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생인 프로당구 최고령 선수 최재동(61)이 하이런 15점 퍼펙트큐를 달성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1962년생인 프로당구 최고령 선수 최재동(61)이 하이런 15점 퍼펙트큐를 달성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1962년생의 최고령 프로 당구선수 최재동(61). 그가 '퍼펙트큐(15점)'를 사상 처음으로 달성했다.

과거 국내 최강자였던 최재동은 지난 2005년에 이집트에서 열린 '후르가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갔던 선수다.

이후 고 김경률과 최성원(휴온스), 조재호(NH농협카드), 허정한(KBF) 등과 같은 걸출한 후배들이 최재동의 뒤를 밟아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후배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했던 최재동은 아직도 프로당구(PBA) 무대에서 4년째 후배들과 승부를 겨루며 현역으로 뛰고 있다. 동갑내기인 아드난 윅셀(튀르키예)과 함께 현역 중 최고령이다.

젊은 후배들과 승부를 겨루는 것이 체력이나 감각, 모든 면에서 쉽지 않지만, 최재동은 당구와 승부를 즐기며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퍼펙트큐를 달성한 그에게 소감과 함께 프로당구에서 뛰는 심경에 대해 물어 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퍼펙트큐를 달성한 소감을 말해 달라. 
얼떨떨하다 전혀 상상조차 못 했다. 15점째 공이 너무 어려웠다. 운으로 들어갔다.

세트스코어 1 대 2로 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어떤 공이었나?
무조건 이겨서 승부치기를 하자는 마음이었다. (13득점 후)투뱅크 샷이었는데, 불편한 각도였다. 3쿠션으로 맞추려고 의도했는데, 얇게 걸려서 한 쿠션을 더 맞고 4쿠션으로 들어갔다.

퍼펙트큐를 치고서 승부치기 초구를 실패해 두 번 했는데?
첫 시도에서는 '퍼펙트큐를 내가 처음 한 게 맞나'하는 생각에 집중을 못했다.

퍼펙트큐를 치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있나?
0점에서 15점을 쳐야 하니깐 어렵다. 초구에 15점을 치는 것은 쉽지 않다.

프로당구(PBA) 투어에 언제 데뷔했나?
2020-21시즌에 트라이아웃을 통과하고 데뷔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에 열렸던 8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8강이다.

과거에 이름을 날렸던 선수였다. 현재 프로당구에서 활동하는 기분은 어떤가?
친구들은 은퇴해서 다 집에 있는데,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성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에 2부 투어로 가도 나는 재미있게 당구를 칠 거다. 물론, 시합에 나오기 전에는 체력 관리도 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 최재동은 아직 1부 투어에서 한 번도 2부로 떨어진 적이 없다)

프로당구에서 네 시즌을 뛰면서 가장 큰 상금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사실 지금까지 받은 최고 상금은 500만원이다. 과거에 내가 한참 활동하던 시기에는 상금이 적어서 연맹에서도 이만큼 받아본 적이 없다. 퍼펙트큐도 내가 설마 치겠나 싶었다.

'프로당구 선수'라는 타이틀이 과거 아마추어 시절과 어떻게 다른가?
예전에는 당구선수가 직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구클럽을 운영하면서 내 생계를 유지하면서 살아왔지 당구선수로는 아니다. 한때 몸이 안 좋아서 당구를 안 친 적도 있다. 지금은 당구선수가 직업 같다. 

언제부터 당구선수로 활동했고 계기는?
이상천 선수의 권유로 2000년대 초반에 당구선수로 등록했다. 몇 년 뒤에 유럽을 다니면서 당구월드컵에 나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당구 치면서 제일 잘한 일이다. (* 최재동은 2000년대 중반에 유일하게 당구월드컵에 나갔던 한국 선수다. 그의 뒤를 이어 고 김경률이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던졌고, 그의 행보는 김경률과 최성원, 허정한 등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한 후배 선수들에게 이정표가 됐다)

당구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은 몇 등인가?
2005년도에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3등 했다. 당구월드컵에 나가는 선수가 없어서 혼자서 이집트까지 다녔는데, 길에서 쓴 시간만 72시간이었다.

현재 아드난 윅셀과 함께 프로 최고령 선수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우승에 대한 욕심도 없고, 특별한 목표가 있지는 않다. 우승은 하늘이 도와주면 할 수도 있다. 잘 치는 선수도 운이 따라야 우승할 수 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1부 투어에서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1부 투어는 항상 새 당구대에서 하니깐 더 재미있다. 내 목표는 1부에 잔류하는 것이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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