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그 모터 차이나 오픈

ⓒ TAI CHENGZHE

마크 셀비가 베이그 모터 차이나 오픈에서 게리 윌슨을 10-2로 꺾고 시즌 두 번째 랭킹 타이틀이자 통산 여섯 번째 랭킹 타이틀을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의 마크 셀비는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 오픈 결승전에서 게리 윌슨(56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시합이 열린 그 주 초부터 목에 통증을 느낀 셀비는 2012년 고통 때문에 기권을 해야만 했던 디스크의 재발일까봐 마음을 졸였으나, 다행히 디스크 재발은 아니어서 안심하고 시합을 치를 수 있었다.

지난 2월에 열린 독일 마스터스 우승 이후 시즌 두 번째 랭킹 타이틀을 획득한 이번 시즌 첫 번째 선수가 된 마크 셀비는 85,000파운드의 상금과 함께 4월 18일부터 열릴 세계스누커선수권대회에 앞서 자신감까지 얻게 되었다.

중국의 스누커 스타 딩준후이와 마크 데이비스, 마크 윌리엄스, 존 히긴스, 그레이엄 닷, 피터 엡돈, 주드 트럼프, 베리 호킨스, 라이언 데이, 리키 월든, 리앙웬보, 닐 로버트슨, 로니 오설리번, 퍼갈 오브라이언, 마르코 푸, 숀 머피, 스튜어트 빙햄, 마이클 화이트, 로버트 밀킨스, 조 페리, 마크 셀비 등이 예선을 통과한 가운데 와일드 카드 진출자들의 64강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1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본선 1라운드 경기에서는 로니 오설리번이 건강상의 이유로 기권으로 32강에 진출한 로빈 헐(69위)은 32강전에서 마크 킹(31위)을 누르고 16강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1라운드 경기 결과, 홈 관중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은 딩준후이가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고, 마크 데이비스, 마크 윌리엄스, 존 히긴스, 그레이엄 닷, 피터 엡돈, 주드 트럼프, 베리 호킨스, 도미닉 데일, 리키 월든, 숀 머피, 마크 셀비 등이 32강에 올랐다.

반면 홈 그라운드에서의 부담감이 컸던 량웬보는 게리 윌슨에게 3-5로 패했다. 닐 로버트슨 역시 무명선수인 데 폼쟁에게 4-5로 패하고 말았다. 앨리슨 카터, 조 페리 역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라운드, 32강전에 진출한 딩준후이는 마크 데이비스마저 5-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딩준후이는 예선전부터 모든 경기를 5-1로 압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나갔다.

32강에 오른 신예 게리 윌슨은 리키 월든을 5-2(51:58, 91:7, 21:67, 71:0, 87:0, 62:25, 99:9)로 누르며 무사히 16강에 안착했다. 한편 로니 오설리번의 기권으로 거저 32강에 오른 로빈 헐은 마크 킹을 치열한 접전 끝에 5-4로 누르고 16강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16강 진출자는 딩준후이, 마크 윌리엄스, 존 히긴스, 주드 트럼프, 베리 호킨스, 스티븐 맥과이어, 게리 윌슨, 데 폼쟁, 커트 머플린, 로빈 헐, 숀 머피, 제이미 존스, 로버트 밀킨스, 마이클 화이트, 마크 셀비, 데이비스 길버트로 결정되었다.

딩준후이 ⓒ TAI CHENGZHE
마크 셀비 ⓒ TAI CHENGZHE
돌풍을 일으킨 게리 윌슨 ⓒ TAI CHENGZHE
딩준후이 ⓒ TAI CHENGZHE
존 히긴스 ⓒ TAI CHENGZHE
ⓒ TAI CHENGZHE
ⓒ TAI CHENGZHE

16강전

딩준후이는 마크 윌리엄스에게서 첫 두 프레임을 76:36, 64:54로 빼앗았다. 마크 윌리엄스가 세 번째 프레임에서 22:91로 반격을 시도하며 2-1를 좁혀왔다.

하지만 다음 프레임에서 107점을 먼저 얻은 딩준후이는 3-1로 다시 한번 거리를 벌였고, 마크 윌리엄스 역시 포기하지 않고 6:81로 3-2 추격전을 시작했다.

이 추격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두 프레임을 연달아 86:0, 68:0으로 따낸 딩준후이는 5-2로 승리를 손에 넣었다.

