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란 디렉터가 운영하고 있는 전주 완산구 캐롬 A리그. 
이금란 디렉터가 운영하고 있는 전주 완산구 캐롬 A리그. 

5년 장기 계획으로 시작된 KBF 당구 디비전 리그가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었다.

아무것도 몰라 우왕좌왕했던 1년차를 지나 이제 디렉터들도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각자의 리그에 대한 애착도 생겼다.

디비전 리그를 맡고 있는 디렉터들에게 디비전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번 인터뷰에는 12명의 디렉터가 참여했다.

 

KBF 디비전 리그에 어떤 팀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한다.

이소진 : D5 서초 A리그는 순수한 동호인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기 집중력이 아주 좋다. 디비전의 성격상 리그에 대한 재미와 응집력도 좋다. D3 포켓A리그는 올해 시범 리그이기도 하고, D4에서 승격된 동호인 팀과 전문선수의 만남이다 보니 경기적인 면에서는 여유가 있다. 경기 진행 방식이나 운영진과의 소통도 타 리그에 비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원유록 : 경북 D4리그는 안동 1팀, 구미 1팀, 영주 2팀이 출전하고 있고, 안동 D5리그는 2022년에 출전했던 3팀과 2023년 신생팀 1팀이 한 달에 한 번 즐겁게 경기를 하고 있다.

강미경 : 서울 캐롬 D5 비기너 송파구 B리그는 평소에 당구를 즐기고 있지만 낮은 핸디 때문에 당구대회에는 당연히 못 나갈거라고 생각했던 분들, 그리고 기회가 없어서 당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지 못한 분들이 모인 리그다. 클럽 핸디 19점 이하로만 구성된 비기너 리그지만, 현장은 어느 전문선수 대회 못지않게 진지하고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다.

김기웅 : 대구 캐롬 D4 A리그는 각 라운드마다 재미와 경기를 끝까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위해 라운드마다 우승, 준우승 시상을 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매 라운드마다 모든 팀이 참가하여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이금란 : 내가 맡고 있는 전주 완산구 A리그에는 승강제인 만큼 승리에 목마른 칠점사팀과 '즐기자, 여유만만' 베스트팀, 당구만 사랑하고 지키려는 빅5팀, 경기 후 꼭 복기하며 다음 승리를 다짐하는 전주구락부팀 등 4팀이 속해 있다.

채동완 : 충북 D4 A리그는 충복 소재의 복지관에서 당구를 즐기시는 어르신들로 구성된 리그다.

 

이번 리그에 출전한 팀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팀이 있나?

이소진 : 모든 팀이 매 라운드 기억이 남지만 아무래도 올해 포켓 리그는 처음이라 포켓 팀들이 기억에 남는데, 특히 제주에서 올라오는 '창꼬' 팀이 제일 떠오른다. 디비전 리그를 위해 매 라운드마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원유록 : 20022년에 처음 팀을 결성했고, 올해도 참가하고 있는 갤럭시당구클럽은 마스터를 중심으로 평상시에도 디비전을 계기로 팀원 간에 서로 잘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모임을 형성해서 한 달에 한 번 별도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팀원 중 2023년에는 일정이 안돼서 참석을 못하는 팀원도 모임에는 같이 참석해 당구로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강미경 : '송당연송파'라는 팀은 여자 선수가 한 명 포함된 팀인데, 적지 않은 연세의 여자 어르신이 3쿠션 종목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이한 점은 리그에 참여하는 모든 팀의 팀원들이 모두 그 어르신 선수를 응원한다는 점이다.

김기웅 : 대구 달성군 A리그에 처음으로 참여한 대구장애인 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전국장애인체전 대구대표팀으로서 훈련을 겸해서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이승봉 디렉터(가운데)와 서울 중구 캐롬 A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진들. 
이승봉 디렉터(가운데)와 서울 중구 캐롬 A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진들. 

4년 동안 디비전 리그에 참가했던 팀 중에 인상적인 팀이 있었나?

이소진 : 2022년 D5 서초리그 '녹색당' 팀이 디비전에 굉장히 진심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매년 디비전 리그 승격팀이 결정되면 승격지원금과 기념배지가 지급되는데, 녹색당 팀은 마지막 라운드를 끝내며 승격을 확정짓자 동호회 자체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제작해 응원 왔던 추억이 있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다른 리그 디렉터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도 했다. 축제 같은 즐거운 분위기로 한 해를 마무리한 기억이 디비전 리그가 다른 대회와 다른 취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김기웅 : 지금 하고 있는 달성군 A리그에 '진천아카데미' 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4년 동안 D5리그를 같이 해오고 있는 팀인데, 한 번도 D4 승격을 못 한 팀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리그를 같이 해오고 있다. 이번에는 전력 보강 및 실력 향상으로 3라운드 현재 리그 1위를 하고 있다.

