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 블롬달, 야스퍼스 등과 '3쿠션의 전설' 레이몽 클루망도 출전했다.

우승 딕 야스퍼스

고 이상천 선수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뉴욕의 캐롬카페에서 올해에도 어김없이 버호벤 3C 오픈 토너먼트가 열렸다.

7월 21일부터 엿새 동안 열린 이번 대회에는 당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레이몽드 클루망을 비롯해 작년 대회 우승자인 디펜딩 챔피언이자 불과 열흘 전에 끝난 2015 포르토 월드컵 우승자인 토브욘 블롬달과 에디 멕스, 프레데릭 쿠드롱, 마르코 자네티, 딕 야스퍼스가 본선 시드를 받은 가운데 96명의 선수들이 예선을 벌여 이들과의 대결을 준비했다.

아쉽게도 국내대회인 잔카세이프티배 당구대회와 일정이 겹쳐 한국 선수들은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의 토브욘 블롬달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것인가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들과 시드자들 총 40명의 선수들이 10명씩 총 4개 조로 나뉘어 16강 진출을 가리는 마지막 리그전을 펼쳤다.

4개 조의 상위 4명의 선수만이 16강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본선 리그전 동안 에디 멕스는 하이런 19점을 치며 애버리지 3.500을 기록했으며, 딕 야스퍼스 역시 10이닝 만에 35:16로 후베르니 카타노를 꺾으며 3.500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대결이 계속되었다.

블롬달은 세미 사이그너와의 대결에서 사이그너의 화려한 플레이에 주춤하는 듯했으나 11점을 몰아치며 게임의 주도권을 손에 넣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미 사이그너는 당황하지 않고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31:2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11이닝에 남은 12점을 모두 성공한 블롬달은 강적 사이그너까지 꺾으며 9전 무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그리고 또 한 명의 4대 천왕인 프레데릭 쿠드롱은 마르코 자네티를 상대로 먼저 17점을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자네티 역시 노련한 경기를 펼치며 끈질기게 쿠드롱을 쫓았다. 하지만 결국 게임은 15이닝 만에 35:33으로 쿠드롱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로써 16강 진출자는 디펜딩 챔피언 토브욘 블롬달과 프레데릭 쿠드롱이 9전 무패로 각각 전체 순위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딕 야스퍼스, 무랏 나시 초클루, 타이푼 타스데미르, 마르코 자네티, 롤랜드 포툼, 호세 장 그라시아, 후베르니 카타노, 사메 시덤,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라스 던치, 세미 사이그너, 알렉산더 살라자, 안드레스 리자라조, 에디 멕스로 정해졌다.

16강에서는 지난해 버호벤 3C 오픈 대회의 우승자인 토브욘 블롬달과 준우승자였던 에디 멕스가 가장 먼저 격돌하였다.

대회 내내 최고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보여준 블롬달은 이번에도 역시 깔끔하게 40:30으로 에디 멕스를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한편, 같은 터키 소속인 무랏 나시 초클루와 세미 사이그너의 경기는 17이닝에 36:27로 사이그너가 단 4점을 남긴 상황에서 공을 넘겨 받은 초클루가 무시무시한 집중력으로 13점을 전부 성공시키며 8강 자리를 차지하였다.

랭킹 2위로 16강에 오른 프데레릭 쿠드롱은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리자라조에게 경기 내내 끌려다니며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한 쿠드롱은 40:38로 승리, 무려 32이닝 만의 승부였다. 

대회에 출전한 3쿠션의 전설 레이몽드 클루망
준우승 타이푼 타스데미르

이로써 8강전은 딕 야스퍼스 대 마르코 자네티, 타이푼 타스데미르 대 무랏 나시 초클루, 토브욘 블롬달 대 후베르니 카타노, 프레데릭 쿠드롱 대 사메 시덤으로 대진이 결정되었다. 2.246으로 본선 최고의 애버리지를 보여준 마르코 자네티였지만, 딕 야스퍼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6이닝 만에 40:26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은 야스퍼스는 애버리지 2.500을 기록했으며, 16강전에서 같은 터키의 세미 사이그너와 만나 동료인 사이그너를 물리치고 8강에 오른 초클루는 8강에서 다시 터키의 타스데미르와 결전을 벌여야만 했다.

초반은 초클루의 리드였으나 후반부터 집중력을 보인 타스데미르가 18이닝에 40:28로 초클루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또한 블롬달은 카타노를 24이닝에 40:21로 꺾었으며, 쿠드롱은 시덤을 40:37 아슬아슬한 스코어로 물리쳤다.

준결승에서는 블롬달과 타스데미르, 그리고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결승으로 가는 티켓을 쟁취하기 위해 결전을 벌였다.

대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블롬달이 타스데미르와의 준결승에서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6이닝까지 타스데미르가 21점을 내는 동안 블롬달은 4점만 획득한 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블롬달이기에 타스데미르도 큰 점수 차를 안심하지는 못했다. 역시 블롬달은 결국 21:24로 역전에 성공. 하지만 타스데미르는 이어진 공격에서 안정적으로 점수를 획득하며 14이닝에 40:32로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의 토브욘 블롬달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준결승은 야스퍼스의 일방적인 리드로 이어졌고, 결국 16이닝에 40:21로 쿠드롱을 꺾고 야스퍼스가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초반부터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난타전으로 이어졌다. 타스데미르가 8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앞서나가자 야스퍼스 역시 11점의 하이런을 내며 그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다. 11이닝에 스코어는 33:32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었다.

야스퍼스가 단번에 7점을 획득하며 33:39의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결국 타스데미르가 반격에 실패하자 마지막 1점을 따내며 이번 토너먼트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한편 3, 4위 결정전에서는 쿠드롱이 블롬달을 15이닝에 40:17로 꺾고 3위를 차지하였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이슈는 타이푼 타스데미르였다. 엄청난 컨디션과 경기력을 보이며 대회를 장악하고 있던 블롬달을 아무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고 가장 힘겨운 상대인 블롬달을 꺾고 결승까지 오른 것이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가치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대회였다. 

<사진제공=코줌코리아>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