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서 센추리 브레이크 3번을 기록하고도 역전패한 닐 로버트슨. 사진=World Snooker


[빌리어즈=김탁 기자] 영국의 스누커 프로당구 투어에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새삼 깨닫게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경기에서 센추리 브레이크(한 타석에서 100점 이상 득점) 3번이나 기록한 선수가 역전패를 당한 것.

센추리 브레이크는 한 타석에서 100점 이상 연속득점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정확한 포지셔닝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특히, 64강이 겨루는 2라운드 경기는 대체로 4선승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프레임 수가 많은 결승이나 준결승전보다 센추리 브레이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한 경기에서 3번이나 센추리 브레이크를 기록하는 것은 그날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정상급 선수의 경기에서 센추리 3번이면 질 확률이 매우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4선승제인 2라운드 경기에서 센추리 브레이크 3번으로 3-2로 앞서 있던 선수가 끝내 3-4로 역전패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각) 막 내린 '2018 ManBetX 웰시 오픈' 2라운드 경기에서 세계 랭킹 15위 닐 로버트슨(36·호주)은 한 수 아래 이안 번즈(32·잉글랜드)를 상대로 100점(2프레임), 100점(4프레임), 130점(5프레임) 등을 올리며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로버트슨은 번즈를 상대로 3전 전승을 올리고 있었고, 모든 경기에서 두 프레임 이상 득점을 허용하지도 않아서 로버트슨의 32강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반전의 드라마는 6프레임을 번즈가 75:17로 승리해 3-3 동점을 만들면서 시작되었고, 다음 7프레임에서도 번즈가 70: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완성되었다.

아무리 당일 컨디션이 좋아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만하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는 기초적인 교훈을 되새기는 경기였다.

벼랑 끝에서 로버트슨을 꺾은 번즈는 이어서 32강, 16강전에 승리하며 생애 첫 8강 진출을 이루었다.

10대 중반이던 지난 98년 처음 프로 당구선수로 데뷔한 로버트슨은 이 경기에서 통산 550번째 센추리 브레이크를 달성했지만, 경기에서 패해 빛이 바랬다.

로버트슨은 지난 2010년 열린 스누커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스코티시 오픈과 홍콩 마스터스 등에서 2승을 거두며 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 '닐 로버트슨-이안 번즈' 경기 결과

닐 로버트슨 3-4 이안 번즈
(8:85, 112:0, 0:106, 140:0, 130:1, 17:75, 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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