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복. 사진=빌리어즈 자료사진
이충복. 사진=빌리어즈 자료사진

'2022 베겔 3쿠션 당구월드컵' 준우승자 이충복도 PBA 이적을 확정했다.

세계 3쿠션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역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즌을 앞두고 속속 PBA로의 이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와 '한국 당구 간판' 최성원이 우선등록선수로 이번 시즌 PBA 등록을 마쳤고, 튀르키예 선수들이 대거 PBA와 계약을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국 선수로는 최성원에 이어 두 번째 이적 선수로 이름을 올린 이충복은 이번 PBA로의 이적을 '도전의 기회이자 당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당구로 이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 있나?

내가 앞으로 지금보다 더 잘 친다 한들 현재 상황에서 지금보다 환경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당구 국가대표가 되고,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다해도 여전히 내 돈과 시간을 들여 투자를 하는 일만 있을 뿐 돌아오는 보상은 턱 없이 부족했다. 명예는 얻었지만, 사람이 명예로만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당구선수로 살아가야 하는 동기부여가 필요했는데, 기존의 상황에서는 그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3월 '라스페이거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돌아온 후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프로 이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떤 문제를 겪었나?

라스베이거스 월드컵 후 돌아와서 감기에 걸렸는데 고된 스케줄 탓에 면역력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양구에서 열린 국토정중앙배와 아시아3쿠션선수권대회 시작 전에 대상포진까지 걸렸고, 안면마비까지 온 상태로 시합에 나가야 했다. 그때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결국 여러 가지 고려 끝에 프로당구로 이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작년 10월에는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적이 놓았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4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하기 시작해서 불과 1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하고 시드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조금만 성적을 내면 시드권까지 바라볼 수 있었지만, 실질적 이득 없이 계속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만 해야 하는 상황이 오히려 답답했다. 프로로 이적하는 건 결국 내 자신을 위해서, 당구를 더 치기 위해서 가는 거다.

 

이충복. 사진=빌리어즈 자료사진
이충복. 사진=빌리어즈 자료사진

차기 시즌을 앞두고 다니엘 산체스, 최성원 등과 함께 실력자들이 대거 합류한다고 알려졌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그렇다. 하지만 특별히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평생 당구를 치면서 그 선수들과 시합을 해왔다.

 

PBA 투어를 앞두고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나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가장 기대된다. 올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는데 지금 몸 관리를 하면서 투어 준비를 하고 있다. 솔직히 그동안 개인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프로로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기대하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운동도 하고, 살도 좀 빼고 체력 관리에도 힘쓰겠다.

 

반면에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나?

승강제 스포츠는 어떤 스포츠든 성적 유지를 잘해야 한다. 꼭 우승을 하겠다, 못 한다 이런 건 부담이 아니지만 다음 시즌 1부투어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처절한 자기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적응할 시간 자체가 없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생존을 위한 전투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

 

팀리그도 합류하나?

물론이다. 팀 리더 제안도 있었다. 단체 스포츠도 결국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팀리그에 합류한 선수들은 이미 실력이 입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팀 내에서 선수들의 멘탈과 기술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PBA 투어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어떤가?

신인의 마음으로 임하겠다. 프로당구로의 이적은 얼마 남지 않은 당구선수 생활에 대한 터닝포인트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겠다. 이번 투어 목표는 1부 잔류다. 그렇다고 아예 우승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임하겠다. 이전과 다른 이충복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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