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제71회 3쿠션 월드 챔피언십' 기간 중에 개최된 UMB 총회. 사진=세계캐롬연맹 제공


[빌리어즈=김탁 기자] UMB 세계캐롬연맹(회장 파룩 엘 바르키)이 주최하는 3쿠션 당구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이 내년부터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종전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32강전이 라운드로빈 방식의 풀 리그로 바뀌면서 본선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UMB는 지난 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제71회 3쿠션 월드 챔피언십' 기간 중에 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대회 경기방식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변경된 규정은 종전 32강부터 토너먼트 단일 라운드로 진행되던 본선전 경기방식이 32강 풀 리그로 치러지는 1라운드와 16강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2라운드로 나누어 지는 것.

1라운드 32강 풀 리그에는 예선 PPPQ부터 Q까지 4개 라운드를 통해 선발되는 15명과 톱 랭커 14명, 그리고 개최국과 UMB 시드 3명 등이 출전하게 되고, 각 조 4명씩 8개 조로 나누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경기를 벌여 조 1위와 2위에 오른 선수 16명이 2라운드 메인 토너먼트(16강)에 진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종전에 한 경기씩 총 32경기로 끝나던 32강전 경기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볼거리가 더욱 풍부해지게 될 전망이다.

또한,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이 리그전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재미있는 요소들을 통해 더 풍성한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2강을 리그전으로 진행하게 되면 보다 객관적인 실력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당구월드컵 우승까지 여정은 더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회 자체의 레벨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방송 콘텐츠로 가치가 함께 상승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당구 관계자들은 본선 1라운드를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당구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존 당구월드컵 1회를 개최하면서 콘텐츠로 활용할 만한 경기 수가 31개밖에 되지 않는 것은 UMB나 미디어 사업자 코줌은 물론, 개최국 오거나이저에게도 불리한 요소다"라고 말하며, "UMB가 콘텐츠를 대거 확대하는 방식을 도입해 더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스폰서 영입 소요를 늘리고, 이를 통해 3쿠션과 당구 스포츠 전체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다른 종목과 달리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은 3쿠션 종목에서 라운드 로빈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유럽 강자들의 벽을 넘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들렸다.

당구계 사정을 잘 아는 한 사람은 "기존 32강 토너먼트 방식은 험난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몸이 덜 풀린 톱 랭커들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리그전 방식으로 32강을 치르게 되면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입상하는 선수들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은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경기 수가 많아지는 것이 달갑지 않은 일이다. 32강 1라운드에서는 강할 수 있지만, 오히려 2라운드 메인 토너먼트에서는 젊고 집중력이 좋은 선수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 라볼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 개막식 장면. UMB 경기방식 규정이 변경되면서 내년부터 열리는 당구월드컵에서 개회식과 조 추첨 등의 경기 외 행사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당구월드컵은 내년 2월 열릴 예정인 터키 대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내년 3쿠션 당구월드컵은 터키(2월), 베트남(5월), 벨기에(6월), 포르투갈(7월), 이집트(12월) 등 5회 개최가 확정된 상태이며, 9월부터 11월까지 한국과 프랑스 등에서 대회가 열리면 7~8회 정도 열리게 된다.

이번 변경된 경기방식 규정에 따라 시간관계상 개회식을 열지 않고, 조 추첨과 같은 부수적인 과정도 생략된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당구월드컵 경기방식 규정 변경과 함께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여자 3쿠션 세계선수권 등의 대회 엔트리를 종전 16명에서 24명으로 확대했다.

UMB 관계자 중 한 사람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내적 시스템 구성을 정비하고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전하며 이번 UMB 대회들의 규정 변경 배경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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