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은 전날 열린 최종예선에서 터키의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꺾고 본선에 올라 32강전에서 이번에는 '베트남戰'을 치르게 되었다. 라볼=장한얼 기자

[빌리어즈=라볼/장한얼 기자] 아시아의 라이벌 '한국-베트남'이 벌이는 숙명의 승부가 라볼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 펼쳐진다.

27일 오후 9시에 시작되는 32강 제2턴 경기부터 '강동궁-응오딘나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 3쿠션 최강국 한국이 베트남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전날 최종예선 Q라운드에서 터키의 간판 세미 사이그너와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꺾고 32강에 올라온 조치연(서울)과 이영훈(경기)은 본선 첫 경기에서 이번에는 베트남 '원투 펀치'와 나란히 대결하게 되었다. 

베트남 선수들은 이번 시즌 당구월드컵에서 계속해서 한국 선수들에게 패해 탈락하고 있다. 계속해서 한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베트남이 이번에는 한국 선수들에게 승리할 수 있을지 당구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베트남 1번' 응웬꾸억응웬과 32강전에 대결하는 조치연. 라볼=장한얼 기자

'코리아 악몽' 시달리는 베트남 선수들
응웬, 월드컵 결승에서 패하는 등 다섯 번 중 네 번 져

조치연은 26일 오후 11시에 응웬꾸억응웬과 대결한다.

세계 랭킹 12위에 올라 이번 대회 톱랭커 시드를 받은 응웬은 이번 시즌 열린 다섯 번의 월드컵 중 네 번을 한국 선수에게 패해 탈락했다. 

지난 7월 열린 포르토 당구월드컵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김행직(전남)에게 34:40(23이닝)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9월 열린 청주 당구월드컵에서는 32강전에서 조재호(서울시청)에게 14:40(14이닝)으로 패해 탈락했다.

지난 2월에 열린 부르사 당구월드컵에서는 이승진(대구)에게 13:40(17이닝)으로 패해 16강 탈락했고, 한 달 뒤 이집트 룩소르에서도 김재근(인천)에게 38:40(33이닝)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다. 

이번 라볼 당구월드컵에서 또 한 번 한국 선수를 만난 응웬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 승부를 32강전에서 벌이게 되었다. 

응웬과 대결하는 조치연은 지난 5월 개최된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베트남의 쩐뀌엣치엔(세계 14위)을 20이닝 만에 40:32로 누르고 8강에 오르기도 했다.
 

쩐뀌엣치엔은 32강전에서 한국의 이영훈과 대결한다. 이영훈은 전날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를 꺾고 올라왔다. 라볼=장한얼 기자

쩐, 룩소르 대회서 조명우에게 패하며 '악몽' 시작돼
자국 대회 16강에서 지고, 애버리지 차이로 떨어지고 '난국' 

쩐뀌엣치엔은 지난해 구리 당구월드컵 준우승과 후르가다 4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올해는 응웬처럼 '코리아 악몽'에 시달렸다. 

이번 시즌 두 번째 월드컵이었던 룩소르 대회에서 쩐은 16강전에서 조명우(한체대)에게 38:40(24이닝)으로 패해 악몽이 시작되었다. 

심지어 20여 일 뒤에 자국에서 열렸던 호찌민 대회에서는 세계 랭킹 1위 다니엘 산체스를 꺾고 올라와서 곧바로 16강전에서 조치연에게 패해 탈락했다. 

다음 월드컵인 포르토 최종예선전에서도 쩐은 한국 선수에게 계속 당했다. 

쩐은 안지훈(대전)과 루이 코스타(포르투갈) 등과 A조에서 경기했는데, 3경기 모두 무승부가 되면서 애버리지로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그런데 쩐은 두 경기 합산 59이닝, 안지훈은 58이닝을 기록했다. 결국, 안지훈에게 애버리지 0.024 차이로 본선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14번째 톱랭커 시드를 받아 32강에 직행한 쩐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시에 이영훈과 대결한다. 
 

강동궁은 지난 3월 이집트 룩소르 당구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응오딘나이와 대결해 40:17로 승리했다. 라볼=장한얼 기자

응오, 올해 다섯 번 중 네 번 한국 선수에게 패해 탈락
강동궁한테 룩소르에서 17:40(18이닝)으로 패하기도

세계 랭킹 35위 응오딘나이 역시 이번 시즌 첫 대회부터 계속해서 한국 선수들에게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이번 라볼 대회까지 올해 다섯 번 열린 당구월드컵에서 네 번을 한국 선수에게 패해 탈락했다.

부르사 당구월드컵 예선 3라운드 PQ에서 이승진에게 발목을 잡힌 응오는 다음 룩소르 대회 최종예선 Q라운드에서도 강동궁과 황형범(울산)에게 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이어서 호찌민 대회도 최종예선에서 조치연에게 29이닝 만에 34:40으로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고, 청주 당구월드컵 32강전에서는 챔피언 김행직(전남)에게 36:40(21이닝)으로 패해 탈락했다. 

응오는 26일 오후 9시에 강동궁과 16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일종의 심각한 '공한증'에 시달리고 있는 베트남 선수들이 이번 라볼 당구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과 다시 맞붙게 된 외나무다리 진검승부에서 과연 어떤 경기를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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