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탁 기자]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켰다.

6일 새벽에 끝난 '2018 포르토 3쿠션 당구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서 한국의 오성욱(서울·세계랭킹 122위)과 최완영(충북·68위)이 본선에 오르며 돌풍의 주인공이 되었다.

오성욱은 L조에서 터키의 강타자들을 꺾고 조 1위에 올라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했고, 최완영은 지난해 포르토 대회 8강 진출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번 본선 무대를 밟았다.

'헐크' 강동궁(동양기계·22위)과 조치연(서울·세계 47위)도 각각 조 1위로 32강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했다.

한편, 한국의 이영훈(경기)과 김재근(인천), 신정주(부산), 이승진(대구) 등은 모두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 패하며 아쉽게 탈락했다.
 

생애 첫 당구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오성욱(서울). 사진=코줌인터내셔널


◆ 오성욱, L조에서 터키 선수 두 명 꺾고 2승...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

최종예선 L조 경기에서 오성욱은 '세계랭킹 30위' 잔 체팍(터키)과 아흐멧 알프(세계 134위) 등 버거운 상대들과 대결했다.

첫 경기부터 체팍과 만나 당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성욱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체팍과 알프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오성욱은 체팍과의 경기 초반 8이닝에 연속 8득점을 얻어맞고 6:14로 뒤져 위기에 몰렸지만, 곧바로 8이닝부터 5-3-3-2점 등으로 응수해 전세를 뒤집는 등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전반전을 14이닝 만에 20:18로 앞선 채 마친 오성욱은 후반전 초반 체팍이 난조를 보이는 사이 1-4-1-1-1-3점 등으로 달아나 21이닝 만에 31:20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이어서 32:25로 앞서 있던 25이닝에서 남아 있던 8점을 모두 득점하며 40:25로 경기를 마무리해 귀중한 첫승을 거두었다.

오성욱은 알프와의 다음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에 벌어진 팽팽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중반 이후 안정적인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아 두 번째 승리를 낚았다.

두 선수 모두 8이닝까지 단 한 이닝만 빼고 모두 득점하며 15:13으로 오성욱이 근소하게 앞서는 등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중반으로 갈수록 오성욱은 살아난 반면, 알프는 여섯 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물러나며 어려움을 자초했다.

오성욱은 16:14로 2점 앞선 13이닝부터 3-6-1-2점 등을 보태며 28:14 더블 스코어로 달아났다.

18이닝 2점, 20이닝 3점을 올려 33:16으로 더 점수 차를 벌린 오성욱은 22이닝에서 1점을 보태고 23이닝에서 연속 5득점을 올리며 39:2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본선 진출까지 마지막 1점을 남겨두고 두 이닝 연속 득점에 실패했지만, 26이닝에서 침착하게 득점하며 40점을 마쳤다.

알프가 후구에서 2득점하는 데 그치면서 경기는 40:27로 오성욱의 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지난해 포르토 대회에 이어 1년 만에 당구월드컵 본선에 오른 최완영(충북). 사진=코줌인터내셔널


◆ 최완영, 평균득점 1.947로 조 2위 본선 티켓 차지... 조치연, 올해 첫 본선 진출

지난해 포르토 대회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최성원(부산체육회) 등을 꺾고 '8강 돌풍'을 일으킨 최완영은 이번 대회 최종예선에서 K조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최완영은 첫 경기에서 강타자 조치연에게 18이닝 만에 40:31로 승리하며 본선행 청신호를 켰다.

경기 초반에 연속 10득점을 두 번이나 몰아친 최완영은 전반전을 5이닝 만에 24:7로 크게 앞선 가운데 마쳤다.

후반전에서 조치연이 10이닝 6점, 11이닝 8점 등을 올려 28:30으로 따라잡아 접전이 벌어졌지만, 최완영은 32:31로 1점 앞선 17이닝에서 6점, 곧바로 18이닝에서 남은 2점을 마무리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완영은 두 번째 경기에서 '월드컵 챔피언' 요제프 필리품(벨기에)에게 20이닝 만에 34:40으로 패해 조 2위로 밀려났다.

