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밝지 않은 한국 포켓볼의 미래,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다.

차유람 결혼식. <사진 김철홍>

2015년 6월 20일, 인천의 한 교회에서 차유람이 결혼했다.

비공개 형태로 진행된 결혼식에는 일가친지들과 친구, 당구계와 연예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결혼식이었다.그들의 결혼식에는 허영도 욕심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만났던 그 순수한 순간으로 돌아간 듯했다. 아주 유명한 사람들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기자들의 출입도 제한되었고 두 사람은 가족, 친지들에게 조용한 축복을 받기를 원한 듯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신랑 이지성 작가와 신부 차유람은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신앙으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작가로 유명해진 신랑 이지성 씨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해왔고, 신앙심이 두터운 차유람을 만나면서 서로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 씨는 작가로 활동하며 상당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 빈민촌에 14개의 학교를 짓고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는 등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차유람의 평소 모습을 안다면 이런 두 사람의 인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조용하게 만났던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차유람과 친분이 있던 이들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혼 발표가 나왔을 때 그녀를 잘 아는 이들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2013년에 열린 인천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 차유람이 2관왕을 차지할 무렵에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있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차유람 선수 가족과 최측근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올해 중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만 조심스럽게 흘러나왔을 뿐이었다. 

차유람과 당구. 그 둘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그것을 궁금해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당구는 그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어려서부터 정식으로 코치에게 당구 교육을 받고 선수를 목표로 성장한 당구선수는 차유람이 첫 번째다.

실력과 외모가 출중한 차유람이 대중에게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포켓볼이라는 종목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것은 포켓볼이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아쉽게도 한국 당구계와 포켓볼은 그것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지도력이 부족하여 선수들은 갈팡질팡했고 한국 포켓볼은 스스로 내려앉았다.  

현재까지도 이 포켓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차유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녀에게 맞는 옷을 입혀 주는 것이 맞다.

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구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차유람에게만 국한되는 일인지는 포켓볼의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한국 포켓볼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고질병이다. 이제 고쳐지지 않으면 한국 포켓볼의 미래는 더 어둡다. 이것 하나만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선수는 선수다. 선수는 선수답게 행동해야 하고, 스포츠 선수는 경기장에서 정당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그게 스포츠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