이금란 : 두 번 리그를 같이 했던 '더킹전주' 팀이다. 팀원들 모두 자영업을 하는 분들로 짜여진 팀이었는데, 바쁜 중에도 기권 없이 최소 두 분이라도 나와서 매 라운드에 참가했다. 전원 참석이 불가한데도 끝까지 같이 해주신 당구 사랑이 넘쳤던 팀이라 지금까지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에는 같이 하지 못해 아쉽지만 내년에는 같이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디렉터로서 어떤 마음으로 디비전 리그에 임하고 있나?

강미경 : 비기너 리그는 당구대회나 다른 당구 사업에 참여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분들이 모인 리그다. 이분들께는 지금 이 디비전 리그가 당구의 이미지가 되고 연맹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김기웅 : 팀을 섭외하고 구성하고 또 리그를 운영하면서 생각보다 힘든 점이 많다. 거창하게 당구발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매번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타 구장, 타 동호회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금란 : 무탈하게 사고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매 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하고 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음 라운드가 기다려질 수 있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디렉터로서 리그를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이나 보람 있는 점은?

이소진 : 매 라운드를 거치면서 일회성이 아니라 좋은 인연을 쭉 이어갈 때 보람을 느낀다. 일 년마다 다양한 만남을 겪고 좋은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 사실 어려우면서도 좋은 것 같다. 작년과 재작년에 디비전 리그에 참가하고 아직도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면 뿌듯하다.

이승봉 : 참여한 선수들이 리그가 끝난 후에 아쉬워하면서 다음에는 더 잘해보자고 다짐할 때 보람을 느낀다.

강미경 : 디렉터로서 사전에 디비전 규정과 시스템을 미리 공부해서 현장에서 아무 특이 사항 없이 모든 참가자가 편하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디렉터의 역할이다. 리그가 끝나고 나서 참가자들이 재밌었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

김기웅 : 처음 D5부터 시작해서 D3까지 진출한 팀을 보면서 가장 보람있었다. 특히 마지막에 순위가 결정난 상황에서도 6라운드까지 모든 팀이 참가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좋았다.

원유록 디렉터. 
원유록 디렉터. 
참가자들과 화팅을 외치는 이금란 디렉터(오른쪽)
참가자들과 화팅을 외치는 이금란 디렉터(오른쪽)

디렉터로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이승봉 : 리그 성적이 안 좋아서 리그 중간에 불참하는 팀이 생길 때 좀 속상했다.

원유록 : 팀마다 각각의 사정들이 있다 보니 경기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

김태환 : 세종시 리그 같은 경우 적은 인구 때문에 리그 구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올해 디비전 리그에서 이런 점은 좀 아쉽지만, 다음 시즌에는 이렇게 개선하고 싶다 하는 점이 있나?

이소진 : 4년째를 맞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고착화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참가자들이 경기 외적으로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적인 요소를 더하면 매번 같은 라운드 안에서도 다양한 재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원유록 : 앱을 통해서 경기 영상을 볼 수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 영상이 지원되면 경기 진행상 예매한 상황도 판단할 수 있고, 일정이 안돼서 당일 참석 못 하는 팀원들도 영상을 통해 경기를 볼 수 있다면 더 흥미로운 진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경수 : 참가자들 중에는 연 6회 시행되는 리그가 좀 적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이금란 : 35이닝은 긴 것 같다. 디비전 리그 점수도 낮아지고, 각 팀들의 실력도 향상되어 개인 애버리지도 좋아진 것 같다. 30이닝 정도로 제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채동완 : 팀별 선수 구성에서 핸디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

 

디비전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원유록 : 스포츠에서 승패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통해 팀이 하나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승리한 선수에게는 축하를 해주고, 패배한 선수에게는 응원을 해주는 리그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김기웅 : 상금이 없는 시합이다 보니 각자가 생각하는 리그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 6라운드 동안 팀워크와 단합, 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디비전 리그에 임한다면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리그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금란 : 득점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큰 소리를 내는 경우 다른 사람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진행 요원이 제지하기 전에 먼저 인지해 주면 좋겠다.

정철 : 한 번쯤은 빠져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루 시간을 내서 경기에 임하는 다른 팀들에게 미안하니까.

 

디비전 리그에 참여하고 싶지만 아직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이소진 : 실력이 낮아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해를 거듭하면서 처음 참가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가족, 친구, 동료들과 재미있게 당구를 친다고 생각하고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원유록 : 디비전 리그의 매력은 팀전이다. 팀 단체전이 주는 매력이 충분하고 재미있다. 꼭 한 번 참가해 보길 권해드린다.

김경수 : 정기적인 모임으로 팀의 소속감과 실력 향상, 그리고 같은 리그 선수들 간의 유대관계 등 도움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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