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랏 나시 초클루, 롤랜드 포르욤과의 결승전에서 40:26으로 압승

무랏 나시 초클루가 3쿠션 월드컵에서 그토록 바라던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간절한 꿈을 이루었다. 그것도 본인의 나라 터키에서 말이다.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2015 이스탄불 3쿠션 월드컵 결승전은 자국 선수인 무랏 나시 초클루의 결승 진출로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본선 시드 없이 예선 마지막 라운드인 Q라운드부터 출발한 초클루는 매 라운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결승까지 올랐고, 벨기에의 롤랜드 포르욤과 결승전에서 우승 타이틀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였다.
예선전
이번 이스탄불 3쿠션 월드컵은 전국체전과 일정이 겹치는 관계로 한국 선수들의 참가가 저조했다. 최성원, 조재호, 황형범이 시드를 받고 본선 32강에 먼저 이름을 올려놓은 가운데, 허정한과 조치연이 무랏 나시 초클루, 제러미 뷰리, 장 폴 드 브루인, 트란퀴엣치탄, 두옹안부 등과 본선행 티켓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였다.
Q라운드 접전 끝에 무랏 나시 초클루, 응웬쿠옥응웬, 트란퀴엣치탄, 허정한,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에디 레펜스, 리데빈, 두옹안부, 아흐멧 알프, 하비에르 팔라존, 페드로 피에드로부에나, 제러미 뷰리, 아멧 바야틀리, 카를로스 크레스포, 장 폴 드 브루인 등 15명이 32강에 올라 딕 야스퍼스, 에디 멕스, 타이푼 타스데미르, 마르코 자네티, 다니엘 산체스, 롤랜드 포르욤, 프레데릭 쿠드롱, 사메 시덤 등 17명의 시드 및 와일드 카드 진출자들과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갔다.

32강전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토브욘 블롬달이 32강전에서 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블롬달을 격침시킨 주인공은 네덜란드의 장 폴 드 브루인이었다.
초반부터 7:1로 블롬달을 앞서 나가기 시작한 브루인은 블롬달이 7점을 치며 19:20으로 역전을 노렸으나 이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8점을 몰아치며 다시금 점수를 32:29로 뒤집어 놓았다.
34:31 근소한 차이로 앞서던 브루인은 17이닝에 나머지 6점을 모두 성공하며 강적 토브욘 블롬달을 꺾고 16강에 올랐다.
터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세미 사이그너가 베트남의 트란퀴엣치탄을 21:13으로 리드하며 전반전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브레이크 타임 후 10점의 하이런을 날린 트란퀴엣치탄은 21:23으로 역전에 성공, 23이닝에 40점을 모두 획득하며 35:40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선수인 두옹안부와 대결을 벌인 다니엘 산체스는 40:39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로 이동할 수 있었으며, 허정한은 하비에르 팔라존을 16이닝에 40:14로 꺾고 2.500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16강에 올랐다.
생애 첫 시드를 받고 본선에 오른 황형범은 38:29로 리데빈을 따돌리고 승리를 잡는듯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리데빈이 순식간에 39:38로 황형범을 따라잡았다.
결국 40:40으로 승부치기까지 간 두 선수는 황형범이 2점만을 획득한 채 리데빈에게 기회를 넘겼고 리데빈은 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초구 1점만을 득점, 결국 황형범이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에디 멕스는 40:32로 에디 레펜즈를 꺾었으며, 무랏 나시 초클루는 그리스의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를 40:25로 완전히 제압하고 16강에 무사히 올랐다.
최성원이 베트남의 마쑤언꿍을 만나 19:19, 27:27, 35:35로 막상막하의 대결 끝에 39:40으로 아쉽게 패하고만 사이 조재호는 터키의 아멧 알프를 40:38로, 타이푼 타스데미르는 이집트의 라가이 헨리를 40:31로, 딕 야스퍼스는 제러미 뷰리를 40:33으로 이기며 16강에 올랐다.

