 도성훈 교육감(오른쪽)과 김태석 인천당구연맹 회장.  사진=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 9월 18일 열린 인천교육청과 인천당구연맹의 업무협약식에서 도성훈 교육감(오른쪽)과 김태석 인천당구연맹 회장.  사진=인천시교육청 제공

당구의 가장 마지막에 남은 제재도 교육과 관련된 법률이었다. 지난 2014년에 본지는 국무조정실, 교육부와 의견을 나눠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을 논의했다. 이후 교육환경법은 당구장이 전면 금연이 된 후 국회를 거쳐 지난해 3월 25일부로 마침내 개정됐다.

교육환경법 개정은 교육부가 적극 참여하고 관련 내용을 검토해 이뤄졌지만, 정작 일선에서는 당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번에 인천교육청에서 시작한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는 당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전히 탈피하고 당구와 교육, 학생을 연결하는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사업이다. 이번 사업의 결과에 따라 당구가 학원스포츠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고, 인식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당구계의 관심이 무척 크다.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는 교내에 있는 당구 시설을 통해 '1학생 1스포츠 참여'를 독려하고,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건강한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당구의 학원스포츠화를 통해 재능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까지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을 추진한 인천교육청과 인천당구연맹(회장 김태석)은 "학생과 교직원까지 당구를 통해 학교 문화의 건전성을 높이고, 생활 스포츠 교육 공동체의 기반을 닦는 사업"이라며 "시작은 인천에서 하지만, 전국의 학교로 확대돼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인 인천 논곡중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제공
지난 3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인 인천 논곡중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시의회도 보조를 맞춰 지난 3일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최근 시의회는 "신충식 교육위원장과 이오상, 임지훈, 임춘원 의원이 논곡중학교를 방문해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며 "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진행을 격려했다"라고 밝혔다.

신충식 위원장은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 운영이 교내 스포츠 문화와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학생들의 사회성과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오상 의원은 "논곡중학교에서 사제동행 당구 중점학교가 선도적으로 추진돼 학교 공동체의 화합과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며 "사업에 선정된 다른 학교들도 환경이 빨리 구축되고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살피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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