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리어즈=라볼/김탁 기자] 월드컵 챔피언을 지낸 터키의 간판선수 두 명이 모두 한국 선수에게 패해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2017 라볼 3쿠션 당구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한 한국의 조치연(서울∙세계 랭킹 40위)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에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랭킹 19위' 세미 사이그너(터키)를 21이닝 만에 40:31로 꺾고 본선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조치연과 사이그너는 모두 첫 경기에서 박광열(경기)에게 승리하고 1승씩을 기록한 가운데 본선 진출권을 놓고 정면승부를 벌였다.

3이닝에서 사이그너가 연속 9득점을 올리며 치고 나갔지만, 꾸준하게 따라붙은 조치연이 7이닝에서 연속 5득점으로 12:1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조치연은 경기 주도권을 잡아 끝까지 점수 차를 유지했다. 후반전에서도 계속해서 쉬지 않고 득점을 쌓은 조치연은 17이닝과 18이닝에서 5득점씩 10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조치연은 21이닝에서 마지막 남은 1점을 마무리해 40:31로 사이그너를 꺾고 2승으로 E조 1위에 올랐다.

이영훈, 타스데미르에게 40:38 값진 승리
"월드컵 본선 무대 절대 쉽게 갈 길 아니라고 느껴"
같은 시각 다른 테이블에서는 세계 랭킹 58위 이영훈(경기)이 지난해 라볼 당구월드컵 8강에 올랐던 터키의 월드컵 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세계 17위)에게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영훈은 엎치락뒤치락 하던 9이닝에서 하이런 9점으로 23:1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고, 후반전에서도 득점을 이어가며 15이닝에는 34:2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타스데미르는 16이닝부터 18이닝까지 12점을 만회하면서 34:32로 턱 밑까지 쫓아왔다.
23이닝에서는 타스데미르가 2득점해 38:38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영훈은 경기 막판 위기의 순간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주었다.
후구를 잡았던 이영훈은 23이닝에서 제각돌리기 대회전을 짧게 선택해 아슬아슬하게 키스를 피하고 득점을 성공시켰다.
득점 성공 후 마지막 40점째 포지셔닝이 완벽하게 되면서 바깥돌리기를 안전하게 5쿠션으로 돌려서 득점해 40:38로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를 마친 이영훈은 "월드컵 본선 무대는 정말 쉽게 갈 길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타스데미르와는 클럽에서 연습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정식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연습 경기 때 하이런 15점을 치면서 15이닝 만에 승리했다. 그래서 초반부터 자신감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구리 당구월드컵에서 8강 돌풍을 일으켰던 이영훈은 1년 만에 다시 한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 32강 본선에서도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영훈은 본선에서 이번에는 세계 랭킹 14위인 베트남의 에이스 쩐뀌엣치엔과 대결한다. 이 경기는 28일 새벽 1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 최종예선 Q라운드 경기 결과
<B조>
이영훈(경기) 40(23이닝)22 임정완(서울)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40(28이닝)23 임정완(서울)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38(23이닝)40 이영훈(경기)
<E조>
조치연(서울) 40(28이닝)31 박광열(경기)
세미 사이그너(터키) 40(18이닝)19 박광열(경기)
세미 사이그너(터키) 31(21이닝)40 조치연(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