16강전
장 폴 드 브루인 vs 롤랜드 포르욤, 허정한 vs 다니엘 산체스, 응웬쿠옥응웬 vs 조재호, 황형범 vs 에디 멕스, 마쑤언꿍 vs 트란퀴엣치탄, 타이푼 타스데미르 vs 무랏 나시 초클루, 카를로스 크레스포 vs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프레데릭 쿠드롱 vs 딕 야스퍼서의 16강이 결정되었다.
막강한 다니엘 산체스와 만난 허정한은 초구에 7점을 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순항을 이어가던 허정한은 18이닝에 38:35로 2점만을 남겼지만 산체스와 단 3점 차이, 5점만을 남긴 산체스를 안심할 수 없었다.
결국 19이닝째에 나머지 5점을 먼저 성공시킨 산체스가 38:40으로 허정한을 꺾고 8강에 올랐다.
황형범의 두 번째 대결 상대는 에디 멕스였다. 치고 받는 점수 속에 14:14, 18:18, 25:25, 33:33까지 끝을 알 수 없는 동점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황형범이 3이닝을 공타로 낭비하자 에디 멕스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점수를 마무리하며 40:34로 황형범을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편, 32강전에서 블롬달을 꺾고 올라온 장 폴 드 브루인이었지만 롤랜드 포르욤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40:23으로 포르욤이 브루인을 이기며 8강에 올랐고, 그 사이 조재호는 응웬쿠옥응웬을 40:35로 꺾고 8강에 안착했다.
16강전의 빅매치는 타이푼 타스데미르와 무랏 나시 초클루의 대결이었다. 이미 호찌민 월드컵 우승에 이어 구리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타스데미르였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인 초클루는 타스데미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성급하지 않게 그를 공략했다. 타스데미르가 앞서 나가면 초클루가 쫓아가고, 초클루가 앞서 나가면 타스데미르가 따라잡았다.
팽팽한 긴장을 먼저 깬 건 초클루였다. 6점을 친 초클루가 24:19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이후 선두를 빼앗기지 않은 초클루는 24이닝에 40:37로 타스데미르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 세계 당구팬들의 관심이 쏠린 또 하나의 대결은 프레데릭 쿠드롱과 딕 야스퍼스의 경기였다.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으나 쿠드롱이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야스퍼스에게 무력하게 리드를 내어주더니 결국 40:29로 딕 야스퍼스가 여유 있게 쿠드롱을 제압했다.
32강전에서 마르코 자네티를 꺾고 16강에 오른 스페인의 카를로스 크레스포는 미국의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를 상대로 12점의 하이런을 때렸고,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역시 9점을 몰아치며 응수했으나 시합은 결국 크레스포의 40:37의 승리로 끝이 났다.
8강전
역시 에디 멕스였다. 조재호를 상대로 초구에 8점을 때린 멕스는 6이닝 만에 22:5로 훌쩍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조재호가 집중력을 발휘하며 점수 차를 좁혔으나 20이닝에 다시금 8점을 몰아친 멕스는 결국 22이닝에 마지막 점수를 마무리하며 40:35로 준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구리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린 산체스를 롤랜드 포르욤이 침몰시켰다. 16:7, 24:14, 29:19 등 19점 이상의 점수 차이를 유지하며 산체스를 제압한 포르욤은 그 기세를 몰아 40:29로 산체스를 물리쳤다.
파란의 카를로스 크레포스를 막아선 건 딕 야스퍼스였다. 17이닝에 40:26으로 야스퍼스는 크레포스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으며 초클루는 트란퀴엣치탄을 40:34로 꺾고 여유있게 딕 야스퍼스와의 대결을 준비했다.

준결승전
딕 야스퍼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무랏 나시 초클루와의 준결승전은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야스퍼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7점을 치며 분위기를 끌어왔고 20:13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초클루도 당황하지 않고 32:30으로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29이닝에 39:36의 스코어로 어느 누가 먼저 40점 고지에 오를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30이닝째에 야스퍼스가 1점을 성공시키며 40점 고지에 먼저 올랐고, 뒤를 이어 초클루 역시 나머지 점수를 모두 획득하며 승부치기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야스퍼스가 먼저 4점을 득점하자 초클루도 신중하게 4점을 성공시켰고, 이어 마지막 샷이 득점으로 이어지자 경기장 안에서는 거대한 함성이 쏟아졌다.
두번째 준결승전에서는 벨기에의 두 선수 에디 멕스와 롤랜드 포르욤이 맞붙었다.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린 멕스의 우위를 점쳤으나 근성 있는 포르욤은 쉽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멕스가 하이런 9점을 치며 23:14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지만 17이닝에 하이런 10점을 터뜨린 포르욤이 27:28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고는 39:40으로 멕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놓고 초클루와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결승전
포르욤이 초구로 3점을 득점하자 초클루 역시 3점을 만회하고는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4이닝 동안 18점을 득점하며 우위를 점령, 17이닝에 38:25로 우승의 문턱에 다다랐다.
하지만 포르욤의 수비에 막힌 초클루는 3이닝을 허비하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초클루가 시간을 보내는 동안 포르욤도 이렇다할 장타를 끌어내지 못했고, 결국 21이닝째에 초클루는 나머지 2점에 성공하며 40:26으로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로써 초클루는 세계 랭킹 34위에서 15위까지 단숨에 뛰어올랐고, 타스데미르에 이어 세미 사이그너와 함께 최강 터키 3강 구도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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