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Super Cup & Player of the Year

다니엘 산체스가 부활의 신호탄을 제대로 쏴 올렸다.
매해 3월 초 벨기에의 앤트워프에서는 슈퍼컵과 올해의 선수상 시상이 동시에 이뤄진다. 2001년부터 루도 딜리스의 주도하에 개최되어 온 슈퍼컵은 전년도 3쿠션 월드 챔피언과 월드컵 챔피언이 7점 4선승제 시합을 벌여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이벤트 대회이다.
특히 슈퍼컵이 열리는 동안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된 올해의 선수 투표 중 다득점자인 3명의 선수 중 마지막 투표 결과를 집계해 올해의 선수를 선정하기 때문에 슈퍼컵과 올해의 선수 시상은 전년도를 정리해 최고의 3쿠션 선수를 뽑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3월 4일 ‘슈퍼컵&올해의 선수’ 이벤트가 벨기에의 앤트워프에서 열렸다.
먼저 슈퍼컵에서는 올해의 주인공은 세계 챔피언 다니엘 산체스와 월드컵 시즌 챔피언인 딕 야스퍼스가 대결을 펼쳤다.

역대 슈퍼컵 최다 출전자(2004, 2005, 2006, 2010, 2015)인 산체스는 총 다섯 번 출전에 2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슈퍼컵에 진출해 작년에 블롬달에게 빼앗긴 슈퍼컵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또한 딕 야스퍼스는 2004, 2008, 2010년 총 3회의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1회의 우승이 지난 2010년 디나엘 산체스와의 대결에서 얻은 승리였다.
2004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슈퍼컵에서 맞붙은 다니엘 산체스와 딕 야스퍼스는 1-1의 지난 대회 전적을 갖고 있다.
2004년 다니엘 산체스가 딕 야스퍼스를 4-2로 꺾고 먼저 우승을 챙겼으며, 6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 2010년 슈퍼컵에서는 딕 야스퍼스가 다니엘 산체스를 4-1로 꺾고 트로피를 가져갔다. 그리고 또다시 6년 만인 2016년 슈퍼컵에서 두 선수가 다시 만났다.

7점제 세트 경기인 슈퍼컵은 빠르고 가볍게 진행되어 시작부터 끝까지 관중들이 시선을 놓을 수 없었다.
다니엘 산체스는 슈퍼컵이 시작된 지 불과 30분 만에 7:5, 7:5, 7:0으로 세 세트를 연거푸 따내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가만히 두고 볼 야스퍼스가 아니었다. 이내 반격의 기회를 잡은 야스퍼스는 다음 세 세트를 7:1, 7:2, 7:2로 빠르게 손에 넣고 3-3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 세트로 최후의 1인이 가려졌다. 하지만 마지막 세트도 7:7 무승부로 승부가 나지 않았고, 13년의 슈퍼컵 역사 동안 무승부로 승부치기까지 접전을 벌인 대결은 2005년 산체스와 쿠드롱의 대결 이후 이번이 두 번째였다.
산체스가 먼저 첫 브레이크로 3점을 냈고, 야스퍼스 역시 3점 후 4점째 득점을 놓치며 두 번째 승부치기로 기회가 넘어갔다.
두 번째 시도에서 산체스는 2점을 친 후 득점에 실패하자 야스퍼스가 초구와 다음 샷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역시 3점째에서 실패한 야스퍼스는 또다시 우승의 기회를 날렸고, 유례없는 세 번째 승부치기가 이어졌다.
산체스는 세 번째 승부치기에서도 2점이라는 불안한 점수를 낸 채 타석을 야스퍼스에게 넘겼다.
초구를 성공시킨 야스퍼스는 왼팔로 동점 샷을 시도했다. 하지만 두 번째 공을 놓친 야스퍼스는 7세트의 시합과 3번의 승부치기 끝에 우승 트로피를 산체스에게 넘기고 말았다.

이어 진행된 올해의 선수상에는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비롯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제러미 뷰리(프랑스), 김행직(한국) 등 5명의 선수가 후보로 선정되었고, 그중 다니엘 산체스와 딕 야스퍼스, 프레데릭 쿠드롱이 최종 3인의 후보자로 남겨졌다.
세 선수의 표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니엘 산체스가 165표, 프레데릭 쿠드롱이 141표, 딕 야스퍼스가 133표를 기록하며 다니엘 산체스가 슈퍼컵 우승이 이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다니엘 산체스는 슈퍼컵 3회 우승, 올해의 선수 4회 선정이라는 기록과 함께 슈퍼컵 우승으로 상금 5,000유로(한화 약 600만원)와 다이아몬드 핀을 부상으로 수상했으며, 올해의 선수로 다시 한 번 선정되며 5,000유로의 상금과 60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50,000유로(한화 약 6,000만원) 상당의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 트로피는 5년 이내에 올해의 선수에 3번 선정된 수상자가 최종 소유자가 된다.
이날의 모든 일정은 터키의 세미 사이기너의 화려한 예술구 시연으로 끝을 맺었다.

