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천 선수 귀국해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당구대회' 개최

우승소감을 밝히는 이상천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50>

세계 챔피언이 모국 당구 사랑을 몸으로 실천

이상천 선수는 1987년 그의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피나는 노력 끝에 미국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라 여러 해 동안 그의 아성을 지켰으며, 마침내 1993년에는 그가 목표했던 3쿠션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한국이 자랑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대형 당구클럽을 개업하여 매년 세계 상위 선수들을 초청하는 ‘상리 캐롬 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당구 비즈니스에도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런 그가 2003년 11월에 한국에 들어와 ‘월간당구’ 지면을 통해 한국 당구 발전의 구상을 밝히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선언하였다. 그 계획의 첫 번째 단계로서 모든 당구인들, 선수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동호인들까지도 참여하는 전국 당구대회를 투어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간단없이 개최함으로써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켜 세계 수준으로 높이고 일반인들의 당구에 대한 관심을 확산, 고조시켜 당구의 활성화를 꾀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었으므로, 용품 생산·유통업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였다. 때마침 한국당구용품협회(회장 민영길)가 조직되어 있었고, 한국당구발전협의회(회장 홍광선 허리우드 대표)가 대한당구연맹의 대한체육회 정가맹을 실현하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었으므로 이 조직의 지원을 끌어내는 한편, 업자들의 개별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이상천 선수의 세계 챔피언의 명성도 한몫 했지만, 그의 당구 발전을 위한 진솔한 노력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기획을 선수단체인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이즈음은 재력가로 초빙된 제3대 유태성 회장이 사업실패로 잠적한 후 새 회장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었으므로 이런 좋은 의도의 대회를 대의원들이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대회 명칭을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대회’로 정하고 1차 대회를 2004년 1월 16, 17일 예선을 거쳐 18일 본선 대회를 산본 화성당구클럽에서 개최하였다. 이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우승 상금 7백만 원, 준우승 3백만 원, 공동3위 각 150만 원 등 총 2천만 원을 내걸었다.

폐회식에서는 당구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투표로 뽑은 ‘미스터 빌리아드’와 ‘준미스터 빌리아드’의 이벤트도 마련하였다.

제1회 대회의 우승은 이천우 선수가 차지하였고 준우승은 고철수, 공동3위에는 이상천과 김경률 선수가 올랐다. 그리고 관심이 집중되었던 ‘미스터 빌리아드’에는 195표 중 48표를 얻은 한밭의 권오철 사장이 선출되어 상금 100만 원과 상패를 받았으며, ‘준미스터 빌리아드’에는 32표를 얻은 장성출 선수가 뽑혀 상금 50만 원과 상패를 받았다.

이날 폐회식의 인상적인 장면은 ‘미스터 빌리아드’로 선출된 권오철 사장을 5번이나 헹가래를 쳐 폐회식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폐회식 말미에는 제2차 대회의 기금마련을 위한 즉석 모금도 실시하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제2차 대회는 4월로 정하고 경기일정에 따라 매주 전국 투어로 간단없이 열어

‘당구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는 별난 이름의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당구대회’의 제2차 대회는 4월 21일~24일, 제3차 대회는 7월 6~10일 서울 강남 YMCA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2004년 상반기 경기 일정이 발표되었다.

제2차대회 결승뱅킹
제1차 대회 우승 이천우

매월 첫째 일요일은 대한당구연맹의 각 시도연맹이 자체 정기평가전으로 여는 것으로 시작하여 제3차 대회까지 매주 전국을 순회하며 투어 대회로 열고 대회마다 후원사를 명시한 대형 포스터를 제작하여 전국 각 당구장에 배포해 첨부하는 한편, <월간 당구> 지면에도 홍보, 전국 당구 애호가들의 관심을 유도하였다.

비단 캐롬 3쿠션 종목뿐만 아니라 남녀 포켓볼 활성화를 위해 경기 일정 중간에 포켓9볼 대회도 끼워 넣었고 시상금도 충분히 배정하였다.

이상천 선수는 제1차 대회에서 공동3위에 머물렀으나 2월 28~29일 경기도 안산 투어부터 시작된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였고, 2월과 3월 투어를 연승우승으로 장식하는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다.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당구대회’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세계 챔피언의 특별함을 팬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그의 노력과 열의가 충만해 있었던 것 같다.

제2차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당구대회는 4월 14~17일 서울 강남 YMCA 대강당에서 전국에서 출전한 300여 명의 선수와 아마추어들이 참가한 가운데 4일간의 열전을 펼쳤다.

이 대회에는 이상천의 절친인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그해 3쿠션 세계 챔피언)를 특별 초청하여 32강 본선에 시드를 주어 이상천과 대결하는 빅 이벤트를 홍보하는 한편, 캐롬 3C 부문 우승 1,000만 원, 준우승 400만 원, 공동3위 각 200만 원, 5~8위 각 70만 원 등과 남녀 포켓9볼 상금 6백10만 원, 총상금 합계 3천1백30만 원을  시상하는 당구사상 초유의 대회로 치러졌다.

첫날부터 당구선수와 당구인들 그리고 당구에 관심을 가진 많은 동호인들이 참석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SBS 스포츠채널 TV가 3쿠션 부문 준결승전 2경기와 결승전, 그리고 친선 게임인 한일 여성 3쿠션 대결 경기와 세미 사이그너의 현란한 예술구 시범을 촬영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따라서 종전의 당구대회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대성황을 이루었으며 당구를 홍보하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이날 결승전과 시상식에는 30명 조의 경찰악대가 취주악을 연주하는 은은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에서 진행됨으로써 당구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40점 단판치기 토너먼트로 진행된 3쿠션 경기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자 세미 사이그너를 40:31로 역전 침몰시킨 정호석(서울)과, 19점의 하이런 대기록을 세우며 김봉수(경기도)를 40:22로 제친 이상천이 결승전을 펼쳐 이상천이 17큐 만에 40:9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였다.

특히 이상천은 제1차 대회 이후 벌어진 전국 투어 3월 대회 4개 대회의 우승을 석권하고(24경기 전승) 이 대회에서 우승(5경기 전승)함으로써 29경기를 연승한 끝에 일구어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우승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93년도의 세계 챔피언 이름 그대로 이상천은 아직도 세계 스타의 관록에 손색없는 기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시켜 주었다.

이상천은 세미 사이그너가 한국에 체재하는 기간 중에는 인천당구연맹 소속 선수와 초청 리그 경기를 갖고 당구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2차 대회 후 처음 열린 5월 9~10일의 전국 투어 수원대회에서 이상천은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7월에 개최될 제3차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청신호를 보였다. 그런데 5월 14일 대한당구연맹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이상천을 연맹 제4대 회장으로 추대, 선출하는 일이 생겼다.

이상천은 ‘당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국당구대회’를 진행하면서 그가 한국 당구계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큰 구상을 하고 이를 차근차근 진행한 것이 마침내 제1단계로 성사된 것이다.

이상천이 연맹 회장으로 선출됨으로써 ‘당구를 정말로…대회’ 투어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그는 이제 한국 당구계를 이끌어 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게 되었으므로 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경기 일정에 따라 전국 투어는 계속 진행되었다.

그리고 6월 26~27일 경기도 산본의 화성당구클럽에서 열린 전반기 마지막 군포투어의 폐막식이 끝난 직후 궁전웨딩홀 뷔페에서 이상천 회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