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애국가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한국 최초로 여자 3쿠션 세계챔피언에 오른 한국의 이신영(충남)은 시상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밤 10시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신영은 일본의 니시모토 유코를 26이닝 만에 30:18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관중석에서 동료 선수에게 태극기를 받아 든 이신영은 활짝 웃으며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서 시상식에서 세계선수권 우승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은 이신영은 잠시 후 장내에 울려 퍼진 애국가를 따라부르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신영은 "애국가가 나오니 뭉클한 기분이 들어서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신영은 지난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공동 3위로 처음 입상대에 섰다. 당시 준결승에서 패했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8강에서 리벤지 매치를 벌여 9년 만에 패배를 되돌려줬다.
이신영은 5번의 세계선수권 도전 만에 우승을 일궜다. 한국 여자 당구선수 중에서는 이신영이 세계선수권 최다 출전자다. 한국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2022년에 모두 결승에 진출했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신영과 함께 2005년생 '국내랭킹 1위' 김하은(충북)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하은은 조별리그에서 클롬펜하우어를 꺾고 18경기 연승 행진을 저지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준결승전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왔던 김하은은 준결승에서도 니시모토를 상대로 27:20으로 크게 앞서 결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3점을 남기고 역전패를 당해 아쉽게 공동 3위로 첫 세계선수권 출정을 마쳤다. 김하은은 "좋은 경험을 쌓았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몰랐다.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시상대에 나란히 선 이신영과 김하은은 한국 당구 역사의 큰 획을 그었다. 이신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남자와 여자, 주니어, 팀선수권까지 3쿠션 4개 부문 세계선수권을 석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