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3쿠션 당구대가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 공식테이블로 선정되고 있다.

2014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공식테이블로 사용된 한국의 민테이블.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한국 당구 테이블이 세계 무대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3쿠션월드컵조직위원회는 (주)허리우드와 오는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3쿠션 월드컵에 허리우드의 ‘프로암V’ 테이블을 사용하기로 하고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얼마 전 또 하나의 희소식이 들려왔다. 오는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로잔에 열리는 ‘2015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에서 한국의 민테이블 국제식대대인 ‘스타디움’을 공식 테이블로 선정하였다는 것이다. 

한국 당구 테이블이 잇따라 세계 대회 공식 테이블로 선정된 것은 한국 당구용품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도 입증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국의 캐롬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고 있는 과정에서 한국의 당구용품까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당구가 모든 면에서 세계 당구를 주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캐롬 테이블은 가브리엘과 버호벤, 쉐빌롯 등의 역사와 전통이 깊은 유럽 당구 테이블에 밀려 성능을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당구 테이블의 기원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5세기 무렵의 기록부터 당구 테이블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유럽 당구 테이블 제조의 역사를 그쯤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구 테이블에 관한 최초의 공식적인 기록은 1470년 프랑스의 루이 11세가 사들인 것으로 나와 있다.

우리는 조선시대 개항 이후에 당구를 처음 접했으니, 이 숫자만 비교해도 400년 넘게 차이가 난다. 이 정도의 시간차라면 기술과 경험의 차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이 당구 테이블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0년 전이었다. 이러한 역사만 놓고 봐도 기술이 그들보다 진보하는 데 필요한 투자와 노력이 어마어마했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2012 수원 3쿠션 월드컵 공식테이블 허리우드 프로암S. <빌리어즈 자료사진>

이번 (주)허리우드의 호찌민 3쿠션 월드컵 공식 테이블 선정이나 로잔빌리어드마스터스조직위원회가 올해 마스터스 대회의 공식 테이블로 한국의 민테이블을 선정한 것은 이런 끈질긴 노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호찌민 3쿠션 월드컵은 같은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대회이기는 하지만, 터키나 프랑스 등의 유럽 당구 테이블 회사들이 노리는 베트남 시장에 한국을 대표하는 당구 테이블 브랜드 ‘허리우드’가 진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국내 시장에서 허리우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고 수원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여러 번 공식 테이블로 사용되어 세계 무대에서도 성능에 대한 평가는 이미 이루져 있는 상태다.

최근 출시된 ‘프로암V’는 여러 번의 개선을 거쳐 사용자들로부터 거의 완벽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국제식대대 시장에 한발 늦게 진출했던 ‘허리우드’가 지난해부터 급성장하는 추세다. 이번 호찌민 3쿠션 월드컵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에서 유럽의 아성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브리엘’ 테이블이 계속 지켜왔던 자리를 한국의 민테이블이 대신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민테이블이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과 아시아 최초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의 공식 테이블로 사용되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에게도 익숙한 캐롬 테이블이 되었기 때문이다.

민테이블은 2014년 구리 3쿠션 월드컵에서 메인 토너먼트 평균 애버리지 1.816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록은 지난 2013년 그리스에서 열렸던 IBT헬라스 3쿠션 월드컵에서 빌텍코리아의 ‘비바체’가 세웠던 종전 최고 애버리지 1.791의 기록을 깨트린 UMB 역사상 가장 높은 애버리지 기록이다. 

2013 구리 3쿠션 월드컵 공식테이블이었던 비바체 당구대. <빌리어즈 자료사진>

재미있는 점은 한국의 캐롬 테이블이 공식 테이블로 사용되었을 때 역대 1, 2위 애버리지 기록이 나왔다는 점이다.

그만큼 한국 당구 테이블이 기술적으로 발전하여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제식대대 테이블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당구용품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캐롬 선수들이 세계를 제패하고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당구 산업을 평가할 수 있는 당구용품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당구 테이블에서 세계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은 더욱 기쁜 일이다.  

앞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 남미, 아프리카까지도 한국 당구 테이블 3사 허리우드, 민테이블, 비바체의 캐롬 테이블이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베트남이 주도하는 아시아권은 이미 한국 3사의 테이블이 기술과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유럽의 전통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 유럽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한국의 당구 테이블의 활약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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