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준결승서 야스퍼스에게 21이닝 만에 24:50으로 아쉽게 패배
'애버리지 3.909'의 43점 소나기타 터트린 야스퍼스... 순식간에 전세 뒤집고 승리
야스퍼스 이번 결승전에서 '통산 26승' 도전... 최다승 1위 블롬달(44승) 추격 발동
[빌리어즈=김도하 기자] 순식간에 점수 차가 벌어졌다.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 최성원(부산체육회)은 9이닝까지 15:7, 더블스코어 차 이상 앞서 있었다.
그런데 11번 타석을 주고받는 동안 야스퍼스는 무려 43점을 득점했고, 최성원은 9득점에 그쳐 허무하게 승부가 갈렸다.
한국시간으로 4일 저녁 6시에 열린 '샤름 엘 셰이크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최성원은 21이닝 만에 24:50으로 야스퍼스에게 져 결승행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 6점, 4점, 5점 등 9이닝까지 15점을 득점하며 비교적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던 최성원은 10이닝부터 야스퍼스가 펼친 '애버리지 3.909'의 놀라운 득점 행진에 그만 무너졌다.
야스퍼스는 10이닝 2득점으로 포문을 열고 11이닝 1득점, 12이닝에서 8득점을 올려 18:23까지 쫓아갔다.
13이닝부터 2-1-1 연속타로 22:23을 만든 야스퍼스는 16이닝 타석에서 3득점을 더해 25:2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야스퍼스의 결정타는 두 번에 나누어 최성원에게 데미지를 입혔다. 17이닝 공격에서 다시 3점을 보탠 야스퍼스는 18이닝, 대거 12점을 득점하며 40:24로 달아났다.
최성원은 7번의 기회에서 아쉽게도 단 1점에 그쳤다. 야스퍼스는 19, 20이닝에도 각각 1점씩 올려 42:24를 만들었고, 21이닝 공격에서 끝내기 8득점타에 성공하며 50:24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 최고의 '3쿠션 스타' 최성원이 3년 4개월 만에 도전한 이번 준결승전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최성원은 종전까지 야스퍼스와의 승부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이나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에디 멕스(벨기에)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최성원을 만나면 종종 무너지곤 했는데, 야스퍼스는 달랐다.
지난 2012년 안탈리아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야스퍼스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최성원은 이후 2014년 포르토 당구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야스퍼스와 대결해 26:40(15이닝)으로 패했고, 최근 열린 대회에서도 두 번이나 야스퍼스에게 져 탈락했다.
이번 준결승전에서 최성원의 명예 회복을 기대했으나, 야스퍼스가 '애버리지 3.903'의 43점 소나기타를 터트리면서 다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야스퍼스는 이번 대회 첫 출발이 좋지 못했다. 32강 리그전 첫 경기에서 '클루망 손자' 피터 클루망(벨기에)에게 24이닝 만에 32:40으로 뜻밖의 패배를 당했기 때문.
나머지 경기에서 실력으로 한참 아래에 있는 선수들을 꺾으면서 야스퍼스는 조 2위로 간신히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전에서는 한국의 이충복(시흥체육회)과 대결했다. 이 경기에서 야스퍼스는 15이닝 만에 50:36으로 승리, 애버리지 3.333을 기록하며 비교적 야스퍼스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야스퍼스는 8강에서 '세계 2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를 끈질기게 쫓아가 50:48(28이닝)로 신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왔다.
야스퍼스의 준결승전 승률은 무려 70%가 넘는다. 이번 준결승전은 야스퍼스가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치른 67번째 경기였고, 이 중에서 47번을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갔다.
결승에서 야스퍼스는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46번 중 25번 승리했다. 이번 결승에서 야스퍼스는 3쿠션 당구월드컵 통산 26승에 도전한다.
야스퍼스는 '토브욘 블롬달-세미 사이그너' 준결승 경기 승자와 같은 날 밤 11시에 결승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