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한 뚜렷한 목적 의식이 필요하다.
당구를 즐기는 많은 마니아들이 하루 빨리 고수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 그런데 우리의 당구문화가 고수로 가고자 하는 마니아들의 길을 멀고 힘들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즐기는 문화, 내기 문화가 너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 자기 자신의 실력 발전에 대한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당구가 잘 맞는 날은 최고의 경지에 오른 듯하여 마치 프로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하루만 지나도 언제 그리 잘 맞은 적이 있었는가 할 정도로 타구감이 떨어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다.
이렇게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것은 내기문화로 인한 임기응변식의 플레이가 원인이다. 즉,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방법의 방향이 잘못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보통 마니아들의 경우에는 선수가 되고자 당구를 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실제 경기에서 타구에 신중한 면과 집중하는 모습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통 한 게임, 두 게임 정도 경기를 하다보면 실수한 형태의 공이 다시 오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처음 실수한 타구 방법과 같은 형태를 반복하여 실수하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이것은 성급한 우리의 성격과 더불어 내기문화에서 오는 섣부른 판단과 자기 발전을 꾀하려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자신의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른 감각과 현재 테이블의 상태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실에서의 내기문화에 따른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극복해야만 한다. 단순하게 게임비 몇 푼에 좌지우지되어 게임에서 월등히 리드해 있을 때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거나 그와 반대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조급함과 섣부른 판단을 버려야만 한다.
최소한 그것만 극복될 수 있어도 실수를 범했던 형태의 배열이 다시 왔을 때, 수구의 진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신중한 플레이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자신의 감각과 근육의 이완 정도에 따라 실수를 범했던 공을 확실한 감각으로 느끼고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타구자의 성급한 선구안과 착각으로 인한 실수 확률을 줄여 줄 수 있다.
만약 다시 실수를 범했을 때에는 수구의 빠져 나간 진로까지 기억하여서 다음에 수구가 빠져 나간 진로 상으로 공이 배열되었을 때 그 기억을 되살려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나오는 중요한 실수를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생각을 갖는다면 이미지 트레이닝을 겸한 반복훈련을 통해 실수를 자기 실력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실수를 범한 형태 중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몇 가지의 형태는 반드시 기억하여 게임 후에 다시 한 번 반복 연습하게 되면 자기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내기문화로 인한 심리적인 부분을 극복해야만 또 다른 집중력이 생기고, 집중력은 다시 기억력을 발전시켜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기의 발전을 가져오는 동시에 고수로 빠르게 한 걸음을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을 하고 있는 마니아들의 타구하는 모습을 보면, 샷 전에 득점 여부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타구하려는 동호인의 움직임과 공을 바라보는 눈빛만 봐도 그 타구자의 공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구에 대한 자신만의 습득 능력을 키워 나가고, 꼭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집중력을 동반하며 당구 역시 자기 발전에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하는 진정한 마니아들이다.
당구를 즐기면서 하든, 훈련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든, 당구를 치는 순간은 그 사람에게 귀중한 시간 중 일부를 할애하여 구장을 찾은 것일진대, 이 귀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려면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한 뚜렷한 목적 의식이 필요하다.
게임비가 걸려 있는 현실의 내기문화를 뛰어넘을 수 있는 또 다른 목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고수가 되는 길에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대한의 자기에 맞는 목적을 세우고 훈련을 하는 것이 고수가 되는 첫 걸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