최완영은 초반 공방전에서 주도권을 잡고 10이닝까지 19:13으로 앞서 있었지만, 11이닝에서 필리품이 연속 6득점으로 19:19 동점을 만들었고, 다시 12이닝에서 연속 3점을 올려 19:22로 승부를 뒤집었다.

필리품은 후반전에서 15, 16이닝에서 연속 5득점을 올려 21:32로 크게 달아났다.

최완영이 17이닝 연속 7득점을 올리고 18이닝에 다시 3점을 보태 31:32로 쫓아갔지만, 필리품이 18이닝 후구부터 1-5-2점을 올리며 최완영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했다.
 

이번 시즌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한 조치연(서울). 사진=코줌인터내셔널


앞선 경기에서 조치연이 필리품에게 17이닝 만에 40:22로 승리해 K조는 3명 모두 1승 1패로 경기를 마쳤지만, 평균득점 2.028을 기록한 조치연이 1위에 올랐고 최완영이 1.947로 2위, 필리품은 1.675로 3위에 머물렀다.

2점대에 육박하는 높은 평균득점을 기록한 최완영은 조 2위 2명에게 주어진 본선행 티켓 중 마지막 한 장을 차지하며 32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 다소 부진했던 조치연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프랑스 라불 당구월드컵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본선 무대를 밟았다.

 

'죽음의 조'를 통과한 강동궁(동양기계). 사진=코줌인터내셔널


◆ 강동궁, 죽음의 조 통과... 이영훈·김재근·신정주·이승진 등 아쉬운 탈락

'죽음의 B조'에서 장 폴 드 브루인(네덜란드·세계 48위)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78위) 등 세계 최강급 선수들과 경쟁했던 강동궁은 2승을 거두며 무난하게 최종예선을 통과했다.

강동궁은 첫 경기에서 카시도코스타스를 17이닝 만에 40:15로 가볍게 꺾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드 브루인에게 29이닝 만에 40:34로 역전승을 거두고 본선에 진출했다.

드 브루인이 경기 막판까지 계속해서 리드를 지키며 25이닝까지 33:22로 크게 앞섰지만, 강동궁이 25이닝 후구부터 2-4-5-6-1점 등 한꺼번에 18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강동궁은 두 경기 합산 평균득점 1.739를 기록하며 마틴 혼(2.105)과 코스타스 파파콘스탄티누(1.818), 세미 사이그너(1.777) 등에 이어 최종예선 종합순위 4위에 올랐다.

한편, 첫 경기에서 승리했던 나머지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를 패하며 아쉽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C조 이영훈(세계 95위)은 스페인의 유망주 후안 자파타 가르시아(세계 53위)에게 25이닝 만에 30:40으로 졌고, 김재근, 신정주, 이승진 등 3명은 모두 터키 선수들에게 발목을 잡혔다.

F조 김재근(세계 41위)은 타이푼 타스데미르(세계 23위)에게 경기 막판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25이닝에서 연속 10득점을 올려 36:37로 따라잡아 대역전극을 노렸다.

그러나 38:39 박빙의 승부에서 타스데미르가 29이닝에 남은 1점을 마무리하며 40:38로 승리했다.

G조 신정주(세계 99위)는 첫 경기에서 토니 칼센(덴마크·세계 33위)을 21이닝 만에 40:37로 잡았지만, 뤼피 제넷(터키·세계 25위)에게 14이닝 만에 23:40으로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H조 이승진(세계 51위)도 모리 유스케(일본·세계 91위)를 29이닝 만에 40:37로 잡았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터키의 사이그너(세계 17위)에게 20이닝 만에 19:40으로 패해 본선행이 좌절되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본선 32강에 총 9명이 출전한다. 본선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9시부터 7일 새벽까지 열리며 당구 전문 인터넷방송 코줌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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