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신영(충남)이 역사상 최초로 여자 3쿠션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신영은 14일(한국시간) 밤 10시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니시모토 유코(일본)을 26이닝 만에 30:1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당구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지 16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또한, 2016년과 2017년, 2022년 세 차례 준우승에 이어 네 번째 결승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이신영의 여자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한국은 지난 2014년 최성원의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은 두 번째 금자탑을 세웠고, 남자와 여자, 주니어, 팀선수권까지 3쿠션 전 종목 세계선수권을 석권하는 세계 유일의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결승에서 이신영은 초반부터 애버리지 1.8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며 니시모토를 압박했다. 5이닝까지 5:3으로 앞선 이신영은 6이닝에서 하이런 6점을 득점하고 11:3으로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상대방 니시모토는 12이닝까지 단타를 4차례 올려 단 5득점에 그쳤고, 이신영이 13이닝에서 4점을 득점하며 21:5까지 크게 앞섰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했던 니시모토의 경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니시모노는 앞선 준결승에서 김하은(충북)에게 9:21로 지고 있다가 막판에 대량 득점을 쏟아내며 30:27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왔다.
이신영이 크게 앞서 있었지만, 니시모토의 막판 집중력이 살아나면 어떤 이변이 또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신영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니시모토는 1-2-5 연속타로 순식간에 8점을 쫓아왔고, 점수는 21:13까지 좁혀졌다.
19이닝 이신영의 공격이 승부처였다. 만약 이신영이 한두 번 더 기회를 놓쳤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니시모토가 21이닝에서 2득점, 22이닝에서 3득점을 올려 18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신영이 19이닝 공격에서 5점을 더 달아나지 못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다행히 이신영은 19이닝 공격에서 회심의 5득점 적시타를 터트려 막판 승부를 27:18로 리드한 채 끌고 갔다.
그리고 24이닝부터 1점씩 남아있던 3점을 모두 득점하며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이신영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장기간 세계 무대를 독식한 '디펜딩 챔피언'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를 꺾었다.
앞서 아프리카TV 주최로 한국에서 열렸던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3'에서는 클롬펜하우어와 예선 1 대 1 대결에서는 패했지만, 서바이벌 방식으로 치른 결승에서는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클롬펜하우어를 다시 만나 기로에 놓였던 이신영은 23이닝 만에 30:14로 승리를 거두며 큰 고비를 넘었다. 준결승에서는 미리암 프루임(네덜란드)을 30:15(45이닝)로 제압하고 처음으로 결승 관문을 통과했다.
그동안 세계선수권을 클롬펜하우어와 양분했던 일본은 통산 6번째 세계선수권 우승타이틀에 도전했지만, 이신영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결승에서 패한 니시모토는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3번째 준우승 기록을 남겼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이신영과 김하은이 출전해 두 선수 모두 준결승에 진출했고, 김하은은 아쉽게 니시모토에게 준결승에서 져 공동 3위에 머물렀다.
먼저 열린 남자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의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은 남자 선수권 결승을 독식하며 신성 바오프엉빈이 사상 최초로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9년 만에 유럽으로부터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사상 최초로 아시아 선수가 모두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