한편 존 히긴스와 주드 트럼프는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트럼프가 37:70으로 첫 프레임을 따내자 존 히긴스가 다음 세 프레임을 81:19, 72:24, 68:14로 내리 가져가며 3-1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5프레임과 7프레임, 8프레임을 획득한 트럼프가 4-4로 동점 스코어를 만들었고 승부를 마지막 프레임까지 이어갔다. 결국 승자는 9프레임에서 65점을 따낸 존 히긴스였다. 65:59로 마지막 프레임을 승리한 존 히긴스는 세트 스코어 5-4로 8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이는 게리 윌슨과 커트 머플린이었다. 각각 데 폼쟁과 로빈 헐과 대결을 펼친 두 선수는 단 한 프레임만을 뺏긴 채 5-1의 스코어로 8강까지 쾌속 진출을 이뤄냈다. 베리 호킨스와 숀 머피, 로버트 밀킨스, 마크 셀비 같은 톱 16위 안의 선수들이 함께 8강에 올라 이들과 대결을 펼쳤다.

8강전

8강전에서 존 히긴스를 5-4로 이긴 딩준후이와 로버트 밀킨스를 5-4로 이긴 마크 셀비가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게리 윌슨과 커트 머플린이 또 한번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베리 호킨스와 숀 머피를 각각 5-3과 5-4로 꺾은 것이다.

특히 2013년에 프로 투어에 합류한 세계 랭킹 50위권 이하의 신예 게리 윌슨의 존재를 전 세계 스누커 팬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게리 윌슨의 기적은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다.

준결승전

준결승전에서 게리 윌슨은 딩준후이와, 커트 머플린은 마크 셀비와 맞붙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딩준후이와 마크 셀비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게리 윌슨이 딩준후이를 상대로 84:68로 첫 프레임을 따냈지만, 딩준후이가 2, 3, 4프레임을 77:0, 71:5, 96:4로 승리하며 3-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홈 관중은 열광했다. 하지만 게리 윌슨은 딩준후이의 기세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프레임부터 8프레임까지 연달아 네 프레임을 85:23, 94:0, 121:0, 70:0으로 완벽하게 승리하며 5-3으로 리드해 나가기 시작했다.

9프레임과 10프레임을 딩준후이가 97:4, 112:22로 승리하여 5-5 동점을 만들었고, 게임은 결국 마지막 한 프레임으로 결정이 났다. 먼저 72점을 득점한 게리 윌슨은 딩준후이가 36점만을 득점하는 데 그치자 31점을 더 득점하며 103:36으로 마지막 11프레임을 차지하고 말았다.

이렇게 풀 프레임 접전이 벌어진 치열한 승부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딩준후이까지 꺾고만 윌슨은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게리 윌슨은 리키 월든과 베리 호킨스를 꺾고 준결승까지 오른 것이 우연이 아니였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디펜딩 챔피언인 딩준후이까지 넘어선 그의 승리는 이번 시즌 최고의 이슈가 되었다.

주드 트럼프 ⓒ TAI CHENGZHE
우승 마크 셀비 ⓒ TAI CHENGZHE

결승전

마크 셀비는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대진 운이 좋았다. 톱 랭킹 16위 안의 선수들을 피해 결승전까지 오를 수 있었다.

물론 결승전에서도 랭킹 56위의 신예 선수와의 대결이 확정되어 한결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게리 윌슨이 대회 동안 일으킨 돌풍을 보면 결코 마음을 놔서는 안 되는 상대였다.

결승 경기는 마크 셀비의 일방적인 독주로 이어졌다. 3프레임까지 독식한 셀비는 4프레임을 91점 브레이크를 기록한 게리 윌슨에게 내주었다. 다음 두 프레임마저 70:36, 78:40으로 승리한 셀비는 윌슨이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나머지 7, 8, 9, 10프레임을 승리했다.

윌슨은 이 네 프레임에서 단 3점만을 획득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7프레임에서 대회 최고 점수인 145점을 기록한 셀비는 10프레임에서도 136점의 브레이크를 쌓으며 9-1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윌슨은 101점의 브레이크로 11프레임을 손에 넣었지만, 마지막 12프레임을 셀비가 승리하며 10-2로 차이나 오픈 챔피언이 되었다.

셀비는 비록 목 부상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시합에 임해야 했으나, 대회가 치러진 일주일 동안 좋은 플레이를 펼쳐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동안 8강 이상 진출 경험이 없었던 게리 윌슨이 경험 부족으로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9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준우승의 영광과 함께 그의 최고 상금인 35,000 파운드를 손에 넣었다.

윌슨은 2004년 세계 21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누커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 우승 후 몇 년 동안 스누커를 포기하고 택시기사로 일했다. 그리고 10여 년 가까이 지난 2013년에서야 프로 투어에 합류하게 되었다.

윌슨은 중고 신인이라는 유쾌하지 못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의 성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을 봐서는 조만간 톱 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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